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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이 제가 대신 낳아드립니다, '대리모'

박은구 | 2018-10-31 13:40

                                        


대리모, 사전적인 정의로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부부의 의뢰를 받아 아기를 대신 낳아주는 여자.' 즉, 남편이 되는 남자와 대신 관계를 맺어 아이를 임신하고 낳아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본 작품의 여주인공은 다정하고 착한 남편과 행복한 결혼생활을 보내고 있지만 딱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바로 자신이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라는 것이다. 모든 걸 다 가진 그녀에게 딱 하나 부족한 것, 그러나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 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한 것이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어머니의 끊임없는 압박, 그리고 지금의 부유한 삶을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등이 계속해서 그녀를 궁지로 몰아세웠다. 그녀의 독백으로 보아할 때 그녀의 과거 경제적인 형편을 썩 좋지 않은 듯 하였고, 현 남편을 만남으로서 '사모님'이라는 호칭을 들을 정도의 부를 얻게 된 것 같았다. 작 중에서는 그녀의 과거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필자의 개인적인 추측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그녀는 자신이 가진 것들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 최후이자 최악(이 될수도 있는)의 선택을 하게 된다. 바로 '대리모', 즉 다른 여자를 통해서 남편의 아이를 낳게 하려는 것이다. 일반적인 여성이라면 하지 않았을 선택이지만 그녀는 이러한 선택을 하면서까지 현재의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들을 빼앗기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이 선택이 오히려 자신이 가진 것들 중 가장 값진 것을 빼앗기게 될 선택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의 남편이 부부들의 관계를 위한 색다른 도구를 꺼내는 모습.>


부부사이의 관계를 말할 때 잠자리는 무척이나 중요하다. 이혼을 하는 부부들 중 30프로 이상이 성관계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통계가 있다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잠자리는 부부의 관계에 있어 꽤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뜬금없이 이러한 얘기를 왜 꺼냈냐 하면은 주인공의 남편은 자신의 성적인 판타지가 강한 인물이다. 여러가지의 로망이 있고, 또 그것을 자신의 사랑하는 아내인 주인공이 이뤄줬으면 한다. 그러나 주인공은 그 모든 것을 완강히 거절한다.

                                                   

부부관계를 떠나서 사람과 사이, 친구 대 친구, 스승과 제자, 그 어떤 관계든 일방적인 관계란 없다. 관계란, 일방 통행이 아니다.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듯, 서로의 의견을 적절히 교환하고,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 그것이 관계의 출발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자신의 판타지를 강요하는 행위는 옳지 않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일방통행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방의 요구 또한 수용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것이 기본인 것이다. 그러나 본 작의 주인공은 타협의 여지조차 주지 않은 채 완강히 거절한다. 칼 같이 거절해버리는 자신의 그 행동이 남편에게는 어떻게 다가올 것이지, 그것이 훗날 어떠한 여파를 일으킬 것인지 그녀는 모르고 있었다.


                                         


대리모를 소개해주는 업체를 통해서 자신과 닮은 여성을 찾게 된 주인공은 그녀와 계약을 한다. (화장을 안 한 모습은 주인공조차도 놀랄 정도로 많이 닮았다.) 여러가지 조항과 함께 계약은 체결되고, 그녀를 자신의 집에 들이게 된다.  


                                              


가면을 씌운 이유는 간단하다. 대리모를 통해서 애를 낳으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주인공 역시 한 명의 여성이고, 아내이다. 자신의 남편이 다른 여성과 성관계를 맺는 것이 좋을 아내가 대체 누가 있을까. 그러니 조금의 교감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자신과 닮은 얼굴도 보이고 싶지 않아서) 가면을 씌운 것이다. 혹시 모를 접촉은 피하는 것. 여자로서의 감이 발휘된 것일 수도 있겠다. 갑작스럽게 모르는 여성을 데려와 우리의 아이를 낳아줄 대리모라고 소개하면 그 어떤 남성이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당연히 남편은 자신과 상의도 없이 이러한 결정을 한 아내를 질책하며 완강히 거부했으나 이런 식으로라도 아이를 갖고 싶다는 아내의 부탁을 이기지 못해 100일 안에 임신하지 않으면 아이가 없이 살자는 걸로 합의를 한다. 

 그래도 남편은  아내가 있는 몸에 다른 여성을 안는 행동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관계를 갖는 척만 하려고 했으나 자신의 욕구를 이기지 못하고, 관계를 맺게 된다. 이후 남편은 아내와는 다르게 적극적인 대리모에게 점점 매력을 느끼고, 그녀와의 관계에 정신적인 만족감을 얻는다. 자신의 아내는 결코 해주지 않던 것들을 대리모는 아무렇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인물이 등장한 것이다. 거기다 우연한 계기로 그녀의 얼굴 또한 보게 되고, 아내와 닮았다는 사실에 남편은 더욱 호감을 느낀다.


                                     

여자의 육감은 무서운 법, 주인공은 남편과 자신이 데려온 대리모의 관계가 심상치 않음을 본능적으로 느낀다. 남편은 더욱 더 자신의 욕구를 있는 그대로 충족시켜주는 대리모에게 끌리고 있다. 대리모는 자신이 이 집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욱 발버둥친다. 한 여자의 등장으로 인해, 그들의 관계는 거미줄처럼 얽히고 꼬여서 이제는 그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필자는 작품을 보는 내내 그들의 미래가 파국으로 치닫을 것 같다는 불안감을 도저히 떨쳐낼 수가 없었다.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 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작중에서도 언급이 된다. 주인공의 현 상황에 빗되어 봤을 때 무척이나 의미심장한 말이 아닐 수가 없다. 과연, 박힌 돌이 살아남을 것인지, 굴러들어온 돌이 살아남을 것인지, 그것이 앞으로 이 작품을 지켜보는 데 있어 가장 큰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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