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산왕의 궁전에서> 돌 작가 인터뷰

홍초롱 기자 | 2025-05-31 14:00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241


[산왕의 궁전에서]

돌 작가 | 리디


부드럽고 다정한 분위기

나긋하고 차분한 목소리

천천히 조심스럽게...

색색이 번지듯 닿아가는 두 사람


맴짠단 마라맛 넘치는 BL계의 아주 특별한 평양냉면같은 작품

<산왕의 궁전에서> 돌 작가님과의 인터뷰,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INTRO]

Q. 돌 작가님!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인터뷰에 앞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이번에 <산왕의 궁전에서>로 인사드리게 된 돌이라고 합니다.





[About 돌]

Q. 포스타입에서 연재했던 <산왕의 궁전에서>가 지금은 전 플랫폼에서 선을 보였죠.
   얼마 전 완결하셨는데,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A. 평소와 똑같이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사실 연재 전부터 N년차 직장인이었어서 완결 전후 모두 일상은 크게 다른 점은 없는 것 같아요.


Q. 개인 연재로 시작한 작품이 정식 연재로 이어진 작품인데요,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A. <산왕의 궁전에서>를 개인 페이지(포스타입)에 자유연재 하던 중(사실 그냥 그려서 제 마음대로 게재하는 거였죠)
   아마 12화쯤일 거예요. 포스타입에서 메인에 소개를 해 주셨습니다.
   그 후 몇 군데에서 정식 런칭 제의를 받았었는데,
   아직 완결도 하지 못했고 또 제가 직장인이라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많지 않아 당시에는 모두 사양의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그 후로 개인연재를 마치고 몇 년 뒤에 다시 제의를 받았는데,
   직장인이란 상황은 그대로지만 이번에는 한번...? 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더 커져서.....
   도전해보자 마음먹었습니다.



△포스타입 메인용 썸네일


Q. 런칭이 확정 된 순간, 기분이 어떠셨나요? 

A. 굉장히 얼떨떨했습니다. 사실 지금도 좀 어리둥절해요. 저는...그냥 사무직 직장인일 뿐인데...?
   그리고 아무래도 조금 마이너한 배경소재와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어
   처음 보시는 독자님들께 이 이야기가 어떻게 보여질지 걱정되기도 했어요.(쫄바지 어택을 받으시고 놀라시면 어쩌지...이런 걱정도 있었답니다)


Q. 다른 작가님들과의 인터뷰 조사를 하면서 ‘포스타입’이란 플랫폼을 처음 알게 되긴 했지만, 익숙하진 않았어요.
   블로그 형식을 띈 ‘포스타입’에서 <산왕의 궁전에서>를 포함한 여러 작품을 선보이셨더라고요.
   그 곳에서 연재를 시작하신 계기가 있나요?

A. 해당 서비스(포스타입) 런칭 초기에 제가 간간히 그리는 팬아트를 백업하기에 좋은 것 같아 채널을 만들었습니다.
   그 뒤로 팬아트 위주로 간헐적으로 그림을 업로드하다가
   2019년 쯤에 제 개인 창작물도 백업을 따로 해 두면 어떨까 싶어서 채널을 하나 더 만들어 두었었어요.
   <산왕의 궁전에서>도 처음엔 개인 백업용으로 해당 채널에 올리기 시작했었습니다.
   나중에 제가 보기 편하게 하려고 가벼운 마음으로 올리기 시작했던 터라
   친구들과 지인분들 외에 다른 분들이 보실 수 있으실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연재 일러스트 _작가님 제공


Q. 중세풍을 좋아하신다고 했는데, 영향을 준 작품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 어렸을 때부터 동서양 가리지 않고 역사 배경의 작품들을 좋아했습니다.
   특정 작품을 이야기 하기는 힘들겠지만
   각종 역사소설과 고전 판타지 영화, 순정만화, 1~2세대 판타지 소설,
   그리고 RPG게임들이 자양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 그 때는 이렇게...중세를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중세쫄 최고!!"를 후기에서 외치는 사람이 되고 말았네요.


Q. 작업하실 때 자주 보는 매체나 틀어두는 음악이 있으신가요? 

A. 작업용 배경음악은 특별히 이거다! 싶은 게 없을 때가 많기는 하지만
   게임OST나 클래식 연주 실황 같은 음악을 주로 틀어두는 편입니다.
   그리고 바드코어(Bardcore)라고 현대 음악을 중세풍으로 커버하는 장르가 있는데,
   그 중에 마음에 드는 음악이 있으면 반복해서 듣기도 해요.



