리뷰

사랑한다고 말해줘, 아마도 오피스 로맨스

박성원 | 2019-03-16 18:50




이야기는 주인공 '상훈'이 다니고 있는 회사에(그는 1년차입니다) 고교 동창이자 첫사랑의 대상이었던 '태희'가 지원하며 시작됩니다. 불법을 제외하면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다룬다는 종합상사로, 상훈은 일본 영업파트를 담당하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태희가 지원한 부서 또한 같습니다. 동창이고 첫사랑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일방적인 짝사랑에 불과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태희는 예쁘장한 외모로 반 전체에서도 인기가 좋았을 테고 상훈은 그냥저냥 평범한 남학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용기를 내어 편지를 쓰고 고백까지 했지만 태희는 아무런 말도 없이 돌아섰는데, 말하자면 그녀는 상훈의 입장에서 첫사랑의 대상이자 첫 실연의 장본인이었던 셈이죠.




부서에서 유일한 일본어 전문인 지훈은 태희의 면접에 면접관으로 들어가는데, 휴식 시간에 태희의 유혹 아닌 유혹에 홀라당 넘어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그녀를 합격 시킵니다. 객관적으로 부족한 일본어 실력에도 불구하고요. 그 다음은 대충 예상가능한 전개가 벌어집니다. 둘은 같은 부서에서 일하며 회식 자리에서 어울리기도 하고 어쩌다 태희가 지훈의 집에서 하루밤 지내는가 하면 일본 출장에까지 동행하죠.




줄거리 자체는 고전적이지만 뻔하고 진부하기만 한 작품은 아닙니다. 19금 웹툰으로서 남성 독자들의 대리만족을 추구하는 모범적인 내용에 나름의 개성과 흥미를 더하기 위한 양념을 잘 쳤거든요. 일단 태희라는 인물을 둘러싼 제법 흥미로운 비밀들부터가 그렇습니다. 알고보니 태희가 어거지로 합격한 데는 면접관인 지훈뿐만 아니라 그보다 윗선에서 모종의 지시가 내려오는 등 단순히 옛 짝사랑을 이용해서 회사에시 압사한 것과는 거리가 좀 있죠.




이런 종류의 작품에서 재미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메인 히로인의 개성과 매력도 충분히 좋습니다. 태희라는 캐릭터는 쉽게 짐작할 수 없는 비밀과 속내를 가진 덕분에 주인공 상훈(과 독자들)의 애를 태우는 데다 그 자체로도 미워하기 어려운 그런 인물이에요. 자신의 매력을 잘 알고 적당히 이용할 줄 알면서도 주변 사람들(특히 남자들)에게 미움을 사지 않는, 그런 영민함을 갖추고 있습니다. 아마도 호불호를 거의 타지 않을 안정감 있는 작화는 큰 강점이고요. 인물 묘사가 제법 뛰어난 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거의 부담없이, 취향을 타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성인 웹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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