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인터뷰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31 - '아만자, D.P 개의 날' 김보통 작가 인터뷰
by 관리자
2018-01-31 20:49:46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31

 

[아만자, D.P 개의 날]

 

김보통 작가 │ 레진


작업중인 김보통 작가


『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 출간 축하드립니다. 출간하신 소감이나 책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메시지 없이 낸 책이에요. 한겨레 신문에 연재했던 것을 모아낸 책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일관된 주제를 가지고 썼다기보다는 아무 생각없이 읽을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쓰기시작 했던거죠. 편하게 아무데나 펼쳐서 아무렇게나 읽어도 되는 책이 목표에요.


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 사인을 하는 김보통 작가

이번에 출간하신 책과 함께 사인을 해주시는 김보통 작가님



수필을 적을 때와 만화를 그릴 때 독자들의 반응은 어떻게 다른가요?

일단 독자층이 달라요.

보통은 제 만화를 본 사람들이 수필을 읽는 순서여야 하는데, 물론 그런 분들이 있지만 만화가라는 것을 모르고 수필 책만 보시는 분들이 있어요. 제가 이전에 냈던 수필 책 같은 경우에도 책을 먼저 접한 후 만화를 보신 분들이 많았어요. 만화가라는 것도 모르시는 분들도 많았고, 읽으면서도 무슨 만화인지 모르면서 보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그래서 독자층이 다른 것 같아요. 만화를 보는 층이 있고, 수필을 읽으시는 층이 있는 거죠. 특히 저번 책 같은 경우 회사원 관련된 얘기였기 때문에 회사원이신 분들이 많이 읽으셨죠.

이번 책의 경우엔 제가 자라면서 겪은 가벼운 추억 얘기이기 때문에,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수필을 원하시는 분들이 읽으신 후에 '이 사람이 그린 만화도 있다니까 봐야지' 하고 만화를 보시는 분들도 있어요. 



신파가 아닌 암환자의 심정 위주로 서술한 아만자 중

많은 만화들이 일반인 혹은 아주 특별한 인물들을 이용해 소년만화처럼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반해 작가님의 <아만자>, <D.P 개의 날> 같은 작품들은 암 환자나 탈영병 등 비주류의 인물을 주요 인물로 등장시켜 스토리를 진행하지요. 그런 소재를 다루시는 이유가 있나요?

첫번째로 제가 변두리에 있는 사람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요. 이번에 나온 책도 잊혀가는 것들에 대한 기억을 모아둔 책인 것처럼, 항상 주류가 되가는 사람들보다 그 주변에 있는 엑스트라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암 환자나 탈영병,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요.

원래 대중이 좋아하는 만화를 그리는 게 좋잖아요? 이쁘고 잘생기고, 강하고. 굉장히 용기가 있거나, 밝은 사람이 주인공인 그런 이야기요. 사람들이 만화를 보며 얻으려하는 즐거움은 스토리를 통해 대리만족하거나 통쾌함을 느끼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그런데도 '내가 암울하고 우울한 인물을 다루는 이유는 뭘까' 생각해보는데, 천성이 그런 것 같아요.

그쪽에 관심이 많은 것도 있지만, 또 계속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만화가의 입장에서 계산적으로 보면, (이 분야는) 경쟁자가 별로 없어요.

예를 들어, '이 세계 용사님'을 그린다. 경쟁자가 엄청 많죠. '학교 짱'을 그린다. 경쟁자가 엄청 많잖아요. 이미 정점을 찍고 있는 분들이 너무 많은데 그에 비해 전 그런 경쟁자가 별로 없죠. 탈영병은 아예 없고 암 환자의 이야기는 조금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보편화된 주제는 아니죠.

