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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시기, 뒤바뀐 두 소녀의 운명 '경성야상곡'

김미림 | 2020-06-20 09:17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라는 가슴 아픈 역사를 갖고 있는 나라이다.

아픈 역사도 잊지 말아야 할 과거임엔 분명하지만 쉽사리 다가갈 수 없는 그 시대는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고 인간의 성향과 본질 또한 다양한지라 같은 상황에 맞닿드리더라도 선택과 반응은 각기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그 일제강점기라는 순탄치 않은 시대의 역풍 속에 과거 우리와 같은 평범한 국민들도 각기 다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들을 타산지석 삼아 과거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그들보단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경성야상곡

일제강점기라는 동 시대를 살아가며 다른 선택을 한 두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웹툰이 있어 소개해 보고자 한다.

바로 김라무 작가의 <경성야상곡>이 그것이다.

웹툰 썸네일만 본다면 똑같은 얼굴을 한 예쁜 소녀 둘의 모습이 보이는데, 이들이 바로 작품의 주인공인 '마유미'와 '희'라는 소녀들이다.

서로 다른 차림새에 똑같은 얼굴을 한 두명의 소녀를 보고 있자면 한명이 두가지 역할을 해내는 것인지, 아니면 쌍둥이인지 궁금증이 생기는데 특이하게도 이 둘은 쌍둥이 자매도 아닌데 똑같은 얼굴을 가지고 있다.

바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왕자와거지라는 동화속의 주인공들처럼 말이다.

1928년 일제강점기의 경성을 배경으로 한 이 웹툰은 귀엽고 예쁜 순정만화체의 그림만 보더라도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과연 이 두소녀들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떤 일을 겪게 되는 것일까?


경성야상곡

이 웹툰의 주인공 '희'는 신당리 토막촌에서 가난하게 모여사는 조선인들 중 한명이다.

먹을 것 하나 없이 궁핍한 살림살이에 먹을만한 것은 산에서 모조리 캐먹어 풀죽조차 끓여 먹을 수 없는 가난 속에서 그녀의 아버지는 짚신을 만드는 기술로 겨우 딸인 희를 키우며 살아가고있다.

밝고 명랑하지만 아직은 철부지인 희는 학교에 가서 교육을 받고 멋진 남자를 만나 풍족하게 사는 것이 꿈이다.

그래서 아버지를 졸라 학교를 보내달라 하지만 짚신을 팔아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이들에게 학교에 갈 돈 1원을 모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경성야상곡

그러던 중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짚신을 팔기 위해 희와 그녀의 아버지는 남촌으로 장삿길에 나서게 되고 아버지가 정신 없이 바쁜 틈을 타 희는 생전 처음 와보는 남촌 구경에 나서게 된다. 혼자 정신 없이 구경하던 중 비싼 신발 가게 앞에서 일본 말로 자신에게 화를 내는 가게 주인에게 놀라 도망치게 된 희는 길에서 차에 치이게 되는데 다행히 이를 지나치지 않고 구해 준 서양인에 의해 경성 조선총독부 의원에 입원하게 된다.


한편, 또 다른 주인공 '마유미'는 희와 달리 풍족한 환경에 사는 조선인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조선총독부에서 일하는 유일한 조선인으로 일본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누리게 된 풍족함을 누리고 살고 있다.


경성야상곡

어렸을적 할머니 밑에서 전형적인 조선인으로 살던 마유미는 어느날 찾아온 아버지의 강압에 의해 일본인처럼 살게 되었다. 심지어 그녀의 아버지는 예쁜 외모를 가진 자신의 딸을 기모노를 곱게 입혀 자신의 일본인 상사들 앞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시키는 일을 즐기곤 했는데, 이러한 행동은 곧 그들의 즐거운 눈요깃거리로 그녀를 희생시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쉽게 얻고자함이었고 자신의 딸을 자식이 아닌 오로지 본인의 성공을 위한 어떠한 도구로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누리는 풍족한 생활이 조선인의 피를 댓가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마유미는 언젠가 이 생활을 벗어날 수 있는 순간만을 손꼽아 기다릴 뿐이다.


경성야상곡

그러던 어느 날, 단지 일본인 상사의 신발을 더럽혔다는 이유로 자신의 아버지에 의해 죽임을 당한 조선인 아이의 모습을 목격한 마유미는 그 뒤로 식음을 전폐하게 되고 그로 인해 영양실조로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바로 희가 입원한 경성 조선총독부 의원에 말이다.


경성야상곡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그곳에서 마유미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희를 우연하게 보게 되고, 두 사람은 그렇게 첫 만남을 가지게 된다.

너무도 똑같이 생긴 서로의 모습을 본 두 사람은 처음엔 당황하지만 곧 대화를 나누게 되는데, 마유미는 지금 조선이 처한 현실을 모른 채 마냥 일본을 찬양하며 화려하고 풍족한 생활을 동경하는 희의 생각에 갑작스런 분노를 느끼게 된다.

그만큼 뼈저리게 일본의 무자비함에 분노를 느끼고 있던 마유미는 해맑은 희의 모습에 창밖을 바라보며 즐겁게 재잘대던 그녀를 창문밖으로 밀어버리고, 길고 예쁘던 머리를 싹둑 잘라 희와 같은 모습으로 자신을 바꾼다.

그리고 그녀는 창문에서 떨어져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희를 대신해 토막촌으로 가게 된다.

마유미는 자신의 삶을 버리고 희와 같은 평범한 조선인의 삶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경성야상곡

결국 마유미의 의도대로 희의 모습을 한 채 희의 아버지를 따라가게 되고, 진짜 희는 어떻게 된 영문인지도 모르게 마유미의 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희는 서서히 마유미가 누리는 많은 것들을 누릴 수 있게 된 자신에게 온 큰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반면 마유미는 희의 집으로 가 조선인들의 비참한 현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경험하며 더욱 일본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자신의 아버지와 일본을 경멸하며 자신의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 않으리라 마음을 다잡는다. 


경성야상곡

이렇게 같은 얼굴을 가졌지만 일제강점기에 전혀 다른 선택으로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되는 두 사람.

과연 뒤바뀐 두 사람의 운명 앞에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웹툰 <경성야상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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