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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기도해 이 사랑이 죽기를 <잊혀진 들판>
김 영주
| 2026-11-05 17:05
안녕하세요! 오늘도 재밌는 로맨스 판타지 웹툰 한 편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오늘 가져온 작품은 <잊혀진 들판>인데요.
불륜으로 태어났다는 굴레와 가문의 파렴치한 죄악 속
부모의 무관심, 이복형제들의 적대감,
하인들의 경멸을 받으며 위태롭게 자라난 제2황녀
탈리아 로엠 귀르타가 유일하게 마음을 내어준
동부의 귀공자 바르카스 라에드고 시어칸을 향한
지독하고 처절한 사랑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황녀의 방 안에서 시작됩니다.
거울 앞에 앉아 있는 여주인공의 머리를 정성스럽게
빗겨주던 유모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습니다.
"탈리아 전하. 꼭 천사처럼 보이세요."
정성 어린 찬사였습니다.
탈리아 로엠 귀르타는 로엠 제국의 제2황녀라는
고귀한 신분이었지만, 유모의 입에서 흘러나온
다음 말은 그녀의 가슴에 날카로운 비수를 꽂았습니다.
유모는 다정하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습니다.
"정말로 세네비어 님을 꼭 닮으셨네요.
이렇게 공들여 치장하니 세네비어 님의
열여덟 살 때 모습을 보는 것……."
그 순간 탈리아의 눈빛이 무섭게 돌변했습니다.
탈리아는 유모의 손을 탁 쳐내더니,
거울 속 유모를 매섭게 노려보며 냉랭하게
쏘아붙였습니다.
"빗질은 이제 됐으니까 옷이나 가져와."
자신의 태생적 아픔이자 불륜의 당사자인
어머니의 이름이 언급되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한 것이었습니다.
유모는 싸늘해진 공기에 당황하며 황녀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서둘러 옷을 받쳐 들었습니다.
그리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드레스를 내밀며 말했습니다.
"세네비어 님께서 처음 황궁에 발을 들이셨을 때
입었던 드레스예요."
드레스를 가만히 바라보던 탈리아는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신기한 듯 물었습니다.
"유모는 그렇게 오래전에
엄마가 뭘 입었는지도 다 기억해?"
유모는 과거를 회상하듯 아련한 표정으로 대답했습니다.
"그날을 어떻게 잊겠어요.
세네비어 님은 이 세상 분 같지가 않았어요.
세상에 그토록 아름다운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눈물이 다 날 정도였죠.
황제 폐하께서도 눈을 떼지 못하셨다니까요."
유모는 당시의 황홀했던 순간을 늘어놓았습니다.
하지만 탈리아에게 그 찬란한 과거는
추잡한 기억에 불과했습니다.
탈리아는 유모의 말을 단칼에 잘랐습니다.
"쓸데없는 소리 할 시간 있으면 치장이나 마무리해 줘."
유모는 재빨리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습니다.
"그럼요. 제가 다 해드려야죠."
치장이 모두 끝나고 거울을 바라보던 유모는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아름다우세요."
탈리아는 거울 속 화려하고 눈부신 자신의 모습을
멍하니 응시했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깊은 갈망과 결핍을 곱씹었습니다.
'오늘만큼은 누구보다 예뻐 보이고 싶어.
엄마보다 더, 모두가 나를 봤으면 좋겠어.
그래서 아일라 따위는 아무도 쳐다보지 않았으면.'
하지만 거울에 비친 자신의 눈동자 속에는
순수한 아름다움 대신 무언가를 갈구하는
지독한 결핍만이 소름 끼치도록 가득 차 있었습니다.
탈리아는 문득 생각했습니다.
'이게 제국의 황녀가 지을 법한 눈빛인가.'
스치는 생각과 함께 걷잡을 수 없는 분노와
자기혐오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탈리아는 옆에 있던 무거운 촛대를 집어 들어
거울을 향해 사정없이 내던졌습니다.
콰장창!
거울이 산산조각 났지만,
머릿속에서는 유모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집요하게 맴돌았습니다.
'황제 폐하께서도 세네비어 님께
눈을 떼지 못하셨다니까요.'
그래 봐야 추잡한 불륜일 뿐이었습니다.
바닥에 흩어진 파편들을 서늘하게 내려다보던
탈리아가 입을 열었습니다.
"이 거울 질렸어. 새것으로 가져다 놔."
전 황후 베르나데트가 비참하게 숨을 거두고
어머니가 황후의 관을 차지했어도, 그들이 저지른
파렴치한 죄악은 결코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탈리아 자신이 숨 쉬고 존재하는 한,
그녀는 그 불륜의 영원한 증거이자 살아 있는
낙인이었습니다.
이윽고 황궁 대연회장에서 성대한 저녁 연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문이 활짝 열리며 문지기가 우렁차게 외쳤습니다.
"로엠 제국의 제2황녀,
탈리아 로엠 귀르타 전하께서 입장하십니다!"
장내의 모든 귀족들이 일제히 시선을 돌렸고,
사방에서 수군거림이 번져 나갔습니다.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기만과 멸시의 시선을
온몸으로 받으면서도, 탈리아는 꼿꼿하게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역병이라도 된 기분이군.'
