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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아더좀비, 제목과는 달리 우리만 좀비

박성원 | 2021-03-29 09:01

워낙 오래되고 전통이 깊은 장르인 만큼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있겠지만, 보편적인 좀비물이라면 으레 따르고 있는 몇 가지 관습이 있습니다. 그중에 필자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좀비물=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이라는 겁니다. 전국적 내지는 전지구적 사태가 아닐지라도, 무한한 감염력에 치사율(좀비변환율?) 100%인, 바이스러가 아니더라도 전염력을 갖춘 정체미상의 질병이 퍼지고 있다면 당연히 현대 문명이 온전히 남아있을 수가 없겠지요.

하지만 이런 장르적 법칙을 충실히 따르지 않는 작품도 종종 있기 마련인데, 이번에 리뷰하고자 하는 '위아더좀비'가 바로 그중의 하나입니다. 제목만 보면 우리 모두가 좀비가 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할까요. 내용 소개는 네이버 웹툰의 공식 시놉시스로 갈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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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쇼핑몰 서울타워에 좀비 사태가 발발하고, 정부는 사태 진압을 위해 좀비들을 타워에 두고 봉쇄한다.
김인종은 미처 구조되지 못해 좀비들이 우글거리는 타워 안에 남겨져 1년을 산다.
알고 보니 김인종뿐 아니라 꽤 많은 사람들이 몰래몰래 숨어 살고 있는 듯하다.
인간과 좀비가 공존하는 이 미스터리한 타워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핵심은 이겁니다. 좀비 사태는 발발한 공간에서 대한민국의 우수한 경찰력/국방력에 의해 신속하게 제압, 격리당했고 주인공은 그 안에서 생존자로서 좀비들이 득실거리는 거대 쇼핑몰에서 1년째 나는 전설이다 웹툰판을 찍고 있습니다. 한편 그 혼자만 남아있다고 생각한 주인공이었지만 2화의 소제목이 '또 다른 사람'인 데서 알 수 있듯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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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리뷰글을 쓰는 시점에서 누적 분량이 5화밖에 안 되는 따끈따끈한 신작이라 길게 리뷰가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정작 읽고보니 의외로 하고 싶은 말이 많아져서 별도의 리뷰글을 적게 되었다는 어른의 사정이 있습니다.

일단 좀비물로서는 설정부터가 제법 신선하다고 볼 수 있겠지요. 특히 네이버 웹툰처럼 메이저한 플랫폼에 노출된 작품이라는 것을 감안하면요. 그리고 자칫 잘못하면 글로 적어도 장황해지는 초반 설정을 대략 1~2화만에 아주 타이트하게, 지루하거나 늘어지지 않도록, 그러면서도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독자들이 절절히 이해할 수 있도록 아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이 1화만 봐도 작가의 스토리 구성 내공이 범상치 않다는 사실을,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앞으로 이어질 중장편도 믿고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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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와 설정에서부터 먹고 들어갔으니 누적 분량이 채 10화도 되지 않는 현 시점에서는 당장 달려가서 페이지를 펼쳐도 좋을 테지만, 그 이상으로 여러 가지 장점들이 눈에 띕니다. 웹툰을 감상하면서 작화를 빼놓을 수는 없을 텐데, 눈이 즐거운 화려하거나 고퀄리티의 작화까지는 아니지만 작품의 블랙 코미디적인 분위기에 잘 어울리면서도 전달력이 확실한 우수한 작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메이킹을 말할 것 같으면 3화밖에 안 봤는데도 주인공에게 벌써부터 친근한 정이 가고, 최근화에 막 등장하신 파이팅 누님의 강렬한 인상까지 역시나 스토리 구성에 뒤지지 않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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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아직 극초반부에 불과하지만 많고 많은 웹툰을 봐온 필자도 리뷰어를 떠나서 앞으로가 기대되는 슈퍼 루키 같은 신작 웹툰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도 않을 듯하니, 웹툰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얼른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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