제가 얼마 전 어디선가 본 게 하나 있어요. '만화를 통해 사람들이 얻으려는 것은 큰 깨달음이나 자아실현 같은 큰 가치를 얻으려는 게 아니라 단순히 오락으로써 소비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무거운 메시지를 담으려는 것부터 실패다.'는 이야기였죠.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런 이야기들이 주류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다른 분들이랑 같은 주제로 경쟁을 했으면 힘들지 않았을까.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지나고 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아만자에서 '사실 누가 미안할 필요는 없는 일이다. 암에 걸린 건 내 잘못도, 엄마 잘못도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그저 운이 없었을 뿐이다. 우연히 이렇게 됐을 뿐이다.’ 이 대사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작가님은 자신의 작품 속에서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나요?

npc는 전기용의 꿈을 꾸는가 중 게임을 현실에 은유한 내용

지나간 만화는 거의 까먹고 요번 주 마감만 생각해서 잘 기억나진 않아요. 비교적 최근에 그렸던 것 중에, 작년에 NC 소프트를 통해서 그렸었던, 'NPC는 전기용의 꿈을 꾸는가?'라는 만화를 보면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나는데, 거기서 나오는 악역 주인공이 '모두가 평등하면 누가 게임에서 과금을 하겠느냐' 라고 이야기 하거든요. '돈을 안 내면서 모두가 즐겁게 즐길 수 있다면 뭐하러 과금을 하고 어떻게 그 게임이 유지가 될 수 있겠냐'라고 하니까 주인공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하지만 그건 게임이 아니잖아요.' 라고 이야기 해요.

사실 그 만화는 겉으로 볼 땐 게임에 대한 만화였지만 제가 그릴 땐 게임을 현실에 비유해서 그렸었어요. 만화에서 주류가 되는 소재는 게임이지만 결국 그 게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현실에 은유해서 그렸던건데. '게임'을 '현실'이란 말로 바꿔보면 악역이 했던 말처럼 '돈을 안 내고도 누구나 즐거운 게임이 있다면 거기 누가 과금을 하겠냐'라고 하는 얘기가 결국은 '돈이 없는 사람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라면 누가 열심히 돈을 벌려고하고 그 사람들이 어떻게 부를 만들어 내겠느냐'라는 얘기가 되죠. 그리고 주인공은 '하지만 그렇게 사는 세상이 과연 이상적인 세상인가'라고 되묻는 장면을 뜻했어요. 지나고 나서 남는 장면은 그 장면이었어요. 앞으로도 항상 그런 장면을 그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소재가 게임이 됐건, 암 환자가 됐건 탈영병이 됐건 과연 지금 이 현실이 정상인 건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원하는대로는 안되고 있지만요.


'D.P 개의 날'을 보면 탈영병마다 탈영하는 이유가 나오는데요. 특히 가혹 행위로 인한 탈영이 많았어요. 다른 작품들에선 권선징악으로 가혹 행위를 한 사람의 처벌이 나올 때가 많은데, 'D.P 개의 날'에선 가해자가 어떻게 된다라는 결말보다는 탈영병이 영창을 가는 것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될 때가 많더라고요. DP병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실제로도 가해자들은 처벌을 잘 받지 않나요? 만약 그렇다면 그런 상황을 독자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이야기 안에서 안보여주는 것인가요?

일단 현실적으로 얘기하자면 가해자가 처벌을 받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어요. 탈영병 같은 경우에도 처벌을 받는 경우가 있고 아닌 경우도 있어요. 100% 징역을 살고 빨간 줄을 그어지는 게 아니라 기소유예가 되고 풀려나는 경우가 상당수 있어요.

하지만 그런 이야기들을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탈영병이 육군 교도소에 잡혀 가고, 그 뒤에 가해자도 잡혀서 육군 교도소에 가게 된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넣지 않았어요.

제가 보여주려고 했던 것은 '탈영이란게 왜 발생하는가'였고, 피해자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었기 때문에 가해자에 대한 이야기까지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 가해자가 처벌을 잘 안받는다는 상황을 일부러 보여주기 위한 건줄 알았어요. 만화 중 장기탈영자의 이야기도 있잖아요.

