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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웹툰 복학왕의 여성 비하 논란. 팩트를 체크하자.

잠뿌리 | 2017-04-17 10:39

네이버 웹툰 복학왕의 여성 비하 논란. 팩트를 체크하자.

2017413일에 헤럴드 경제에 [“30, 늙어서 맛없어...” 인기 웹툰 여성비하 논란]이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해당 기사는 2017411일에 업데이트된 기안84 작가의 네이버 웹툰 복학왕’ 141전설의 디자이너편의 내용을 다루었다.

해당 연재분에서는 우기명이 만들어준 옷을 입으면 누구나 리즈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아서, 기안대 행정실 직원 노안숙이 우기명을 찾아가 옷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작중 노안숙은 88년생 30살로 실제 나이보다 나이가 많이 들어보이는 노안의 소유자로 우기명에게 옷 제작을 부탁한 후. 잠시 졸다가 꿈 속에서 거인으로 변한 우기명에게 잡아먹히려는 찰나, 누나는 늙어서 맛없어! 라고 외치는 대사가 나온다고 하여 그걸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일단, 문제의 그 장면은 이사야마 하지메의 만화 진격의 거인을 패러디한 것이다. 진격의 거인에서 거인들이 인간을 잡아먹는 것을 패러디한 것으로 해당 장면에서는 그게 핵심적인 내용이지, 자신은 늙어서 맛이 없다고 외치는 노안숙의 대사가 핵심이 아니다.

애초에 노안숙의 대사 자체가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지적하는 게 올바른 것인지 의문이 든다. 늙어서 맛이 없다라는 걸 성적 은유로 해석하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진격의 거인 패러디란 걸 감안해서 보면 거인이 인간이 잡아먹는 것에 대해서 식용 고기로서 맛이 없다 외치는 걸 성적인 것으로 연관시키는 건 곡해다. (그게 아니면 '먹는다'의 동음이의어에 대한 오독인 건가)

노안숙의 이름을 딱 보면 알겠지만, 나이 들어 보이는 얼굴인 노안(老顔)이 컨셉인 캐릭터다.

30세 여성을 폄하하는 게 아니라, 캐릭터 컨셉 자체가 실제 나이보다 더 나이 들어보이는 노안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것이고. 그게 해당 캐릭터가 가진 주요 갈등이 되며 우기명이 만들어준 옷을 입고 리즈 시절로 돌아감으로써 갈등을 해결하는 전개로 이어지는 거다.

실제로 해당 연재분의 본편 내용을 보면 노안숙이 우기명이 만들어 준 옷을 입고 노안으로 고민하기 전의 리즈 시절로 돌아가는 내용이 나온다.

, 노안숙의 자기 비하와 노안에 대한 고민은 캐릭터의 컨셉이자 극중에서 이야기의 중심이 되면서 종극에 이르러 해소되어야 할 중요 갈등으로 봐야지. 그걸 부적절한 표현이라 지적하며 여혐(여자혐오)라고 까는 것은 완전 왜곡된 해석이다.

노안숙이 단순히 못생긴 캐릭터로만 소비되는 것이 아닌데 거기에만 초점을 맞추고 오로지 그것만 보며 다른 건 일절 보지 않고 팩트 체크를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부적절한 거다.


네이버 웹툰 복학왕의 여성 비하 논란. 팩트를 체크하자.

더불어 ‘30세 이상의 여자는 예쁘지 않은 것이냐?’라고 몰아가는 것도 적절치 못하다. 연재분 본편 내용도 보지 않고 섣불리 까는 것이라서 그렇다. 해당 연재분 본편에서 노안숙으로 표현되는 고민의 핵심은 '노안'이지 30세 이상의 여자는 예쁘지 않다는 게 아니다. 캐릭터 나레이션 대사가 '올해 나이 서른. 나이보다 노안으로 보이는 얼굴.' 이 부분만 읽어봐도 알 수 있는데 뜬금없이 30대 여성의 나이 대비 미모 비하로 몰고가는 건 의도적인 오독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수준의 딴죽이다.

거기다 노안숙은 어디까지나 한 명의 캐릭터에 지나지 않아서 그게 30대 여성 전체를 대변하는 캐릭터라고 보기 어려운데, '작가가 30대 여성은 다 저런 줄 안다!'라고 보는 시각은 조금 앞서간 게 아닐까 싶다.


'늙어서 뭐뭐하다'의 대사는 나이 재료의 개그 대사다.

사실 30세 나이 드립은 옛날부터 쭉 쓰여 왔던 나이 개그 소재다. 30세가 넘거나, 혹은 30세가 머지않은 나이 대의 20대 후반 캐릭터가 30세를 마지노선으로 삼아 나이 개그하는 건 영화, 게임, 만화 등 서브컬쳐 전반에서 종종 나온다.

굳이 여자뿐만이 아니라 남자도 나이 개그에 해당하는 게 많다.

아저씨라고 부르지마. 난 아직 20대다!’ 이런 클리셰적인 대사를 예로 들 수 있다.

해당 연재분 후반부에 노안숙이 20대 시절을 그리워하는 씬도, 현실에서도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는 '에휴, 10년만 젊었어도..'라는 푸념의 성격이 강한데 그건 남녀불문하고 할 수 있는, 그리고 해 온 이야기라서 공감대를 이끌어낸 것으로 여혐 프레임에 가둬 놓고 볼 일이 아니다.


만약 복학왕 연재분의 그 부분이 실제로 여혐적인 표현에 논란이 있는 내용이었다면 연재분 내의 댓글과 평점에 바로 반응이 와서 비난하는 댓글과 평점 하락이 이어졌을 것이고 하다못해 SNS에서 논란이 불거졌을 텐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을 보고 있으면, 이게 굳이 기사화까지 될 일인지 모르겠다.

기사 본문 내용만 보면 여성 비하 내용으로 큰 논란이 빚어진 것 같지만, 팩트를 따져 보면 그렇지 않으니 바늘 만한 것을 몽둥이 만하다고 침소봉대한 것조차 안 되고 웹툰 본편 내용을 곡해한 것이라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가 없다.

언론이 멀쩡히 잘 연재되는 웹툰의 꼬투리를 잡아 부정적인 기사를 쓰는 게 하루 이틀 일은 아니나, 그래도 최소한의 팩트에 근거한 기사가 올라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

팩트를 갖추지 못한 채, 없는 문제를 만들어 지적하는 것에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게 무슨 수인번호 503의 창조경제론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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