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그녀의 11센티, 정통파 하렘물

박성원 | 2018-07-09 10:20

[웹툰 리뷰]그녀의 11센티 - 형작가 귤피

한 달 전에 전역한 '진우'는 어머니의 강권에 못 이겨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삼촌의 구둣방에서 알바를 하게 됩니다. 여의도에 자리를 잡은 구두방에서 그가 하는 일이란 오피스 빌딩에서 직원들의 구두를 가게로 오고가며 배달하는 것인데요. 진우가 업무차 방문해야 되는 회사 사무실 중 한 잡지사는 여자들이 대부분인 직원에, 이 여직원들이 하나같이 놀라운 미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대로에요. 나이대가 다소 있는 편집장님을 시작으로 여러 여자 직원들과 그렇고 그런 관계를 맺게 되지요.


[웹툰 리뷰]그녀의 11센티 - 형작가 귤피

사실 줄거리를 더 길게 설명하고 싶어도 그럴 만한 건덕지가 거의 없습니다. 굳이 그럴 필요도 없고요. 왜냐하면, '그녀의 11센티'는 온전하게 남녀 간의 관계, 정확히는 진우가 사무실의 여직원들과 그렇고 그런 일들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춘 19금 웹툰이기 때문입니다. 충분한 개연성과 그럴듯한 명분만 확보한다면 더 이상의 복잡한 스토리는 불필요하지요.


'그녀의 11센티'는 탑툰에서도 꽤 높은 인기를 누리는 작품으로, 특장점은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웹툰 리뷰]그녀의 11센티 - 형작가 귤피

제일 먼저 개연성. 제가 본격적인 19금 웹툰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잣대입니다. 이 부분에서 그녀의 11센티는 충분히 합격점을 주고 싶어요. 그다지 복잡하고 배덕적인 설정을 노리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부터 그리 어려운 과제는 아니었지만, 설정을 짜는 것부터가 작가의 역량이니 흠잡을 만한 일은 아니겠죠. 


진우가 사무실 여직원들과 섹스 파트너로 거듭나는 과정도 굉장히 단순한 편이에요. 현실에서 남녀가 섹스하는 데 운명적인 만남이나 거대한 음모가 필요치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요. 그냥, 진우가 그럭저럭 잘생긴 얼굴에 몸매(어깨라든지 키라든지) 그리고 착한 심성을 가진 덕분입니다. 여기에 사무실 여직원들 중 일부는 구두를 배달하러 온 괜찮은 마스크의 알바와 섹스할 정도로 개방적인 사고관의 소유자이기도 했고요. 처음 두 명 이후에는 나름대로의 과정이 추가되는 것 같긴 하지만, 장르의 특성과 한계상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습니다.


[웹툰 리뷰]그녀의 11센티 - 형작가 귤피

다음으로는 작화인데, 사실 저는 그림에 대해 잘 모르는 글쟁이일 뿐더러 작화라는 건 기본적으로 호불호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잘 언급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11센티'의 작화는 확실히 장점이라고 부를 만하지 않나 싶어요. 인체 묘사라든지 섹스 장면 묘사가 모난 곳 없이 퀄리티가 좋은 건 물론이고, 무엇보다 앞서 언급한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생각입니다. 웹툰, 그중에서도 섹스를 목적으로 하는 19금 성인 웹툰에서 대다수의 독자들이 가장 선호할 만한 느낌이죠. 이 부분은 무료로 공개되어 있는 1화만 직접 살펴봐도 알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극단적이고 과격한 설정이나 남자주인공 편의적인 전개 대신, 근자에는 꽤나 드물어진 '정통파 하렘물'의 구도를 취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다소 우유부단한 남자주인공에게 여러 매력적인 히로인들이 다양한 이유로 관계를 맺고, 이 여자들이 서로 갈등하며 주인공을 곤경에 몰아넣는. 아직까지 그런 전개가 본격적으로 전개되지는 않았습니다만 가능성은 거의 100%라고 봐도 좋을 거예요. 유행이란 원래 돌고도는 법이라 이런 구조의 19금 웹툰이 넘쳐날 때는 식상할 따름이었지만, 리뷰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그 대신 독자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 2018 / 07 /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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