장기탈영 같은 경우 가해자들이 제대를 해버려요. 그러면 제대한 사람까지 소환해서 조사해야 하는데, 군대라는 조직이 일을 키우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말이 나오지 않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일을 키우지 않고 해결하려고 해요.

가해자가 제대한 경우에도 군 법무관이 소환하여 조사할 순 있어요. 하지만 군 간부들은 사건을 축소하는 것이 목표고, 혹시나 언론으로 흘러나가면 골치 아파지는 일이니까, 이 사실을 피해자에게 말하지도 않고 어떻게든 좋게좋게 해결하려고 하죠.

그런 얘기들은 중간중간 나오기는 해요.탈영병이랑 면담하면서 유야무야 넘어가는 게 최우선 목표거든요. 자기네 부대에서 얼마나 많은 탈영병이 생겨서 이 사람들을 얼마나 공명정대하게 판결을 내렸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고 탈영병이 얼마나 없는가가 제일 중요한 곳이 거든요.

실형을 적게 살고 영창에 사람이 조금만 있는 게 중요한 거에요. 우리가 알고 있는 권선징악이라는 것과는 좀 달라요. 이 사람들은 회사원 개념이에요.

나는 회사원이고 계급이 중사고, 상사 진급을 하기 위해서는 일년에 탈영병 10명이 목표다라고 했을 때. 이 목표의 100% 이상을 잡아야 하는 것이 중요한 거지, 탈영이 발생하지 않게 한다는 노력이라든지 탈영병이 봤을 때 이 군대의 부조리를 뿌리 뽑기 위한 노력이라 던지는 차선이 되요. 어쩔 수 없어요. 위에서 목표가 내려와요. '요번 달에 두 명 잡아야 하는데 왜 목표 안 됐어'. 그럼 당장 그게 우선인 거지, 부대를 돌면서 부조리 시찰 한다든지 이런 것 할 여력은 없는 거거든요.

게다가 한 사단이 12000명인데 헌병대는 70명 정도고, 그중에 수사과 수사관이 3명 뿐이에요. 그 3명이 12,000명 되는 사단 돌면서 너네 사람 때리면 안 돼, 탈영하면 안 돼 말 못 하거든요. 다 찾아낼 수도 없고. 그러다 보니 당장 진급이랑 연관이 되는 실적에만 매달리는 구조에 대해서는 보여주려고 했어요.

- 그래서 박범구 중사가 점호 편에서 '너네들 보면 짠해'라면서 군대 부조리 얘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인가요?

디피개의 날 중 박범구 중사의 대사

'D.P 개의 날'의 박범구 중사는 가혹 행위 사실을 알고도 조치는 하지 않고 그것에 대해 말만 하는 장면

네. 이 사람들은 군대 내 부조리에 대해서 관심 없어요. 수사관들은 보통 병 출신이거든요. 그 사단의 헌병대에서 커서 부사관으로 전환하고 그냥 그대로 그 부대, 내무실에서 20년 근무를 해요. 그 부대에서 벌어지는 부조리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아요. 자기가 사병 때부터 했던 것을 그대로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건드리지 않아요. 당장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부조리를) 없애기 위한 노력을 안 해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당장 눈에 띄지도 않고, 굉장히 큰 노력이 필요한데, 탈영병 실적 채우는 것은 그것보다 컴팩트하게 진행되니까 그것에 집중을 하는 거죠.

게다가 헌병대에 부조리 있다고 하면 쪽팔리는 일이거든요. 진급도 막히고. 그들은 회사원들이에요. 


페이스북에 얼마 전에 '일이 많아지면 잔업 대신 고용을 늘린다. 고료가 오르면 고용보다 임금을 올린다. 파산 위기가 아니라면 해고는 하지말자. 감당하지 못할 일은 미룬다. 반말하는 사람과는 일하지 않는다.'라는 글을 올리고, 그것이 일하면서 지키는 소신이라는 글을 올린 것을 보았어요. 그렇게 정하신 이유가 있는 것인가요?

