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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 - 민족주의와 이능력 배틀의 만남

누자비어스 | 2016-06-30 12:48

 

 

 

연재가 끝난 지 시간이 제법 흘렀고, 그러면서도 인지도가 매우 높은 작품을 다시 감상할 때는 평자로서 약간 몸을 사리게 되는 것도 같다. 이제 와서 작품을 비평하거나 감상하기에는 새삼스러운 측면이 있고, 유명한 작품이니만큼 그 재미를 기억하는 독자들이 많은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웹툰 ‘항해’ 또한 그런 작품 중 하나인데, 이 만화가 연재된 시기가 2008년도이니, 벌써 7년도 전의 작품인 셈이다.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그 사이에 다음을 대표하는 인기 작가로 자리매김한 HUN의 초기작인 만큼 확실한 재미를 보장한다.

‘항해’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특징은 ‘이능력 배틀물’로서의 기본과 싸움의 당위를 설명하는 민족주의적인 요소인데, 어느 쪽이든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재미가 있는 작품이라는 것 만큼은 부정하기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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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는 기본적으로 스스로를 ‘신’, 혹은 중간 관리자로 칭하는, 불사(不死)의 몸뚱이를 가진 하얀 머리의 남자가 한국의 ‘초인’들을 모으고, 단련시키며, 그들로 하여금 한국을 지키도록 만드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남자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이라는 나라 내지는 한반도는(어째서인지 남자는 ‘대륙’이라고 부르고 있다) 비유하자면 네 개의 기둥에 의해 보호받고 있는데, 이중에 하나의 기둥이라도 쓰러지게 되면 균형이 무너져 결국은 파국에 이른다는 것이다. 여기서 네 개의 기둥은 네 명의 초인을 의미한다. 자연히 주변 국가, 작중에서는 대체로 일본인데, 이웃한 국가들에서는 자국의 초인을 파견해 이들 한국을 수호하는 초인들을 죽이려고 한다. 국가를 수호하는 사람이 겨우 4명밖에 없고, 심지어 이 중 3명은 완전히 초짜이거나 나라를 위해 제대로 싸울 의지가 없어 보이는 막장스러운 상황은 한국만의 문제인지, 그렇다면 원인은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미르, 영, 발해는 불꽃머리 남자가 힘들게 모은 3명의 초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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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오빠를 둔 여고생 ‘미르’는 어느 날 갑자기 인간처럼 보이지 않는 남자들의 습격을 받고, 남자에 의해 간신히 위기를 모면하며 스스로의 능력을 각성한다. 존재 자체가 위기를 불러일으키며, 자연히 가족들까지 그 위험을 떠안게 되는 상황이 싫어서, 남자의 모호한 설명에도 미르는 그를 따라나선다. 미르의 능력은 무서운 파괴력을 가진 활솜씨에 있는데, 명중도가 꽝이어서 그렇지 일단 맞기만 하면 작중에서 등장하는 적들 중에서 남아나는 경우가 없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발해’는 미르와는 달리 가정환경에서부터 평범을 한참 벗어났는데, 그의 아버지는 소싯적에 초인으로 활동했었고 자신의 아들이 능력을 타고날 것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다만 그의 아버지는 발해가 싸움에 휘말려 죽거나 다칠 것을 두려워해 산골에 은거하며 발해를 숨기지만, 으레 이런 작품에서 그렇듯 오래 가지는 못한다. 발해는 상식을 초월하는 괴력을 가진 (미?)소년으로 주먹질 한 방에 바위를 깨부수고 돌진하는 트럭을 맨몸으로 받아내는 말 그대로 ‘괴물’이다.

 

‘영’은 총알의 명중을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인물로, 한때 정부 밑에서 일하다가 은퇴하고 무기 밀거래를 하며 암약하고 있다. 영 또한 남자와 발해가 직접 일본에까지 찾아가 일행에 섭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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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듯 항해를 관통하는 주요한 두 가지 키워드는 ‘이능력 배틀물’과 ‘민족주의적 당위’인데, 이능력 배틀물에 관해서는 길게 얘기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전투 묘사부터 인물들의 성장까지 아주 모범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도저히 7년 전의, 그것도 초기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깔끔한 그림체와 묘사력, 스릴 있는 연출을 보여주고 있다.

 

민족주의적 요소는 작품에서 등장하는 ‘초인’들의 싸움이 국가 간의 대리전 내지는 특수부대의 싸움 비슷하게 정의되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분명히 신선하고 다른 작품에서는 쉬이 찾아볼 수 없는 설정과 배경이지만, 그 자체로 다분히 정치적인 요소를 차용한 만큼 호불호는 갈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개인적인 감상에 의하면 ‘한국’ 안에서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화로서는 전혀 문제가 될 게 없고, 오히려 싸움의 당위성을 살리고 흥미를 더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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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가 완결된 지 벌써 7년, 중간에 외전격으로 4회 정도 되는 분량의 단편이 나오기는 했지만, 2부가 언제 나올지는 알 수 없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벌써 7년의 시간이 흐른 만큼 이미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싶지만, 1부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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