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적나라한 스릴러 - D.P 개의 날

므르므즈 | 2016-09-04 21:19

 

 

 

DP개의_날_김보통_1.jpeg

 

 

 

적나라한 스릴러

 

 

군대 부조리란 참으로 다루기 까다로운 문제다. 자극적으로 표현한다면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며 기피받고, 

두루뭉실하게 넘기면 그것은 그것대로 미화라며 비판받는다.

그래서 군대를 비판하는 작품은 이 중간을 집어내는 게 중요하다.

[데미지 오버 타임]에서 군대를 다룰 때 좀비와 도트라는 소재를 쓴 것 역시 이런 이유가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흥미를 끌어내기 위해.

[DP 개의 날]에선 이런 흥미 요소로 탈영병을 잡는 DP라는 보직을 다뤘다.

하지만 이 DP를 단순히 흥미 요소로만 생각하기엔 생각할 것들이 너무 많다.

 

 

대비 - 이해

 

 

DP 개의 날에서 사회를 비판하기 위한 연출로 자주 써먹는 것은 '대비'다.

주인공들이 밖에서 열심히 고생하며 탈영병들을 잡는 동안

부대 내에선 가혹 행위가 끊이질 않고, 이런 가혹 행위로 인해 탈영하는 부대원들은 계속해서 생겨난다.

밖에선 부조리에 대해 고민하고  비판적인 시선을 유지하는 주인공은 부대 내에서 무력한 모습을 보이고 배척받는다.

 

작품은 곳곳에서 대비를 통해, 어째서 부조리가 해결 될 수 없는 지 보여준다.

구세대는 현재 군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고

DP를 단순히 땡보라고 생각하는 내무반 인물들은 주인공을 배척한다.

신병 때 괴롭힘 당하던 이들이 나이 들면서 부조리를 옹호하고 

괴롭힘 당하던 신병도 다시 신병을 갈구는 입장이 된다.

서로의 입장 차로, 이해로 인해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런 구도는 이해와 소통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진다. 군대라는 공간의 특수성을 핑계로 묵인하는 모든 부조리를 

이해하고 넘어가는 이들에 대한 비판과 군인의 고통을 이해하려 들지 않는 구세대에 대한 비판으로 말이다.

왜 자신은 여기서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것인가. 작 중 일어나는 갈등의 해결책을 맡고 있는 주인공은 

정작 내부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에 끊임없이 고뇌한다. 하지만 주인공을 이해해주는 사람은 없다.

이런 일에 대해 톡 터놓고 이야기 할 사람도 주인공에게는 없다.

이런 캐릭터 배치는 주인공의 답답함을 효과적으로 전해줄 수 있었다.

 

 

DP 개의 날 - 자조

 

 

대조와 더불어 [DP 개의 날]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구도 중 하나는 '자조'다.

후반부, 자살하려는 군인의 외침이나, 자신들을 개라고 부르는 주인공의 모습은 그야말로 자조적이다.

이렇게 열심히 일해도 바뀌지 않는 현실에 대해 주인공은 절망하고 

잘못한 것 하나 없는 탈영병들을 잡아야 하는 자신의 신세를 개라고 낮춰부른다.

내무반의 부조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자살하도록 병사를 방조했으면서

이토록 열심히 일하는 자신을 비웃는 발언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자조 안에는 이렇게 해봐야 소용없지 않나는 체념의 의도도 깔려있다.

 

 

 

수작

 

 

몰입해서 읽었다.

작품의 호흡도 좋고 캐릭터들이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입체적으로 잘 표현됐다.

다만 트위터를 통한 홍보방식이 다소 지나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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