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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우정사이 - 블랙 슈트

므르므즈 | 2017-06-08 10:35

                           [웹툰 리뷰]블랙수트 - 박세준 차용운



  BL을 그린다고 소개하긴 싫지만 남자 둘이 붙어다니며 멋진 호흡과 땀내나는 우정을 내뿜는 작품을 그리고 싶은 사람들이 써먹는 대체 장르를 일컬어 '브로맨스 [BROMANCE]' 라고 부른다. 개인적으론 이 브로맨스라는 용어 자체가 상당히 거부감이 드는 데, 보통 브로맨스 작품이라 말하는 것들은 과도한 스킨쉽과 뜨거운 시선이 얽혀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냥 까놓고 BL물을 그렸으면 보지도 않았을 텐데 같은 아쉬움을 남기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장르명에 BL이 아니라 드라마, 연애 장르만 붙여놓고 초반에 히로인처럼 보이는 여성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작가는 정말 악질이라고 생각한다.



   대학교 4학년을 졸업한 엘리트인 송찬호는 우연히 미다스터치라 하는 회사에 취직하게 된다. 건달들 밖에 없는 주변 환경에서 유일한 대학물을 먹은 그는 주임 직책을 얻고 미다스터치의 서류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보통 조직에서 이런 일을 맡긴 대학생은 바지 사장으로 취급 받아 나중에 경찰들이 조사를 들이칠 때 넘겨줄 대타 같은 역할을 하지만, 이 만화에선 지점장인 신류하가 송찬호를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몰아치는 주변 사정은 이 두 사람을 가만 두지 못하고, 매 번 조직의 위협 속에서 겨우 겨우 살아가던 송찬호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90년대 00년대 한국 영화계에서 자주 보이던 의리있는 조폭과 의리없는 조폭의 대립 구도를 보여주는 작품인데, 캐릭터성은 기존의 의리와 암투 사이를 강조하던 조폭물들보단, 사랑과 우정 사이를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 주인공들의 갈등이 깊어질 즘에 클로즈 업 하는 게 주연들의 동기나 행동 양식보단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기 때문에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암투보다 더 위에 놓는다는 느낌을 준다.  



  이런 경향은 다분 연출 뿐만 아니라 전개에서도 그 모습을 빼꼼히 드러내곤 한다. 작중에서 암암리에 이루어지거나 주인공들이 머리를 쓰는 장면은 엉성하다. 예를 들어 작품의 초반을 보면 조폭이 운영하는 거래처에서 주인공이 "다른 곳과 거래하는 게 아니냐. 근거도 있다." 라고 묻자 변명 전에 일단 상대를 파묻고 보자며 바로 협박하며 주먹질을 하려 드는 모습을 보이는 데, 주인공을 구하는 지점장의 모습을 보여주겠단 의도만 다분한 전개라 어색한 느낌이 든다. 바로 후에 나올 구도를 위해 작위적인 상황을 만들겠단 의도만 보이고, 실질적으로 그 캐릭터가 해야할 변명과 행동은 등장하지 않는 것인데 이런 연출은 주인공들의 감정선이 어떤 방식으로 이어질 지 보여주기엔 충분하지만, 작품의 외적인 장르인 범죄 느와르를 제대로 보여주기엔 적절하지 못했다.



  작품 내에서 사랑으로 분명히 정의해야 될 감정에 대해 뚜렷하게 말하지 않고 두루뭉실한 우정으로 치환하려다 보니, 작품 속의 범죄적 요소보단 이 미묘한 감정에 신경쓰게 된다. 작품은 충분히 범죄적이고 어두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이 이야기에 얹혀진 사랑과 우정 사이는 이야기를 견인한다기 보단, 이야기의 본제보다 자신들의 이야기에 더 집중하라며 주의를 돌려놓는 역할을 한다. 



  네이버에선 이 작품의 장르를 스토리와 사랑으로 놓았지만 이 사랑을 이루기 위해 펼쳐진 범죄극이 만족스럽지 못했고, 그 어두운 분위기도 아쉽게 묘사된 경향이 있어 좋게 보지 못했다. 아쉽다는 말로 끝맺을 수 밖에 없겠다. 조금 더 악당이 매력적이었다면, 조금 더 인물의 개성이 확실하게 살아났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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