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새엄마의 친구들, 새엄마의 한계를 탈피한 수작

박성원 | 2020-11-15 18:24

'새엄마'라는 소재는 매체를 가리지 않고 한국의 19금 장르에서 꽤 흔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 작품을 리뷰하기 전에 먼저 개인적인 감상을 좀 늘어놓자면, 상당히 고루한 소재가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입니다. 딱히 문헌적인 근거는 없지만 새엄마라는 소재 자체가 아주 오래된.. 그러니까 이미지나 영상보다는 활자 매체가 주류이던 시절에나 잘 통했던, 그런 느낌입니다. 게다가 새엄마를 메인으로 내세운 이상 히로인의 개성도 그런 속성에 의해 한계를 규정받는 것도 무시할 수 없죠. 네. 그냥 별로 제 취향이 아니라고 요약해도 할 말이 없습니다.

'새엄마의 친구들'은 그런 부정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리뷰어로서 평가하자면 리뷰글의 제목처럼 '새엄마의 한계를 탈피'했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가장 큰 비결은 아마도 메인 히로인이 될 수밖에 없는 새엄마가 전부가 아니라, 그 친구들의 비중이 새엄마 못지않게 넉넉하다는 점입니다.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지요.


새엄마의 친구들 새엄마 등장


주인공 석우는 어렸을 적에 친엄마를 잃고 아버지 슬하에서 자란, 그리고 지금은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버린 20대 중반의 청년입니다. 왜 그렇게 되었는가 하면, 석우의 집안(정확히는 아버지)에는 돈이 많고, 어머니를 어린 나이에 잃은 아들을 딱하게 여긴 아버지가 물질적인 지원을 팍팍 밀어주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엄마가 없는 데다 주변인들이 석우의 물질만을 보고 접근한 덕에 인간 불신과 사회에 대한 공포를 얻게 됐다는 것이 작품의 설정 내지는 설명입니다. 이게 발달심리학적으로 정합한지는 알 수 없지만 내러티브적으로는 꽤 그럴 듯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석우의 아버지는 비서였던 여자와 재혼하게 되고, 자연히 그녀는 석우의 새엄마가 됩니다. 석우는 처음에 그녀가 아버지의 재산을 노리고 결혼했다고 의심하지만, 3달의 시간이 흐르며 그녀의 진심(아마도?)을 확인하며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가고 있었죠. 참고로 석우와 새엄마는 6살 차이, 그러니까 20대의 남자와 30대 초의 여자라는 설정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2) 새엄마가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는데, 모두 그녀와 동갑이며, 아이돌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굉장한 미모를 자랑하는 여자들입니다.


새엄마의 친구들 놀란주인공


대강 줄거리 소개만 읽고 나면 아주 뻔하고 전형적인 이야기가 눈에 밟히는 듯한데, 완전히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클리셰에만 의존한 그런 안이한 작품은 아닙니다. 탑툰뿐만 아니라 여러 플랫폼에서 접했던 19금 남성향 작품 중에서도 꽤 괜찮은 수작인데요. 장점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제일 먼저 중심이 되는 이야기의 뼈대가 있다는 점. 자세히 언급하면 스포일러가 될 텐데, 단순히 '주인공이 6살 연상의 여자들과 그렇고 그런 짓을 하는'게 전부는 아닙니다. 장르가 장르인 만큼 핵심은 그 부분이 맞지만, 내러티브의 구조를 갖출 수 있는 갈등 요소를 시작부터 깔고 간다는 점은 상당히 좋습니다. 그리고 이 갈등 요소가 앞서 언급한 핵심(그렇고 그런)과 잘 맞닿아 있어서 뜬금없거나 붕 뜨지도 않고요. 19금 남성향 웹툰을 주로 즐기는 독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할 법도 합니다. 그러니까, 하렘물에서 모든 히로인들을 함락시키고 난 다음에도 뭔가 기대할 건덕지가 있다는 의미이지요.


새엄마의 친구들 친구1


다음으로는 뻔한 얘기지만 캐릭터의 개성인데, 새엄마 외에도 그 친구들이 세 명이나 등장합니다만 한 명 한 명의 캐릭터 메이킹이 상당히 준수한 편입니다. 작화가 받쳐주는 것은 당연하고, 사실 친구들 하나하나의 캐릭터는 클리셰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붕어빵으로 찍어낸 것 같은, 심지어 동일한 작품 안에서도 구분이 무의미한 재미없는 캐릭터들도 흔히 볼 수 있는 시장에서, 이 정도면 분명히 합격점을 줄 수 있습니다. 주인공 석우와 이어지는 과정도 자연스럽게 잘 풀어나갔고요.


새엄마의 친구들 친구들단체샷


마지막으로는 다소 개인적인 취향일 수도 있겠지만, 앞서 얘기한 것처럼 다소 고리타분할 수 있는 '새엄마'라는 소재를 잘 요리했다는 점 자체를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친구들을 우르르 등장시켜 - 그러면서도 개성을 살리고 -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적절한 작화와 나이 같은 적절한 설정, 그리고 등장은 적지만 의외로 존재감을 뽐내는 아버지와, 아직은 어색한 석우와 새엄마의 감정선 등등. 새엄마가 메인으로 나오는 19금 웹툰들이 모두 이 작품처럼 낡지 않고 새로운 옷을 입고 있다면, 얼마든지 환영해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정리하자면 최근에 본 19금 남성향 웹툰들 중에서도 손꼽힐 만한 수작입니다. 새엄마를 싫어하는 저같은 독자라도 한 번쯤 일독을 권해 봅니다. 새엄마를 좋아한다면, 두말할 필요가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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