김보통 작가의 일할 때 신념

늘 하던 생각인데, 회사에 다니면 포괄임금제가 있잖아요. 연봉이 얼마가 있으면 근무시간이 어떻게 늘어나든지 간에 그 일을 해야 하는 비정상적인 구조가 너무나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거든요.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에서도 그렇고요.

 대기업은 '연봉을 얼마 줍니다.'하면서 자랑처럼 광고를 하고 그것에 동의해서 들어간 사람들이라 알면서 속아 넘어간 거라고 치더라도. 중소기업의 경우는 그런 것도 없으면서 제대로 된 급여를 주지 않고, 추가 수당도 주지 않으면서 눈치껏 야근을 시킨다든지, 고용을 무기로 잡아서 주말 출근을 시킨다든지 하는 게 흔하잖아요.

그런 것을 나는 하기 싫다. 내가 작업실을 할 때는 그런 것은 없었으면 했어요.

일이 많아지면 잔업이 아니라 고용을 늘려야된다는 것은 작업하면서 알게 되었어요. 처음엔 한 명을 뽑고 일을 했는데 일이 많아지니까 잔업을 계속하게 되는거예요. 그러다 보니 잔업량이 너무 많아져서 이 사람은 이 사람대로 힘들고, 저는 이 돈이면 한 명을 더 고용하는 게 나은 거에요.

물론 그게 싫으면 제가 잔업수당을 안 주면 되요. 분위기로 어물쩍 넘어가면 저는 돈 굳죠. 그런데 그러고 싶지 않아서 한 명을 더 뽑았어요.

그런데 또 일하다 보니 잔업이 늘어요. 그러다 보니까 역시 한 명을 더 뽑는 게 나은 것 같아서 어시분들과 이야기를 했어요. 자꾸 수당이 늘어나는데, 시간을 늘리고 급여를 올릴까요? 라고 하니 원치 않으시는 거에요. 그래서 한 명을 더 뽑았어요.

그런 식으로 가고 있어요. 물론 일을 더 하고 돈을 더 받는 게 좋은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거든요. 지금 정도의 돈을 받고 이정도 일하면 납득할 수 있다는 분들이 있어서 이렇게 하고 있어요. 중간중간 그런 것에 대해선 같이 다수결로 해요. 근무시간을 늘리고 돈을 더 받을 것인지, 유지할 것인지.

- 대화를 많이하시나봐요.

아뇨. 그런 일 있을때만요.(웃음)

얼마 전까진 주 5일 근무였는데, 주 4일로 바꾼 것도 다수결로 바꾼 거에요.

- 원래 혼자 일하시던 프리랜서 입장이셨잖아요. 하지만 이젠 경영하시는 입장으로 바뀌셨는데, 입장이 달라지면서 그에 대한 고충이나 모순적인 것이 존재하나요?

그죠. 제가 갈등을 많이 하죠. 내가 혼자 일할 땐 몰랐던 문제들이요. 그리고 사람이 같이 일하면서 장단점이 있잖아요. 가장 좋은 점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고, 육체적으로 덜 투입이 된다는 것.

하다못해 이렇게 인터뷰를 할 시간도 있다는 것 이런 것이 좋은 점이에요. 안좋은 점이 있다면 쉬고 싶어도 계속 일을 만들어 내고 매출을 발생시켜여 된다는 것.

그러니까 우리 어시님들같은 경우 월화수목이지만 저 같은 경우 월화수목금금금을 떠나서 거의 24시간 작업체제이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앉아서 그림 그리는 시간은 줄어든다 치더라도 계속 뭔가 생각을 해내야 하는 거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어디까지인지 확인하는 중이에요. 더 늘릴 수 있을까? 요정도가 한계일까 하고 말이죠.

그런데 요정도가 한계인 것 같아요. 만약 제가 인원을 충원한다면 어시스턴트가 아니라 기획자나 영업하는 사람을 충원할 거에요. 일을 더 늘릴 수 있는 쪽으로, 이제 머리를 해야 하는 일을 나눌 수 있는 인원을 충원할거에요. 현재 상태에서 육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인원은 딱 요정도가 적정이에요.

