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두 가지 의미에서의 오피스물 '우리 야근할까요?'

박성원 | 2018-12-31 16:40

오피스물은 리뷰어로서 제가 가진 지식에 따르면 크게 두 가지 의미로 쓰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성인물에서 주로 오피스를 배경으로 예의 오피스룩을 입은 여자들과 그렇고 그런 일들을 하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보통 오피스물보다는 직장물(?)이라는 명칭이 어울릴 듯한, 주로 사무직이 험난한 직장생활을 헤쳐 나가는 내용입니다. 후자는 대표적으로 '미생'을 뽑을 수 있겠고, 전자는 지금까지 봤던 성인 웹툰들 중에 그런 소재를 내세운 작품들은 적지 않았지만 딱히 깊은 인상을 남긴 경우는 없었던 것 같군요.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우리 야근할까요?'의 경우는 놀랍게도 둘 다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성인물의 소재로서도 장르적으로도 '오피스'인 셈이죠. 만화를 읽다가 썸네일인지 어딘지 '무삭제판(완전판?)'이라는 단어를 봤던 것 같은데 아마도 전체연령가에서 19금 장면을 추가해서 나온 그런 케이스가 아닌가 싶군요.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보지요. 주인공 '현재'는 유명 대기업 속옷회사의 디자인 기획팀으로 막 취업한 신입입니다. 당연히도 이 부서에는 20~40대까지 폭넓은 연령과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여자 직원들만 득실거릴 뿐 남자는 주인공 혼자입니다. 여기까지는 참 뻔한 설정인데, 이 작품의 차별성은 직장생활이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적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노골적인 (성인물로서의)오피스물도 일단 직장생활을 내세우기는 합니다. 주로 상사가 됐든 부하 직원이 됐든 아니면 거래처 사람이 됐든 정장을 빼입은 여자들과 섹스하는 데 핑계 거리를 만들기 위해서죠. 당연히 제대로 된 내용 따위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런 반면에 '우리 야근할까요?'는, 물론 가벼운 분위기와 성인물이라는 장르적 한계상 '미생' 같은 진지하고 깊이있는 직장생활 묘사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그런대로 볼 만한 퀄리티를 갖추고 있습니다. 현실성보다는 핍진성을 잘 갖췄다고 표현하고 싶은데요. 주인공이 무슨 대단한 스펙이나 재능의 소유자인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데 신입사원이 되자마자 잘 나가며 부서의 높으신 미녀들과 쿵짝쿵짝 하는 건 분명 현실과는 거리가 멀지만, 장르의 특성을 감안하면 충분히 허용할 수 있는 범위니까요.




작화는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습니다. 좋게 말하면 담백한 그림체이고, 나쁘게 말하면 디테일이 부족하거든요. 캐릭터는 상당히 좋습니다. 주인공 현재는 다소 클리셰적인 인물이지만 그의 직장 동료인 속옷회사의 여자 사원들 하나하나가 개성이 잘 살아있는 편이거든요. 두 가지 의미에서의 오피스물을 동시에 즐기고 싶은 독자라면 한 번쯤 읽어볼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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