[About <산왕의 궁전에서>]

Q. 마라맛에 쩔어있던 저에게 아주 슴슴한 평냉 같은 BL이 찾아왔죠…
   <산왕의 궁전에서>를 처음 봤던 느낌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떠올렸던 첫 시작이 궁금해요.

A. 어느날 갑자기 ‘정략결혼 중세BL’ 이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간단히 주연 둘의 대략적인 이미지만 스케치를 해두었던 적이 있는데,
   한두 달쯤 지나 짧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그래서 그 둘의 이름과 대략적인 설정을 정해주고 2,500자정도 프롤로그를 습작으로 써보았어요.
   그렇게 막상 단문을 쓰고 보니 이어지는 내용이 보고 싶어져서
   조금 더 상세하게 캐릭터를 구상하기 시작했고, 글로 시작했지만 소설을 쓰는 것 보다
   만화로 그리는 쪽이 제게 더 익숙해서 만화 형식으로 다음을 이어나가게 되었어요.


Q. 탑 위에서 탑 아래의 노래를 듣던 에베와 탑 아래에서 탑 위, 에베의 노래를 듣던 오데리크를 그린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작품을 끝까지 읽고 난 후, 아마 그때가 사랑의 시작이 아니었나 싶어요.
   두 사람이 서로를 마음에 품게 된 시점은 각각 언제였을까요?

A. 에베는 아마 수도원에서 같이 생활하던 메릴이 다녀간 이후,
   침울한 에베가 향수병에 걸린 걸로 오해하고 오데리크가 위로해주려고 하던 그 일 이후로
   조금씩 마음에 상대를 품기 시작했을겁니다. 그 전까지는 오데리크가 뭘 하든 경계하는 마음이 더 컸을 것 같아요.

   오데리크도 비슷한 타이밍이었지 않을까 싶네요.
   조금씩 에베가 신경 쓰이기 시작한 건 음유시인이 다녀간 전후와 수도원에서 답신이 온 시점이라 조금 더 빠르겠지만,
   조금 더 마음에 에베가 들어오게 된 건 향수병이라 오해하고 에베를 어떻게든 위로하려 했던 그 이후일 겁니다.




Q. 앞선 질문에서도 언급했지만, 컬러의 사용이 돋보입니다.
   흑백 작품일수록 잠깐씩 엿보이는 컬러의 배치가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데요.
   후반으로 갈수록 감정에 따라 여러 방식으로 색을 쓰셨는데 이런 설정에 어떤 기준을 두셨나요?

A. 담당 PD님이 의견을 주신 부분도 있고, 그 외에도 제가 판단해서 컬러감을 추가한 부분도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포인트가 되는 부분 위주로 작업했던 것 같아요.




Q. 에베와 오데리크, 두 사람의 시작을 차분히 풀어놓은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이런 엔딩을 염두해두고 진행하신건가요?

A. 처음엔 엔딩이 어때야 한다고 명확하게 정해 놓지는 않았습니다만 어떻게든 해피엔딩으로 끝내고 싶었어요.
   물론 전개에 따라 충분히 더 진지한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소재입니다만 이번엔 역시 해피엔딩이지! 란 생각이었습니다.


Q. 세계관이 꽤 넓고 탄탄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야기에선 많이 소개 안 된 것 같아요.
   설정 중 아쉽지만 작품에 쓰지 못한 소재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A. 에베와 오데리크가 사냥(겸 소풍)을 가는데 에베는 수도원에서 오래 살아서 말을 탈 기회가 없었던 터라 승마를 잘 하지 못하는...
   그런 에피소드를 초반에 구상을 했었는데, 스토리 흐름상 제외를 했었습니다.
   아직 에피소드가 주는 이미지는 머리 속에 남아있긴 하네요.
   조연들이나 작품 내에 이름만 언급 되는 인물들도 나름의 재미있는 설정이나 에피소드들이 붙어있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말씀드릴 날이 오겠죠....?

   참, 수도원에서 같이 지내다 에베에게 찾아온 테메릴(메릴)도 꽤나 만만찮은 콩가루 집안 이야기가 붙어있습니다만
   스토리 진행에는 필요하지 않아서 아주 살짝만 지나가듯이 언급만 해두었습니다.