제가 정신적으로 해야 하는 일을 나눠서 할 사람을 뽑고, 그 사람을 보조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다면 모를까. 현재는 요정도가 한계에요.

작업실에 작가님 책상

작업실에서 작업을 진행 중인 김보통작가님의 작업 환경 같이 일하는 어시분들의 책상도 살짝 보인다. (씬티크 29인치의 위엄....)


오래전부터 SNS를 많이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SNS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처음에는 워낙 인지도가 없었어요. 큰 의도없이 외로워서 했던 건데, 언젠가부터 홍보수단이 됐어요. 제가 메이저 포탈에 연재하는 인기만화가라면 시도도 안 했을 거에요. 저는 워낙 기반도 없고, 연재했던 곳이 안 좋은 곳은 아니지만, 그 당시 신생이라 마켓 시장의 1% 미만이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자구책으로 홍보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을 했었는데, 지금까지도 계속하고 있어요. 뭐든지 장단점이 있죠.

이제는 더 이상 SNS로 홍보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안 해요. 이건 배가 불렀다는 것은 아니고 여기서 더 해봤자 말썽만 생기니까 자중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그럼 트위터에서 페이스북으로 넘어간 계기가 있나요?

원래 페이스북을 잘 안 했어요. 트위터를 주류로 하다가 페이스북한 것은 2년 전? 그때 페북 담당자분이 오셔서 페북 마케팅 담당자랑 얘기하면서 페북 좀 많이 써달라고 했어요. 그전엔 트위터 이사님이랑 얘기했는데, 이제 그분이 퇴사를 했더라고요. 그러면서 점점 페이스북으로 넘어갔어요. 페이스북이 트위터보다 글로벌적으로 대세인 것 같아요. 요즘 주력으로 하는 것은 인스타그램에요. 페북도 너무 포화된 시장이라서요. 인스타도 그렇긴 한데, 인스타가 좀 더 젊은 감각이고 트렌디한 것 같으니까요.


페이스북에 작가 복지, 여러 사회 문제 등 약자의 편에서 공감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공유하거나 올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런 것에 대해서 평소에 관심을 많이 가져서 올리는 것인가요?

그게 좀 달라요. 사람들이 오해하는 게 뭐냐면 전 딱히 정의로운 사람이 아니거든요. 제가 공유를 하는 경우 공통점이 있어요. 저랑 연관이 있는 사람에 한해서예요. 그 예를 들면 쌍용차에서 저한테 굴뚝 농성을 할 때 경향신문에 실을 만화를 그려달라 했어요. 그때부터 쌍용차에 대한 얘기를 했어요. 이제 더 이상 나랑 남이 아니니까.

또 세월호 관련해서 삽화를 그리게 됐어요. 그리고 세월호 관련된 얘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거의 그런 경우가 많아요.

어디서 저한테 요청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도와드려야겠다.'가 제 생각인 거죠. 밀알 복지도 그렇고, 전 정의로운 사람은 아니에요. 제가 무슨 일을 했으면 그에 따른 후속 서비스로 그런 맨트를 한다던지 '관심 가져주세요.'같은 말을 하는 거예요. 그런 쪽 일이 많아지니까 사회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 같아 보이는데, 딱히 그렇진 않아요. 전 그렇게 포장되고 싶진 않아요.

관심은 많은데 용기는 없어요. 실제로 현장에서 굴뚝에 오르고 싸우는 분들에 비하면 저는 뭣도 아니죠. 일단은 도와드릴 수 있으면 도와드리고 싶은 거에요. 제가 도와드리지 않아도 워낙 잘하시는 분들이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필요하다면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것에 한해선 최대한 해드리고 싶은 거에요. 

- '예술인의 고민상담'이라는 이름으로 예술인 복지 만화를 그리신 것도 같은 의미로 하신 건가요?

