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브로맨스? BL입니다만? <Here U Are>

심지하 | 2019-07-20 16:49

브로맨스? BL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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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인 'BL'은 Boy's Love의 줄임말로 동성 간의 사랑, 그중에서도 남성 간의 사랑을 다루는 장르이다. 소설, 출판만화, 영화는 물론이요. 웹툰에서도 하나의 장르로서 톡톡히 자리 잡은 BL.


대다수 유료 플랫폼에서 당당히 카테고리 하나를 차지하고 있는 BL이지만, 사실 BL 장르가 '장르'로서 '정식' 연재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첫 '정식' 레진코믹스의 <이해불능>(현재는 카카오페이지에서 재연재중이다.) 의 연재 시작일이 2013년도 9월이니 이제 6년쯤 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다른 플랫폼들이 하나둘 BL 작품을 들일 때까지만 해도 철옹성처럼 BL웹툰을 들이지 않던 곳이 있었으니.


1. 네이버의 첫 정식 연재 BL 웹툰 <Here U Are> 

바로 네이버다. 성인 웹툰도 이미 정식으로 연재한 네이버에서 절대 '정식'연재는 불가하리라 생각했던 BL장르의 작품이 들어오다니. 그래서일까? 처음 해당 작품이 공개되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천차만별이었다. 당시 댓글과 별점을 보면 작품에 관한 댓글 보다 동성애 혐오와 관련된 댓글이 대다수였다. 여기에 작가가 '남자'라는 루머가 퍼져 동성애루머와 무관하게 연재 시작부터 구설수에 오르기까지 했다. (작가의 필명은 D JUN(D君)인데, 남성에게만 君을 쓰는 한국과 달리 성별에 상관없이 君을 쓰는 중국의 문화 차이에서 비롯된 오해였다.)


2. 최초의 해외 웹툰? 그건 NO

다른 플랫폼도 그렇지만, 네이버에도 이미 해외 작가의 연재가 진행되고 있다. <해파리 공주>로 유명한 히가시무라 아키코의 화요 웹툰인 '위장불륜(僞裝不倫)'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해외 웹툰 중 하나이다. 이미 해외에서 다양한 자사 작품을 서비스 중인 네이버이니만큼 역으로 해외 웹툰이 한국의 네이버 플랫폼에서 연재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Here U Are> 역시 중국의 라인 웹툰에서 연재하던 것을 수입한 작품이며, 중국 회차는 네이버 회차보다 훨씬 앞서있으니 언어 문제가 없다면 중국 사이트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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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 U Are>가 연재중인 중국 사이트.)




3. 댓글과 함께 보면 재미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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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 U Are>는 중국 작가가 중국에서 연재하던 작품으로, 배경 역시 중국이지만 로컬라이징 되어 연재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주인공인 오현우의 본명은 위양虞扬(Yú Yáng), 이재환의 본래 이름은 리환黎焕(Lí Huàn)이다. 한국어 이름과는 다른 청취가 느껴지는 이름을 보다보면 작가의 의도가 궁금해지기도 한다. 다른 인물들 역시 모두 중국어 본명이 있는데, 이를 유추하며 읽는 것도 하나의 재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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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이 아니라 작중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문화적 차이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요소다. 부모님이 대학교에 직접 전화를 하는 장면이나, 여자 사람 친구에게 '여자는 몸이 차면 안되니 따뜻한 걸 마시라'는 대사가 그렇다. 언뜻 한국인의 시각에선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으나, 중국에선 본래 찬물이 몸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있으며 특히 월경중인 여성이 찬물을 마시는 것을 해로운 일로 본다. 문화적 차이 뿐만 아니라 공간적 배경의 차이 역시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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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집까지, 서로의 고향까지 대체 얼마나 멀기에 못 가는 걸까? 마라도와 강원도 정도의 차이라도 되나? 한국은 도시간의 거리가 멀지 않고 교통편이 잘 구축되어있는 국가인지라 단순히 해당 컷을 읽다 보면 '늦은 밤이라 막차가 끊겨서 그런 거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해당 회차의 덧글을 보면 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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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덧글들 덕분에 더더욱 재밌는 <Here U Are>)



초반에는 분명 동성애를 혐오하는 덧글 일색이었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덧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많아진다. 앞서 말한 문화적 차이나 번역의 뉘앙스까지. 다른 독자들과 소통하며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웹툰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이런 면에서 <Here U Are>는 덧글을 읽고 한번 더 읽을 때 즐거운 웹툰이라고 할 수 있겠다.


4. 그렇다면 내용은?

앞서 언급한 내용 탓에 해당 웹툰이 꺼려지는 독자도 분명 있을 것이다. 아직은 'BL'이란 장르가 어색하거나, 문화적 차이가 걱정된다거나. 하지만 그런 것을 떠나서 이 작품은 '재밌다'.

먼저 작품의 소개글을 보자.


<학교 최고의 인싸 선배 현우, 말 없고 무뚝뚝한 아싸 신입생 재환

성격도 생각도 반대인 두 사람의 만남은 악연? 아니면 인연?

입학식에서 만나 특별한 사이(?)가 될 두 사람의 이야기>


네이버에 소개된 문구는 이러하다. 어떤 특별한 사이가 될까? 궁금함에 1화를 클릭해서 읽다보면 작가의 시원한 센스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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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사람은 미래에 알콩달콩한 연인이 될 거라는 시원한 스포일러. 장르 소개와 더불어 독자들의 불안감을 시원하게 날리며 시작하는 는 한국 웹툰에 비한다면 짧아 보이는 분량이지만, 회차별로 날리는 사이다만큼은 남다르지 않다.


동성애를 다룬 장르 특성상 종종 나올 수 밖에 없는 호모포비아(동성애 혐오자)들의 혐오 어린 장면들도 시원하게 날려버린다. 누군가는 이런 내용이 현실과 어긋난다고, 판타지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웹툰에서까지 혐오에 상처받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그렇다고 가 너무 가볍게 동성애에 대해 다룬다는 것은 아니다. 포비아들의 시비도 능청스럽게 넘기고, 커밍아웃을 어렵지 않게 생각하는 것 처럼 보이던 현우에게도 아픈 시간이 있었고 그를 이겨내기 위해 지금도 노력중이라는 것을 작품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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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연애물로서도 합격이다. 인싸 현우와 달리 무뚝뚝하고 인간관계에 서툰 재환이 현우에게 점차 마음이 가는 모습을 간질간질하게 그려낸 덕분에 덧글에선 회색 아기 고양이에 이은 '파란 댕댕이' 칭찬이 가득하다.


물론 <Here U Are>는 무결점 웹툰은 아니다. 분명 아쉬운 부분도 있다. 전체 연령가 웹툰이기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그렇고, 어쩐지 어색한 일부 번역들이 그렇다. 로컬라이징 되면서 죽은 원작의 설정도 그렇지만 원문 특유의 느낌이나 뉘앙스가 죽었다는 평이 많다. 그럼에도 다음편이 기대되는 달달한 . 수, 일 주 2회 연재중이니 시간날 때 한번 읽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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