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뒷맛 없는 깔끔한 개그 <만물의 영장>

임수신 | 2020-05-27 11:06

<만물의 영장>의 주인공 '우영장'은 돈을 벌기 위해 원양어선에 탔다가 사고로 바다에 빠져 7년간 실종 상태였다. 기적적으로 살아돌아온 그는 떠나기 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는 파도에 휩쓸려 모든 생명체가 육식을 추구하는 ‘맹수의 섬’에 도착했고, 살아남기 위해 동물들의 기술, 언어, 그리고 생존법을 배웠다. 그런 그는 섬에서 최강자가 된 후 섬에서 탈출해 두 명의 동생들, 우소임과 우소이에게 돌아왔다. 

꾸왁?

작품의 스토리는 영장이 섬에서 익힌 동물들의 기술을 구사하며 진행된다.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인간 파리’가 되어 파리처럼 손을 비벼 열을 내 기름 묻은 그릇을 담가 둔 찬물의 온도를 높여 손쉽게 설거지를 한다. 혹은 흥분한 남고생이 주먹을 들고 달려들 때 ‘인간 캥거루’ 모드로 학생을 주머니에 넣어 진정시킨 뒤 꿈나라로 보낸다. 올무에 걸린 뱀을 구하기 위해 ‘인간 꽃게’ 모드로 올무를 손으로 잘라버리기도 한다. 이러한 영장의 능력은 이야기의 전개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대사 없이 진행되는 회차도 많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뾱뾱뾱뾱뾱뾱

<만물의 영장>은 유기견 문제, 야생동물 밀렵 문제 등 동물과 관련된 문제들도 종종 다룬다. 영장은 동물들과 교감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능력 여부와는 별개로 다른 종과의 교감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영장의 순수한 선의이다. 보민 작가님은 선량한 영장의 시선에서 몇몇 사람들의 악의 가득한 행동을 바라봄으로써 동물 학대라는 사안의 심각성을 부각한다. 

밀렵은 나쁩니다

<만물의 영장>을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이끄는 것은 뒷맛 없는 깔끔한 개그이다. 코미디는 어려운 장르이다. 조롱, 비꼬기, 자학 등 많은 유머가 그 이면에 비하의 의미를 숨기고 있다. 그런 유머에 웃는다는 것은 비하에 동조한다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코미디는 무서운 분야이며, 코미디 장르의 콘텐츠를 제작할 때는 보다 더 신중해야만 한다. <만물의 영장>의 개그에는 찝찝한 뒷맛이 없다. 도덕적 결함이 있는 등장인물은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그런 인물이라 할지라도 결코 비하당하지는 않는다. 작품을 감상하며 시원하게 웃다 보면 한 화가 다 끝나 있곤 한다. 

아 빌리브 아 캔 플라이

클리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만화, 독자의 허를 찌르는 전개, 정결한 개그의 성지. <만물의 영장>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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