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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인형 - 당신의 첫 기억은 어디까지인가

namu | 2016-06-25 20:45

 

 

 

‘당신의 첫 기억은 어디까지인가.’

 

어릴 적을 생각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기억에 대한 질문인 것 같다.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 아이가 5살을 넘기 전에 엄마 뱃속이 어땠냐고 질문을 하면 아이는 엄마의 뱃속이 따뜻했고, 아빠가 나를 뭐라고 불렀다. 엄마가 나에게 이렇게 얘기해 줘서 좋았다고, 비교적 생생하게 대답을 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아직 5살을 안 넘긴 분들이 있다면, 혹은 나중에 아이를 가질 계획이 있다면 꼭 한번 물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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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3살~4살쯤 아버지의 손을 잡고 아버지가 새로 지으신 건물 계단을 내려가던 기억이 첫 기억인 것 같다. 계단에는 아주머니들이 대리석 계단에 기름칠 같은 걸 하고 계셨고, 손을 안 잡으면 넘어질 거라는 말에도 신나서 뛰어내려가다가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기억이 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너무 놀라서 피가 철철 흐르는 나를 안고 집으로 뛰어왔다는 (...) 다소 황당한 이야기를 해주셨지만, 이상하게도 수술대 위에 올라가 있던 것만 생각나고 집에 왔던 부분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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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누구나 한 개쯤은 가지고 있을 왜곡된 기억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교수 인형. 중심인물은 총 5명. 주인공 주태일과 그의 친구이자 미스터리 동호회의 회장 마준철, 그 동호회의 명예회원 한지현, 복서 편판수, 그로테스크한 액세서리를 만드는 이현영까지.. 준철은 태일에게 지현을 소개해준다. 소개팅이 있던 날 태일은 깜빡하고 늦잠을 잤고 30분 늦은 태일에게 지현은 자신의 시간을 낭비하고 바람맞힌 것에 대해 화를 내고 나가버린다. 태일은 속상한 마음에 준철과 술을 마시고, 그 뒤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던 판수. 판수의 여자친구는 S대 생과 바람이 나서 헤어졌다. 태일이 같은 S대 남자라는 소리에 화가 나서 판수는 시비를 걸게 되고, 눈을 떠보니 아침. 이상한 것은 셋 다 그 이후로 기억이 끊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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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은 오랜만의 휴일인데 태일 때문에 휴일을 망친 속상한 기분에 자주 가던 액세서리 숍 ‘미라지’에 들른다. 고어 한 액세서리를 좋아하는 그녀의 취향에 따라 주인장은 신인인데 실력이 좋은 사람 것이 새로 들어왔다며 추천해준다. 그리고 그녀가 산 것은 이 기괴한 모양의 인형.. 하지만 그녀 역시 이 이후로 기억이 없는 상황.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괴상한 그림의 이상한 메시지가 담겨있는 카드를 한 장 받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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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모여 어떻게 된 일인지 의논을 해보고 서로의 첫 기억을 생각해보니 네 명다 같은 년도에 첫 기억이 있다. 애초에 최초의 기억을 선명하게 기억해 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이 만화는 흥미롭다. 이들은 모두 동갑인 24살이며, 이상할 정도로 첫 기억이 마치 조작이라도 된 양 초등학교 5학년 때인 1994년에 맞춰져 있다. 생각하려 노력해도 생각할 수 없는 과거의 기억들.. 범인은 마치 이들이 무엇을 할지, 어디서 만나게 될지 미래라도 내다보는 듯이 이들이 모일 카페에 미리 편지를 전달해두었다. 그리고 그들을 조롱이라도 하는듯한 새로운 메시지. ‘모든 것은 1994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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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그림체와 달리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1994년은 실제로 많은 사건 사고가 있던 해로 유명하다. 김일성 사망, 지존파 검거, 성수대교 붕괴 등.. 그런데 좀 놀라운 사실은 이게 그냥 설정상 1994년을 끼워 맞추기 식으로 중심인물들의 기억에 넣은 것이 아닌 웹툰 전반에 깔려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점이다. 타임 트랙스는 과거로 도망간 범죄자를 미래에서 온 경찰이 추격하는 이야기다. 또 지존파는 사형제도가 살아있던 시절이라 이경숙을 제외한 6명 전원에게 사형이 선고되었고 교수형 당한 점을 미루어 볼 때 교수형 당하는 듯한 붉은색 카드, 미래에서 온듯한 사람이 과거에 대해 묻는듯한 말투,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점등이 웹툰의 전체적인 설정과 맞아떨어진다. 새로운 멤버 교수 인형을 만드는 이현영의 영입으로 점점 서로를 의심하게 되고 누가 범인인지 추측해보는 과정들이 추리소설을 읽는듯한 흡입력을 준다. 잘려나간 기억의 퍼즐을 찾아 맞추는듯한 스토리의 전개가 인상적이며, 독자들의 추리를 무의미하게끔 만드는 계속되는 반전이 압권인 웹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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