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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되는 신작, 내 눈에만 보이는 '검은 인간'

박은구 | 2019-04-08 13:45



필자는 웬만하면 작품을 몰아보는 편이다. 특히 설레고, 재미있고, 기대가 되는 작품일수록 더욱 아껴서 보는 편이다. 맛있는 건 나중에 먹는 그런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근데 이번에 그런 나의 습관을 깨버릴만큼 재미있는 작품이 찾아왔다. '검은 인간' 제목부터 무척 흥미로웠고, 1화를 보는 순간 마지막까지 몰입하고, 또 몰입하고 심지어는 미리보기도 전부 봐버렸다. 그만큼 재미있고, 사실 너무 일찍 봐버린게 아닐까 하는 안타까움도 있다. 이걸 더 아껴두고 몰아서 봤어야 지금 내가 하루하루 이 작품을 안 기다릴텐데 라는 생각.




아주 화목한 가정이 있었다. 부부는 서로를 지극히 사랑했고, 자신들의 사랑의 결실인 아들을 사랑했다. 아들은 부모를 사랑했고, 이 행복은 영원히 지속될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아주 이상적인 가족이었으니까. 하지만 불행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찾아오는 법이었다. 세상은 야속하고, 언제나 공평하지 않았다. 



주인공 '강남'이 7살이 되던 해, 그 해는 그에게 있어서 가장 불행한 해였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일상, 행복이 송두리 채 부숴져버린 아주 끔찍한 해. 어린 아이 스스로 견디고 받아들이기에는 정말 가혹한 일이었다. 강남의 어머니가 요리를 하기 위해서 가스레인지를 키는 그 순간 가스 폭발이 일어났다. 엄청난 불길이 집안을 덮쳤고, 우연히 밖에서 그걸 보고 있던 한 노인이 집안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리고 강남이만을 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로 인해서 강남이는 얼굴에 커다란 화상을 입었고, 흉측하다 못해 끔찍한 얼굴이 되어버렸다. 가족은 전부 사망한 상태였고, 불행이 그를 덮쳐 버린 것이다. 그리고 강남이는 시력을 잃어버렸다. 붕대를 푸는 날, 그의 눈에는 아무것도 비추지 않았다. 딱 하나를 빼고는.


 


저 검은색의 귀엽게 생긴 이상한 존재가 그의 눈에만 보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고 할아버지와 강남이는 퇴원했다. 강남이는 다시 웃음을 찾았다. 그리고 그에게만 보이는 검은색 존재에게 이름을 붙여주었다. 깜장이, 귀여운 외형과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상상 속 친구인 깜장이 덕분에 강남이는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는 것 같았다. 두려움이 사라졌었다. 잘 이겨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것이 강남이의 심정이었다. 그러나 복육원에 가고나자 그것이 착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들은 강남이에게 다가오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외형 때문이었다. 아이들은 강남이를 괴물이라고 불렀다. 강남이의 화상으로 인한 흉터는 차마 보기 어려울정도로 징그러웠고,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에게는 더욱 끔직하게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괴롭고 힘든 건 강남이였다. 시간이 지날 수록 아이들은 강남이를 따돌렸고, 강남이는 계속해서 참고 버텨갔다. 그래도 다행인건 상상 속 친구인 깜장이가 있었기에 그나마 덜 외롭다고 느끼고 있었다. 여기서 되게 슬프고 안타까운 대사가 아주 인상적으로 남는다.

'이런 따돌림이 익숙해질 때쯤 알게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낯섦과 두려움은 가벼움으로 바뀐다는 것을.'


무척이나 슬픈 대사라고 생각한다. 저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그저 무뎌지는 것이니까. 이후 계속 괴롭힘을 차고 지내던 강남이 한 번 이성을 잃은 듯 한 장면이 묘사 된 적이 있는데 이게 복선으로 생각되는 것이 강남 안에는 어떠한 존재가 한 명 더 존재한다. 그는 강남에게 자신이 복수를 도와주겠다며 속삭이는데 그것이 나올 때면 강남은 이성을 잃고 다른 사람처럼 변모한다. 그럴 때 다행히도 깜장이가 강남을 말리는데 이것이 과연 강남의 상상 속에서 만들어진 존재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러다가 강남이를 구해준 할아버지가 강남이를 보러 오게 되고, 정식으로 강남이를 입양하게 되어 할아버지와 강남이는 새로운 가족이 된다. 그리고 강남이는 자신의 할아버지를 위해서라도 모든 걸 참고 견뎌내겠다고 굳게 다짐한다.


할아버지는 항상 그에게 힘이 되어주었고, 그렇게 강남이는 할아버지의 보살핌 속에서 마음 속 상처를 치유해가며 조금씩 성장해나간다. 물론 자신의 상상 속 친구인 깜장이도 한몫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가 아무리 그렇게 마음을 먹었다고 한들 현실은 더욱 더 쓰레기 같은 법이다. 쓰레기들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어디에도 있다. 굳세게 버티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남이의 외형을 비하하며 괴롭히는 쓰레기들에게 강남은 묵묵히 버티며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보려고 한다. 그때, 깜장이가 강남에게 말을 건다. 자신이 너를 바꿔주겠다고. 네 눈을 고쳐주고, 네 화상을 고쳐주겠다고. 강남이는 웃으며 대답한다. 내 상상에 불과한 존재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고. 그 자신도 아는 것이다. 이건 그냥 자신의 무의식이 만들어낸 바람일 뿐이라는 것을.


그러나 깜장이는 말한다. 자신은 상상이 아니라고, 난 언제나 너의 몸속에서 살아있었다는 것을. 살짝만 자신을 내려놓고 힘들다고 말한다면 모든 걸 바꿔주겠다고. 그리고 강남이는 힘들다고 말한다.


그리고 정말 강남이는 눈이 보이게 되고, 흉터가 사라지게 되고, 온몸의 힘이 솟는 이상한 현상을 겪게 된다. 무엇으로도 납득할 수 없는 기이한 현상, 깜장이는 정말로 자신의 상상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할아버지에게 이 기이한 현상을 설명하고 할아버지 또한 별 다른 말씀 없이 그냥 넘어간다. (여기서도 무언가 의심이 되는 게 이 현상을 받아들이는 할아버지의 태도도 이상하다.) 그리고 강남이 몸을 치료하는 장면에서 깜장이와 위의 강남이에게 복수를 속삭이던 존재가 대화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의미심장하다. 강남의 옆에서 어릴 때부터 그를 보살펴주던 상상 속 존재인 깜장이는 선역인지, 악역인지 앞으로 새로운 학교에서 적응을 하게 될 강남에게는 어떠한 미래가 펼쳐질 것인지 매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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