예. 제가 찾아가서 예술인 복지에 관심이 많아서 그리고 싶다고 한 것이 아니고, 그쪽에서 요청이 와서 예술인 복지 만화를 그리게 되었어요. 그리다보니 예술인 복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고, 저도 홍보를 도와드리게 되고 강의 요청이 들어오면 강연도 하게 되고요. 그런 게 대부분이에요. 


최근에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던데, 애니메이션과 웹툰을 그릴 땐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김보통 작가님 작업실에서 제작한 장애인 소재 애니메이션

김보통 작가님 작업실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일이 여유가 없이 타이트하게 들어와요. 지금까지 거의 '한 달 내에 만들어달라' 그런 게 대부분이라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이 우당탕탕 만들었어요. 모든 게 다르지만 어떻게 다른지 구체적인 차이에 대해선 말로 다 정리는 못 하겠어요. 조금 더 해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D.P 2부 계획과 그 외 차기작이 있다면 그때도 주류가 되지 못한 사람들을 다룰 생각인가요?

D.P 2부는 시놉시스나 세부 내용은 결정 났지만 아직 말씀드릴 순 없어요.

다음 만화는 학교에 관한 얘기를 할 건데, 역시나 김보통스럽게 사람들이 관심을 두고 싶지 않은, 열등생과 자살하는 학생같은 청소년 자살에 대해서 다룰 예정이에요. 

- 그럼 새 작품은 아만자 같은 그림체로 하나요? 아니면 다른 그림체로 하나요?

또 다르게 가겠죠. 전 모든 만화 그림체를 다 바꾸려고 하는 게 계획이에요. 만화만을 봤을 때 같은 만화가인 것을 모르게 하는 것이 목표예요.

지금 만화도 어시님들이랑 샘플 원고를 몇 번이나 작업 했는데, 결과적으로 다시 하자라고 결정 나서 어시님들이 부글부글하실 거에요. 기껏 연심히 교실에 책상 25개 그려났는데 하면서요.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도 있으니까요.


작가나 작가 지망생이 어시스트를 구한다면 어떻게 구할지, 그리고 꼭 지켜야 할 것들이 있을까요?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다 주먹구구였어요. 그런데 지금 방사를 들어가 보니 싹 바꼈더라고요. 이전엔 어시스트를 구할 때 구인란 딱 하나 있어서 거기서 다 구했어요. 문하생, 어시스트, 그림 작가, 글 작가 다 구했는데, 이제 폴더가 나눠서 비정규, 정규, 파트너 따로 구해요.

파트너란 도전 만화가 하는 사람들이 서로 무급으로 맨땅에 헤딩하는 분들을 구하는 거니까 빼더라도, 나머지 비정규, 정규 구하는 곳에 들어가면 필수 사항이 생겼어요. 이제 명확한 급여를 명시해야해요. 그게 회당이건 월당이건이요. 또 하나가 명확한 추가 수당을 적어야해요.

이런 게 명시화 되서 '구체적으로 적지 않으면 불시에 삭제가 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보고 많이 바뀌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거기서 모집하는 것들은 보통 어느 정도 급이 있는 작가나 작업실, 에이전시들이 공모를 올리기 때문에 신인 만화가가 어시스턴트를 구하기엔 초라할 수도 있어요. 거긴 한 달에 100~200만 원의 급여를 말하면서 구하거든요.

월급 200 받는 작가분들이 어시를 쓰긴 비용적인 측면에서 두렵고 불안할 거에요. 저는 가혹한 얘기지만 교육을 할 때 항상 하는 얘기가 '어시스턴트를 써라'거든요. 그렇다고 저임금으로 착취를 하라는게 아니라 본인이 감당하는 수준이고, 상대가 동의하는 수준에서 어시스턴트를 쓰라는 거죠.

