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데빌드롭, 야하고 유쾌한 백합물

박성원 | 2018-11-09 15:31

취업준비생인 요나의 집에 어느 날 갑자기 '라캄'이라는 이름의 악마가 창문을 박살내며 추락합니다. 라캄은 지옥에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악마로, 정기휴가를 받아 지상으로 내려오던 도중 비둘기떼의 습격을 받아 그만 요나의 집으로 떨어지고 말았죠. 부숴진 창을 변상하고 떠나려던 라캄은 집주인인 요나가 더 머무를 것을 적극적으로 권하며 둘의 동거는 시작됩니다. 요나 입장에서는 라캄이 무척이나 매력적인 동성(同性)으로 다가왔고, 라캄은 다친 날개를 치료하는데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라캄과 요나는 금세 한 침대에서 살을 섞는 관계로 급속한 관계 진전을 이루어 냅니다. 제목 'DEVIL DROP'은 말 그대로 '떨어진 악마'인 라캄을 의미하는 것이죠.




쓸데없는 노파심이겠지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어차피 1화를 조금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지만, 다른 레진 웹툰 하단에 뜨는 광고라든지, 데빌드롭 연재게시판의 썸네일만 보면 뭐라고 할까, 그림체에 대한 오해가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간단히 말해서 데빌드롭은 SD스러운 작화도 아니고, 라캄을 비롯해서 작중에 등장하는 '악마'들은 그렇게까지 이질적인 외향으로 묘사되지 않습니다. 새빨간 피부색 같은 게 평범한 사람과 조금 다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악마'라는 설정이니까요. 그 점을 감안하면 우리 일반인들이 몰입하는 데 전혀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본격적인 백합입니다. 19금, 그것도 씬이 굉장히 많은 19금 백합 웹툰이죠. 주인공 요나를 비롯해서 핵심 인물인 악마들도 성적으로 개방적이고 좋아하는 여성과 관계를 맺는 것을 몹시 좋아해요. 요나가 혼자 사는 집에 동거를 하는 형태라 딱히 누군가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악마의 능력이란 놀라운 것이라 취업준비생인 요나의 경제적인 애로사항도 간단하게 해결합니다. 그야말로 팔자 좋은 신세라고 할 수 있겠죠.




다르게 말하면 세 여자가 - 한 명의 악마가 나중에 합류합니다 - 꽁냥꽁냥 좁은 집에서 살을 부대끼며 야한 짓을 하고 놀고먹는 것을 제외하면 특징적인 스토리는 존재하지 않아요. 적어도 리뷰글을 쓰는 현재 시점에서는요. 일단은 '악마'라는 비현실적인 존재를 전면으로 내세웠으니까 앞으로 그들과 관련된 위기가 찾아올 수는 있겠지만요.




판타지적 요소가 개입된 일상-19금-백합 웹툰으로서 '데빌드롭'이 어떤가 하면, 백합 장르의 강력한 지지자인 필자 입장에서는 매우 훌륭했습니다. 인물들도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그려지고 심각한 위기나 격렬한 감정적 충돌은 없었지만 여성 인물들이 (빠르게)가까워지고 친해지는 과정도 자연스러웠고요. 인물들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에도 백합 팬들이 좋아할 법한 여러 가지 시츄에이션이 지루하지 않게 꾸준히 나와줘서, 한 편 한 편을 넘기는 데 전혀 지루함이 없습니다. 백합에 목마른 팬이라면 반드시 챙겨봐야 될 수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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