씁쓸하고 냉소적인 조소가 스쳤습니다.
그때 귀족 무리 중 한 남자가 탈리아를 발견하고
노골적으로 미간을 구기며 다가왔습니다.
남자는 불쾌함을 숨기지 않은 채 쌀쌀맞게 물었습니다.
"여긴 어쩐 일이냐."
탈리아는 남자의 얼굴을 응시했습니다.
이복언니 아일라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던 무리 중
하나였습니다.
남자의 무례한 물음에 탈리아는
턱을 높이 치켜들었습니다.
"내가 못 올 곳이라도 왔나?"
날카로운 쏘아붙임이었습니다.
탈리아는 물러서지 않고 서늘하게 가시를 세웠습니다.
"여긴 내 아버지의 궁이고,
오늘 연회는 내 형제들을 위한 자리야."
이후 탈리아는 연회장의 분위기에 맞춰
한 백작과 손을 맞잡고 화려한 조명 아래서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한창 음악에 맞춰 스텝을 밟고 있던 바로 그 순간,
연회장 입구에서 다시 한번 우렁찬 소개령이
울려 퍼졌습니다.
"제국의 위대하신 황태자, 가레스 로엠 귀르타 전하와
제1황녀 아일라 로엠 귀르타 전하께서 입장하십니다!"
외침과 동시에 연회장의 모든 이목이
일제히 입구로 쏠렸습니다.
모두의 축복과 선망을 한몸에 받으며 완벽한
이야기의 주인공들처럼 입장하는 가레스와 아일라.
그 모습을 바라보는 탈리아의 가슴 깊은 곳에서
거부감과 경계심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탈리아는 스스로에게 되뇌었습니다.
'저들과 나를 비교하지 마.'
함께 춤을 추던 남자는 황녀들 사이에 감도는
팽팽한 기류를 눈치채고 슬쩍 미끼를 던졌습니다.
"두 분께서는 전하의 존재를 무시할 생각이신 것 같군요.
어쩌시겠습니까? 먼저 가서 인사를 청하시겠습니까?"
은근히 자존심을 긁는 도발이었습니다.
바로 그때, 동부의 귀공자 바르카스 라에드고 시어칸이
압도적인 기세를 풍기며 연회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황실 근위대 총사령관이자,
날 선 탈리아가 유일하게 가시를 거두고
연모해 마지않던 남자였습니다.
하지만 완벽한 가신의 후계자인 그가 다가가
부드럽게 손을 맞잡은 상대는 탈리아가 아니었습니다.
전 황후의 딸, 제1황녀 아일라였습니다.
그 다정한 모습을 목격한 순간,
탈리아는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절망과
맹렬한 분노에 휩싸였습니다.
하지만 겉으로는 온 힘을 다해 이성을 붙잡으며
세 사람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습니다.
그러나 이복언니 아일라는 다가오는 탈리아를 향해
분노나 경멸조차 내비치지 않았습니다.
마치 화낼 가치조차 없다는 듯,
지독히 담담하고 고요한 눈빛이었습니다.
그 철저한 무관심 앞에서 탈리아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갔습니다.
'어떻게 독을 먹인 게 나라는 걸 알면서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지?
마치 화낼 가치조차 없는,
무가치한 무언가를 보는 듯하잖아.'
모멸감과 처참함이 뼛속까지 파고들었습니다.
과거 자신의 악행을 떠올린 탈리아는 어둠을 집어삼키며
뼈저리게 후회했습니다.
처음부터 구토약 따위가 아니라,
단숨에 숨통을 끊어 놓을 맹독을 먹였어야 했다고.
그때, 아일라의 입에서 탈리아의 세계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말이 흘러나왔습니다.
바르카스와의 정식 혼인 날짜가 확정되었다는
선언이었습니다.
선황후와의 약속과 가문의 의무를 위해
아일라를 택한 바르카스.
그 잔인한 현실 앞에서 탈리아의 정신은
산산이 붕괴되었습니다.
들끓는 질투와 광기를 이기지 못한 탈리아는
아일라를 똑바로 응시했습니다.
"언니의 앞날을 축복해 주고 싶네요."
탈리아는 손에 쥐고 있던 붉은 와인을
아일라의 얼굴을 향해 그대로 끼얹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 찰나의 순간, 곁에 서 있던 바르카스가
무서운 속도로 끼어들어 탈리아의 손목을 낚아채고
와인잔을 사정없이 쳐냈습니다.
쨍그랑!
자신이 사랑해 마지않던 남자에게 완벽하게 거부당한
탈리아는, 깨진 파편 위에서 악에 받친 목소리로
잔인한 저주를 쏟아냈습니다.
"조만간 언니가 이런 모습이 되기를
매일같이 기도드릴게요."
의무와 명예만을 위해 감정을 마비시킨 채 살아온
바르카스가 망가져 가는 탈리아의 처절한 저주와
뒤틀린 사랑 앞에서 어떻게 흔들릴지,
그리고 죽음이 예정된 탈리아의 비극적인 운명이
어떤 변수를 맞아 궤도를 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카카오페이지에서
<잊혀진 들판>을 감상해 보세요!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다음 리뷰도 꼭 기대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