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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 아이들을 괴물로 만들었나, <벚꽃이 흩날릴 무렵>

나예빈 | 2021-03-02 08:59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아마 모르는 사람이 없을 유명한 영화 <친구>에서 나오는 대화이다. 영화 속에서 담임 선생님은 학생들이 불량한 일을 저지르니 이런 말을 내뱉는다. 이런 상황은 비단 이 영화 속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속에서 비슷한 장면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이는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이 무언가 잘못을 했을때 가정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사람을 가정환경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문제이다. 집안이 사는지, 못 사는지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가정환경은 정말 중요하다. 잘못된 가정환경은 아이들을 무서운 괴물로 만들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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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찬영. 찬영은 어릴 적부터 심상치 않은 아이였다. 사고를 당해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고양이를 보며 눈물을 흘리며 마음 아파하는 찬영. 여기까지는 문제가 하나 없다. 여러분들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를 할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이 찬영처럼 아픔에 공감하며 눈물을 흘릴 것이다. 그리고 병원을 데려간다거나, 주변에 보이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터. 찬영은 뒤처리가 달랐다. 자신이 아픔에서 벗어나게 해주겠다며 돌로 고양이를 내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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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영의 폭력성을 단순한 어릴 적 사고로 보기는 어려웠다. 겁에 질린 여자를 향해 흉기를 높게 들고 있는 찬영. 당장에라도 여자를 죽일 것 같은 찬영을 멈춘 것은 형사들이었다. 형사는 찬영에게 총을 겨누며 멈출 것을 요구하지만 찬영은 죽음이 두렵지도 않은지 자신의 목표를 끝까지 이룬다. 결국 형사는 찬영을 말리기 위해 총을 쏘지만 죽이지는 않는다. 형사들에게 연행 되어가는 찬영과 그 주변에 수많은 드럼통. 드럼통 안에는 시멘트를 부어 모습을 감추려 했던 수많은 시신이 있다. 형사들은 수많은 사람을 죽인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찬영을 지목한다. 정말 형사의 촉대로 범인은 찬영인 것일까. 우리는 앞서 찬영이 어릴 적 고양이를 죽인 사건을 보았기 때문에 자연스레 형사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게 된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찬영의 입에서 시작된다. 이야기는 찬영이 자신의 과거를 형사에게 진술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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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고양이를 죽이던 찬영은 잔혹하게 자라났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그 폭력성은 잠재워지기는커녕 아무런 죄의식 없이 폭력을 드러냈다. 고양이를 위해서라는, 말이 안 되는 이유조차도 이제는 없는 것이다. 어릴 적보다 정보력만 늘어나서 시비를 걸어온 아이의 급소를 노리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문제가 있다면 찬영은 자신이 어떠한 행동을 하는 지 너무나도 잘 아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 찬영은 연기한다. 자신의 폭력성을 사람들에게 드러내지 않고 자신은 지극히 정상인 사람처럼 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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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영 주변에 있는 아이들도 살인 용의자가 되지는 않았지 괴물이 되어가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자신들의 무리를 만들어 그 안에서 권력을 형성하고 약한 아이들을 괴롭혔다. 그런 아이들에게 있어서 속내를 알 수도 없고, 자신들에게 굽히지 않는 찬영은 눈엣가시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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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매번 우르르 몰려다니며 찬영을 공격하지만 찬영은 영악하게 상황을 빠져나갔다. 그저 생각 없이 폭력을 행사하는 아이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때로 찬영은 일부러 아이들이 행사하는 폭력에 자신을 내던진 뒤에 경찰을 불러 아이들이 덫에 걸리게 만들었다.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는 아이들에게 폭력을 썼는데 그때보이는 광기는 가히 고등학생의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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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설과 성악설. 철학에서는 막 태어나는 생명에 대해 다른 의견으로 판단한다. 악을 가지고 태어나 학습을 통해 그것을 억누른다고 생각하는 쪽도 있고, 순수하게 태어났지만, 세상이 그렇지 못해 점점 악하게 변한다고 생각하는 쪽도 있다. 찬영이의 진짜 모습을 모르고 호감을 느끼는 아름. 아름의 경우에는 집에서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하지 않으면 위협을 받고 있다. 집이라는 공간에서 불안함을 느끼던 아름에게 있어 찬영이가 쓴가면은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아름은 그런 찬영에게 맹목적인 사랑을 원했고, 자신의 계획을 틀어지게 만드는 사람은 누구라도 분노를 느끼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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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영을 괴롭히려는, 무리의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수성 역시 가정에 문제가 있다. 수성의 아버지는 자신의 기업을 지키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자신의 입맛대로 움직이지 않는 아들은 쓸모없는 것으로 표현하며 주는 돈 받으며 조용히 사는 것도 못 하냐고 짓밟는다. 수성은 아버지와 마주하면 할수록 아이들을 괴롭히는 행위를 통해 자신을 증명하려고 애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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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상처받은 사람들이 해소법으로 타인에게 다시금 상처를 주는 방법을 고르지는 않는다. 저마다 사정과 사연이 있겠지만 우리는 이겨내고 원하는 꿈을 이뤄내기 위해서 좋은 방향으로 애를 쓴다. 하지만 아이들의 행동이 옳냐그르냐를 판단하기 이전에 아이들이 살아온 가정에 대해 짚고 넘어가고 싶다.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괴물은 아니었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태어나듯 아무것도 모른 채 엉엉 울기만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아이들을 이렇게 괴물로 만들어낸 것일까. 가족. 따뜻한 단어로 다가옴이 당연한 가족이 아이들을 괴물로 만들었다. 찬영은 자백을 강요하는 형사에게 왜 도움이 필요할 때는 오지 않고 이제 와서 그러냐는 태도를 유지한다. 찬영이 말하는 도움이 필요한 때는 언제였을까. 정말 이 사건들은 오로지 이상한 정신세계를 가진 찬영이라는 아이 하나 때문에 일어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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