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보기 좋은 계절이 찾아온다, <2-3 승강장>

이야기의 시작은 지하철에서 진행이 되어요. 대부분의 사람이 하루에도 몇 번이고 들르는 평범하고 친숙한공간이죠.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어쩌면 그만큼 이상한 사람도 많다는 것을 의미할지도 모르겠네요.
마음대로 풀리는 것은 하나 없어도 아직은 청춘인 주인공. 그는 도피할 수 없는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소망을 가득 담아 오늘도 술을 찾습니다. 함께 술을 마시자는 친구들에게 조금 기다리라며 도착한 열차에 올라탑니다. 다행히도 자리는 텅텅 비어있었죠.

그러는 순간 같은 칸에 탄 아저씨가 큰소리로 통화를 해요. 다들 이런 경험 한 번쯤은 있을 것 같은데요. 특히나 자리 잡았을 때 이런 사람 만나면 칸을 옮기기도 그렇고 짜증만 난다고요. 주인공의 시선 역시 그쪽으로갑니다. 가만히 듣고 있다 보니 무언가 이상해요. 아저씨가 통화가 아니라 누군가에 협박을 당하는 것 같습니다. ‘문이 닫힙니다.’ 문은 닫히고 열차는 출발합니다.

주인공은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냥 뭐 급한 일 있구나 싶겠죠. 그만큼의 관심도 주고 싶지 않다면 미친 사람인가보다 하고 넘어갈 수도 있고요. 다시 통화를 이어가려던 순간이었습니다. 주인공의 옆으로 여자가 한 명 앉아요. 아까 제가 칸에 사람이 별로 없어 자리가 텅텅 비었다고 말했던 거 기억하시나요? 혼자 떨어져서 편하게 갈 것이지 왜 굳이 붙어 앉는 걸까요.
의문이 듦과 동시에 등록되지 않은 친구에게로 메시지가 하나 옵니다. 주인공의 이름까지 알고 있는 사람은이어폰을 빼지 않으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협박을 해요. 하지만 주인공은 그 위협을 믿지 않죠. 메시지는다시 한번 옵니다. 옆에 여자 가방에 무엇이 있는지 보라고요. 주인공은 그렇게 여자가 칼을 가지고 있다는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칫 청춘물로 오해할 수 있었던 분위기는 일순간 얼어붙게 됩니다. 여자는 익명의 메시지가 원하는 대로 따르지 않는다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말해요. 주인공은 얼떨떨하지만 멈춰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랬다가는 저 날카로운 칼끝이 자신을 찌를지도 모르니까요. 여자는 요란한 토끼 모양의 폰 케이스를 주인공의 핸드폰에 끼우라고 요구합니다. 부탁이 어딘가 이상한 것 같기도 하네요.

지하철은 너무나도 공개된 장소입니다. 문은 계속해서 열리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뛰어내릴 수 있죠. 짧은시간 안에 닫히고 출발까지 하니 도망치기 좋은 특징을 가지고 있는 대중교통이에요. 더불어 이용하는 사람도 많고요. 이야기는 신기하게도 공개된 장소에서 전개됩니다. 보통 괴담은 폐쇄된, 타인에게 보이기 어려울만한 곳에서 진행되어요. 그래야만 더욱더 쉽게 공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작가는 쉽게가는 길보다 신선함을 주는 길을 택했습니다. 역시 괜히 대상이 아니겠죠.

아무래도 익명의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이 같은 열차에 있나 봅니다. 주인공의 움직임을 세세하게 파악하고있거든요. 처음에는 칼을 들고 있는 여자가 자신에게 보내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메시지가 오는 동안 여자는 휴대폰을 쥐고 있지 않았거든요. 간신히 시선을 피해서 구조 메시지를 적는 데 성공한 주인공. 자신 옆에 앉아있는 아저씨에게 내용을 보여줍니다. “자네도 그 방 회원이야?” 뭐라는 거죠. 지금? 아저씨의 반응이 평범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이 사람도 알 수 없는 미스터리에 엮인 인물인가 봅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한 시도가 허공에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어요.
마치 누군가 의도하고 자기가 선택한 사람을 골라 태운 것 같아요.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주인공과 같은 운명인 등장인물이 하나둘씩 등장합니다. 정말이지 지하철이 가진 특성을 잘 살렸어요.

익명의 메시지는 타인에게 이 일을 들켜서는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혼자 하지 못 하는 일도 여럿이 뭉치면용기가 생긴다는 말이 있죠. 자신보다 어리지만, 같은 협박을 받는 남자아이를 만난 주인공. 그는 잘만하면도망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이 이렇게나 쉽게 풀릴 리가 없어요. 이 일에 연루된 등장인물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소란은 커집니다. 멈출 줄 모르고 몸짓을 키우는 소란에 물을 부은 것은 토끼 인형 탈이었어요. 토끼 인형 탈을 벗은 단발머리의 여자가 총을 내밀자 그들은 시간이 멈춘 것처럼 굳어버립니다.

주인공과 총을 가진 토끼 인형 탈은 아는 사이었나 봐요. 지하철에서 진행되던 이야기는 오랜 과거로 돌아갑니다. 아직 주인공이 어려 여름 성경 학교에 갈 때로요. 여자는 홀로 그늘 속에 있는 것을 즐기는 타입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생각을 엄마는 존중할 줄을 모르는 사람이었고요. 반강제로 이곳으로 온 여자는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축제를 즐기지 못하고 있었죠. 그런 여자의 주변에 스스럼없이 다가와 준 것이 주인공이었답니다. 여자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불편하지는 않았지만, 그리 싫지는 않았어요.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친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는 그런 분위기. 이후에 어떤 이야기가 있길래 지하철에서 이런 사이로만나야만 했을까요? 여러분들 새롭게 만들 수 있는 스릴러, 가까운 곳에서 벌어지는 스릴러. 공모전 대상 작품을 네이버 웹툰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