그래야 본인이 육체적으로 덜 힘들 수도 있고, 그래야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어요. 그게 불안해서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하려고 하면 힘들어요. 그림체를 다운시켜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으면 상관없어요. 그런데 판타지를 그리면서 혼자서 감당하려는 분들은 본인이 이겨낼 방법이 없어요. 그렇게 원고를 투자하고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는 비용이라고 생각한다면 저는 투자할 만하다고 생각해요.



일정관리 같은 팁이 있나요?

저희는 신인 만화가들이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회사라서 지금 하는 것에 대해선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신인일 때는 주 2회 연재라 콘티를 짤 시간이 없었어요. 일주일에 그려야 하는 컷이 150컷이 넘었어요. 두 시간 자면서 일하는데 저는 다른 작가분들도 다 그렇게 하는 줄 알았어요.

그때 처음 터득한 방법이 있어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주 2회 하면 콘티를 짤 시간이 없어요. 월화하고 수요일에 원고가 올라간다고 하면, 월요일에 펜터치가 끝나고 채색을 반정도 해야 해요. 화요일에 채색을 다 하고 식자하고 편집 끝내서 보내고요. 수요일에 다시 팬 터치 들어가고 이렇게 되어야 해요. 그리고 일요일날 하루 쉬는 거에요. 사실 쉬지도 못하고 그냥 뻗어있는 거에요.

이렇게 되다 보니 어떤 상황이 됐냐면 다음 장면을 제가 몰라요. 일단 그려요. 캐릭터들이 말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얘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요. 그리고 채색하면서 무슨 말을 할지 그때 생각해요. 그리고 식자할 때 최종적으로 글자를 앉혀요.

엉망진창이거든요. 원래 이렇게 하면 안돼요. 즉흥 만화에요. 얘들이 왜 웃고 우는지 몰라요. 독자들이 다음 얘기가 궁금하다고 하면 저도 몰라서 궁금해요.

근데 항상 잊지 않으려고 한 건 뭐냐면, 그 화에서 그것이 웃음이든 울음이든 공포이든 어떤 감정을 한 번은 건드려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이게 이야기가 기승전결에서 기단계이던 승 단계이던지 상관없이 이 화에서 무조건 포인트는 한 번씩 넣어야 하는 거에요. 이런 포인트가 무조건 한 번씩은 있어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날리는 화다.'라고 생각하고 했어요.

이후로 작업한 DP도 항상 한 에피소드의 첫 화든 애매한 두 번째 화든 무조건 한 번은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 나올 것이 없으면 악몽으로라도 지어내서 했어요. 항상 그것을 잊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 그래서 계속 읽고 싶고 다음화로 술술 넘어가는 이유인 거군요.

그거 밖에 아는게 없어요. 어찌되든 무언가 임팩트를 주려고 했어요.


사무실에 들어올 때 보니 신티크 27인치 박스가 시크하게 여러 개 쌓여 있었습니다.
이것들은 회사에서 구입해서 어시님들과 같이 사용하는 것인가요? 아니면 개인적으로 구입하시는 건가요?

회사에서 구입해서 어시님들마다 하나씩 사용하고 있습니다.

- 앞에서 근무 시간에 대해서 많이 얘기한다고 했는데, 신티크를 고른 것도 그렇게 얘기를 해서 고른건가요?

아니요. 어시님들은 신티크를 사용하지도 않았고, 이런 어시 생활도 처음이에요. 제가 이전엔 신티크를 사용하기도 했고, 인튜어스 등 다른 타블렛보다 신티크를 사용하는 게 작업 효율이 높은 걸 알고 있어서 고르게 됐어요.

- 그럼 신티크를 사용하면서 좋으신가요? 불편하신 점은 혹시 없나요?

전 가격이 약간 비싼 것 말곤 매우 만족해요.  

- 그럼 마지막으로 그림 그릴 땐 어떤 툴을 사용하시나요?

동영상 작업할 땐 프리미어, 에펙 등도 사용하지만, 그림 그릴 땐 클립 스튜디오만 사용해요. 만화, 애니메이션 상관없이 모두요.

관리자
웹툰가이드 툰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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