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2020년은 ‘만화의 해 (BD 2020)’
프랑스의 2020년은 ‘만화의
해 (BD 2020)’
윤보경
프랑스 문화부는 2020년을 ‘만화의 해 (BD 2020 : Année nationale de la BD)’로 지정했다.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만화 작품, 만화 창작, 만화 작가 등 ‘만화’로 집중시켜 만화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산업 전반을 활성화하며, 창작 활동을 위한 현 상황을 개선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 전 지역, 다양한 장소에서 선보여질 공식 포스터에는 <프랑스는 제 9의 예술을 사랑한다>라는 슬로건과 만화를 뜻하는 프랑스어(Bande Dessinée)의 줄임 말인 ‘BD’를 모티브로 만든 로고가 디자인되어 올 1월부터 내년 1월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될 만화의 해를 홍보하고 있다.
▲<이미지 2. ‘만화의 해’ 포스터 발표 현장 : 작가, 조셉 팔종 (Joseph Falzon)과 문화부 장관, 프랑크 리에스테 (Franck Riester)>
▲ <문화부에서 만든 ‘만화의 해’ 홍보 영상 링크>
2020년을 기다리는 동안 프랑스의 국제만화이미지센터 및 만화가 협회
등에서는 다양한 발상과 종합토론을 통해 만화를 둘러싼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7개의 축을 지향점으로 54가지의 세부적 제안을 마련했다. 제안들이 수렴되는 7개의 지향점과 그 목적은 다음과 같다.
1. 제 9의 예술에 대한
제도적, 상징적 인식을 강화한다 : 만화 이론 연구와 작품
분석 등을 통해서 프랑스 문화계, 학술계에서 만화가 자리하고 있는 위치를 더욱 확고하게 다질 수 있도록
한다. 앙굴렘-뿌아띠에의 유럽고등이미지학교(EESI)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만화 학교의 개교를 제안할 수도 있다 (프랑스에는
사립 학교를 제외하면, 만화 학교라 부를 수 있는 공립/국립
학교는 위에서 언급된 유럽고등이미지학교 뿐이다).
2. 공동의 책임감 속에서 작가들의 현 상황을 개선한다 : 사회 제도와 양식 밖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만화 작가의 직업적 어려움을 검토한다. 경제적, 법적, 사회적
문제점과 어려움에 관한 교육을 통해 작가들이 사회 시스템과 정책의 도움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작가들에게
유리한 만화 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작가 공동체를 조직하여 활동할 수 있도록 한다.
3. 다양한 방법을 통해 만화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하고, 배급망을 확장한다 : 지속적으로 기획되고 선보였던 다수의 만화 전시
및 행사, 관련 활동 등을 더욱 장려한다. 도서관 사서, 서점주 등 서적과 관련된 인력을 전문화하여 만화의 가치를 나눌 수 있는 만화 전문가로 확보한다. 소규모의 독립 출판사, 대안만화 출판사 등이 자주 겪는 책 배급의
어려움이나 책 홍보에 관련된 문제점 대해 각별히 주의를 기울인다.
4. 예술 문화 교육의 정책 기조를 마련한다 : 만화를 활용한 교육 잠재력에 주목해야 한다. 예술 문화의 한 과목으로
진행된 기존의 만화 수업들은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다. 만화는 기존의 교육부 계획에
부합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 알맞은 매체이다. 만화를
수업에서 제대로 운용할 수 있도록 교사들에게는 관련 교육 및 훈련을 (선택 과목 수강/전문 인턴 교육 과정 등을 통해) 마련한다.
5. 세계 속 프랑스 만화의 영향력과 명성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준비한다 : 만화 매체의 발전 잠재력과 만화를 통한 세계 시장 장악 가능성은 아주 크다.
애니메이션과 비디오 게임 등 다른 매체로의 전환이 용이하다는 특징 때문이다. 이러한 잠재성은
새로운 실험, 활동을 통해 개발되어야 하며 프랑스적 특징을 잘 다듬어 선보일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만화는 세계 속 프랑스어 보급의 강력한 매개체로서도 다양하게 활용되어야 한다.
6. 만화 유산을 위한 국가 정책을 적용한다 : 만화의 역사와 그 유산 관리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수장고 관리, 작가 관련 기금에 대한 보다 포괄적이고 전면적인 정책을 필요로 한다. 국제만화이미지센터의
역량을 보강하여, 기존 소장품과 출판 기록 문서 등 만화 유산의 가치를 보존하는 데에 주도적 역할을
맡긴다. 또한, 파리에 만화 예술 유산을 중심으로 하는 전시/이벤트 장소를 조성하도록 한다. 이 곳은 만화의 공적, 사적 자산을 통합하고 수집품의 질적, 양적 발전을 도울 것이다. 그리고 경매 시장에서 거래되는 만화 작품 (원고 원본, 출판 희귀본 등)의 매매 후 추적 조사를 더 강화하도록 한다.
7. 새로운 공립 조직을 설립한다
: 만화에 대한 정책은 정책을 계속 이끌어 갈 수 있는 세 명의 디렉터를 동원하여 추진되어야 한다.
미디어문화산업 디렉터와 예술창작 디렉터, 문화유산 디렉터를 참여시킨다. 미디어 문화 산업을 강화시키고, 만화를 시각 예술 정책에 통합시키고, 문화 유산 이슈 등을 잘 고려할 수 있도록 한다.
프랑스의 각 지역에서 다양한 만화 전시, 작가 사인회 및 대담, 작가 참여 퍼포먼스 이벤트, 전문가 토론 (정책, 교육, 사회적
시스템 관련 토론) 등이 현재 2020년 1월을 기점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각 학교에서는 만화를 활용한 창작
교육과 좋은 만화책 소개 및 분석 등 관련 활동 등이 계획되어 있다.
만화 예술계를 직접 격려하는 동시에 효과적인 ‘만화의 해’ 홍보를 위해, 이번 1월
말에 열릴 프랑스의 대표적 만화 축제인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참석할 거라는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프랑스 만화 창작자(작가, 작화가, 시나리오 작가 등)들의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에 대해 논해왔던 만큼, 이번 ‘만화의 해’를 보내며 기존의 다양한 문제점들이 개선될 수 있을지 혹은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수 있을지에 대해 프랑스 만화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