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피아노 마주보기 - 불안정한 미래를 마주보다

지나가던사람 | 2016-07-14 22:14

 

 

 

독자들이 만화를 보는 동력은 다양할 것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재미’겠지만, 재미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대부분의 ‘재미’ 있는 만화는 여러 가지 종류의 재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가끔씩 단 하나의 요소만으로도 페이지를 넘기는 행위를 멈출 수 없도록 만드는 놀라운 힘을 가진 만화들이 있다.

 

웹툰 ‘피아노 마주보기’ 가 바로 그런 만화 중 하나인 것 같다. 이 만화는 정말로 드물게도, 인물 하나만으로 수 시간을 투자하여 정신없이 몰입할 수밖에 없도록 독자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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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우리 주위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있을 것 같은 청춘들, 군상들. 그러나 동시에 독특한 매력이 넘친다. 평소에 하는 행동을 보면, ‘어휴, 저 정신나간 자식 저거’ 하고 혀를 끌끌 차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그런 친구 같은 인물들이라고 할까? 비록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그런 성격은 아닐지 몰라도, 코드가 맞는다면 절친한 관계로 거듭날 수 있는 그런 유형의 인물들이 꼭 있다.

 

웹툰 ‘피아노 마주보기’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지일’이 바로 그런 경우인 것 같다. 그녀의 친구들, 그리고 행방불명 된 남자친구 ‘석이’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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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동거 중이 남자친구가 연락도 없이 소위 ‘잠수’를 타버리자 심란해하는 지일을 비추면서 시작된다. 동거하던 남자친구는 어느 날 아무 징조도 없이 사라진다. 1주일이 지난 다음에야 발견한 유일한 단서는 ‘입영통지서’가 전부다. 프롤로그가 끝나고, 이제 만화는 석이와 지일이 만나게 된 과거를 풀어놓는다. 1부의 시작이다.

 

내용은 그야말로 한 편의 코미디와 같다. 지일과 석이의 매력, 혹은 이 작품의 매력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 마리의 고양이에서 비롯된 우연한, 혹은 그저 바보 같은 시트콤. 지일이 길에 버려진 고양이를 구경하는 모습을 보고, 고양이의 원래 주인이라고 착각한 석일이 호통을 치며 시작된 인연은, 석일이 크게 앓는 바람에 초죽음이 되어 쓰러진 석일을, 지일이 외면하지 못하고 집으로 데려다주며 본격적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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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지일과 석일은 각각 고양이의 주인을 찾아 나서는데, 하필이면 둘이 동시에 지인을 - 말 그대로 그냥 아는 사람 - 데려오고, 여기서 또 고양이의 외모에 반한 둘이 누가 주인이 될지 여부를 두고 다툰다. 결국에 나온 방법이, 어찌어찌 하다 보니 지일이 퀴즈를 내고 답을 맞히는 쪽이 갖게 된다는 것인데, 여기서 또 어찌어찌 하다 보니 - 참으로 바보 같은 퀴즈와 또 바보 같은 반응이 겹쳐 이 다섯 사람은 졸지에 부산으로 차를 타고 출발하게 되는 것이었다.

 

30회 남짓한 1부는 조금 긴 프롤로그 내지는 ‘인물 소개’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이 만화가 얼마나 재밌는지는 충분히 증명되었다. 띨빵하고, 길치에, 이해할 수 없는 소리를 늘어놓으며, 대책 없이(생각 없이)행동하기 일쑤인 지일. 그러나 순수함에서 비롯된 행동들도 미워할 수 없는 그녀. 법대에 다니고 있는, 고지식하고 몸 건강하며 자기관리 철저한 석일. 황당하고 유쾌한 부산 여행에서 둘은 연인관계로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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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시점에서 석일은 사라지고 없다. 지일은 음대생으로서 고민에 처해 있다. ‘어렸을 때 신동 소리 한 번 못 들은 사람이 누가 있냐’는 우스갯소리처럼, 평범한 이들 사이에서 빛나는 ‘신동’들만 모인 장소에서, 대부분의 천재들은 평범한 존재로 전락한다. 그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지일은 피아노 앞에 선다. 얼토당토않은 누명과 오해, 스스로에 대한 오해, 사라져버린 남자친구, 이해할 수 없는 부모님들의 싸움, 그리고 피아노 앞에만 앉으면 찾아오는 두통. 그 모든 것들을 이기고 지일은 ‘피아노를 마주’본다. 그 결말이 어떨지는, 쉽게 예측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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