Q. 웹툰에서 중세시대를 자주 접하기 쉽지 않아 처음엔 조금 낯설긴 했어요.
   시대극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은 의례적으로 고증을 좀 더 부풀려 화려하게 표현하거나
   좀 더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을 많이 쓰는데, 작가님은 설정하신 시대상을 최대한 무너뜨리지 않으려는 듯 느꼈습니다.
   캐릭터를 포함한 전반적인 디자인에서 가장 신경쓰신 점은 어떤 건가요?

A. 전체적으로 판타지보다는 중세 시대물 느낌에 비중을 더 주는 디자인을 목표로 작업했습니다.
   12~15세기 이내의 복식을 참고로 제 취향에 맞게 응용해 그리려 했고,
   상대적으로 현대적인 소품이나 화려한 디자인은 가능한 선에서 줄여보려 했어요.
   한 눈에 봤을 때 와 이건 중세다..!라고 느끼실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시대상도 완벽하진 않아도 비슷한 느낌으로 갈 수 있도록요.
   물론 고증에 맞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 부분은 매체적 허용으로 넘어가 주셨으면 해요.


Q. 배경과 의복을 디자인하실 때 참고하신 자료나 작품이 있을까요? 있다면 살짝 소개 부탁드려요.

A. SNS에서 활동하는 서구권 역사관련 계정 중,
   중세 건축물이나 중세 채색(채식)필사본 삽화 이미지를 소개해주시는 분들이 꽤 계신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필사본 관련 해외 박물관 아카이브 페이지도 참고했고요.
   예전에 구입한 중세 유럽 복장 핸드북에서도 필요한 부분을 일부 참고했습니다.
   또 중세나 중세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배경이나 의복에 영감을 받기도 했습니다. 


Q. 가장 좋아하는 대사와 좋아하는 장면을 뽑아 주세요! 

A. 외전2에서 오데리크가 자신감이 떨어진 에베에게
   ‘그대는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좋겠어’ 하는 대사가 제일 먼저 떠오르네요.
   그리고 밤 배경의 장면들은 제 그림들이지만 다 좋아합니다.
   흑백만화의 매력을 밤 장면들에서 조금이나마 보여드릴 수 있었다고... 저 혼자 생각 중입니다.





[Outro]

Q. 간단하게 나마 차기작 계획이나, 구상 중인 이야기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A. 다음에도 중세물을 그려보고 싶어요. 제 생각보다 더 중세풍을 좋아해주셔서 자신감이 생겼답니다.
   아직 내용도 계획도....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만 개인적인 바람이에요.
   회사생활과 병행해야하니 언제 소개드릴 수 있을지는...모르겠습니다.


Q. 앞으로 다양한 작품으로 만나고픈 작가님인데요, 언젠가 베테랑 작가가 된다면 꼭 도전해 보고싶은 장르나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A. 여러 이야기가 한 세계관을 공유하는 걸 정말 좋아합니다.
   시간대는 동시간대일 수도, 조금 다를 수도 있지만요.
   이 세계에서 정말 캐릭터들이 서로 얽혀가며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지 예전부터 정말 좋더라구요.
   무슨 장르가 되었든 저런 방향으로 여러 작품을 묶어서 내보이고 싶습니다. 그러려면...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야겠죠...!


Q. 긴 인터뷰에 답해 주시느라 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다.
   애정 넘치는 댓글과 질문들도 많이 받으셨을 텐데 기억에 남는 것들이나 대답하지 못하고 넘어가서 아쉬웠던 질문 있으세요?

A. 특별히 기억에 남는 댓글을 콕 집기 보단 정식연재 런칭 이후
   개인연재때부터 보고 찾아와주신 분들이 많으셔서 정말 놀랐어요.
   그때로부터 꽤 시간도 흘렀고 그리 유명하지도 않은 작품이었는데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산왕의 궁전에서>를 사랑해 주신 독자님들께 하고 싶은 말씀 있다면, 마음껏 부탁드립니다. 

A. 개인 자유연재부터 정식연재까지 지금까지 <산왕의 궁전에서>를 읽어주신 모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제 일이 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던 정식 연재 작가의 길... 모두 독자님들 덕분이에요.
   앞으로도 중세풍의 매력을 조금이라도 더 퍼트릴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 (중세쫄) 쭉 함께해요...!!♥ 감사합니다!



긴 인터뷰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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