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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 오세요 요괴의 마을에!, <대신 심부름을 해다오>

나예빈 | 2021-05-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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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부터 흘러 내려오는 이야기 중에서는 마을에서 오래된 나무를 비롯한 자연을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자연에 깃들어있는 어떠한 존재가 있기 때문이죠. 이 마을에도 금호라는 이름을 가진 오래된 산이 있었습니다. 세상이 발전하면서 달라지는 부분은 어쩔 수 없이 생겨나죠. 제사를 지내고 터널 공사를 시작한 이후로부터 큰 변화가 생겼어요. 바로 마을에 요괴가 돌아다닌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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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불행을 이끌고 온다든지, 사람들을 심하게 괴롭히지는 않아요. 사과나무를 꺾는다던가, 농사를 방해하는 정도가 전부래요. 이런 요괴들을 내쫓으면 그들은 전리품을 남기는데요. 그때마다 남기는 것이 다릅니다. 어떨 때는 금은보화이기도 하고 밤, 한 짝만 있는 양말처럼 다양한 종류를 남겨요. 어렸을 적부터 이 마을에 살았던 은호는 이런 요괴가 남긴 물건을 수집하는 상점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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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은호와 함께 아르바이트하는 사람이 한 명 더 있어요. 바로 은호와 같이 고등학교에 다녔던 일지가 그 주인공입니다. 우연한 계기로 둘은 상점에서 다시 만나게 된 거였죠. 둘 사이로 묘한 기류가 흐른는 것 같지 않나요? 일지가 은호를 불편해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일 끝나고 막걸리를 마시느라 조금 취한 은호가 일지에게 묻습니다. 왜 나를 불편해하느냐고요. 우물쭈물하던 일지가 대답해요. 사실 고등학교 시절에 은호를 좋아했었나 봐요. 간지러운 분위기 사이에서 갑자기 음악 소리가 들려옵니다. 근원지를 찾아가니 그곳에 너무나 많은 요괴가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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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요괴 중에서도 높은 계급을 가진 도연의 쾌유 잔치를 벌이고 있었어요. 괴담 속에서 그러하듯 무서운 일이라도 벌어지는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우리 인간들과 비슷한 잔치를 하고 있었네요.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죠? 초점을 잃은 눈빛을 하는 은호. 거기서 이상한 일은 멈추지 않습니다.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걷기 시작해요. 무언가에 홀렸나 봐요. 그런 은호를 일지가 지켜냅니다. 아마 도연이 일을 벌였나봐요. 그가 아쉬움의 입맛을 다시네요. 그러면서 일지에게 어떠한 능력이 있다고 말해요. 아직은 독자도, 이야기 속 인물들도 그가 말하는 일지의 능력은 알지 못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둘 다 안전한 귀가를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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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출근길! 은호는 늘 그랬듯이 버스를 타고 상점으로 출근을 합니다. 그런데 옆 좌석에서 또다시 이상한 소리가 들려요. 이번에는 노랫소리는 아니었어요. 계속 산삼, 산삼. 같은 단어만 반복하네요. 고개를 돌려보니 보자기를 들고있는 산삼이 있는 거예요! 평범한 산삼은 아니고 요괴인가 봅니다. 그러니까 말을 했겠죠. 귀여운 모습에 은호도 산삼~하고 받아주니 너무 기뻐하네요. 어찌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있나요? 아마 이 요괴의 언어가 산삼인가 봐요. 은호는 그저 한번 따라 해줬을 뿐인데 자신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존재를 만났다고 믿어버리고는 기뻐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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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요괴를 만나서 기분 좋게 출근한 은호. 사장님이 오늘 가게 문 닫고 함께 저녁을 먹자고 말하지만, 은호는 부동산에 들러 새로 집을 볼 계획이라고 말합니다. 그럴 수 있죠. 개인적인 일이 있다면 모임에 빠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일지에게 있어서는 청천벽력과도 같아요. 좋아하는 사람과 식사를 할 수 있는 하루의 유일한 시간을 빼앗긴 셈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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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의 마음을 알 리가 없는 은호는 부동산으로 향합니다. 아직 대놓고 고백은 하지 않아 티 낼 수는 없는데,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은 커져만 가고. 유일하게 마주 앉을 짧은 시간마저 잃었다고 생각하면 누구든 이렇게 절망적인 표정을 지을 거예요. 이런 순수함이 저까지 웃음 짓게 만드네요. 답답하지 않게 딱 말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세세한감정 하나를 신중하게 다루고 싶어서 속으로 여러 번 되새기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요.


부동산으로 가는 길에서 산삼을 다시 만나요. 불량 비둘기에게 당하고 있는 산삼을요! 무려 세 마리서 무리를 짓고 연약한 산삼을 잡아먹겠다며 겁을 주고 있네요. 혼쭐을 내주어야겠어요. 은호는 가방에서 옥수수 과자를 꺼내 멀리뿌려버립니다. 비둘기들은 그 과자를 먹기 위해서 산삼에게서 떠나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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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마음씨도 착한 산삼. 소중하게 들고 다니던 보자기를 열기 시작합니다. 글쎄 안에는 동전이 들어있었어요. 은호는 자판기 앞에서 보자기를 푸는 산삼의 모습을 보면서 키가 닿지 않으니 대신 음료수를 사달라고 하는 건 줄 알아요. 하지만 소중한 것을 내놓은 이유는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을 계속해서 도와준 은호에게 음료수를 사주려는 거였죠. 요괴도 사람들처럼 저마다 다른 생김새와 성격을 가지고 있어요. 요괴라고 해서 모두를 괴롭히려는 것은 아니랍니다. 오히려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기도 해요. 산삼의 입장에서는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겠지만, 너무 귀엽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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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호의 이 착한 마음씨 때문에 일지가 쏙 빠진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요괴의 전리품을 모으는 상점처럼 쌓여서 사랑이라는 큰 감정을 만들어내는 거잖아요. 체육 대회 계주에서 우승하지 못해서 혼자 분을 삭이는 모습, 타인을 도와주는 모습, 그렇게 가까운 사이가 아니면서도 자신의 간식을 나누어주는 모습. 마음은, 감정이라는 것은 어느 한순간 뿅 하고 신기하게 피어오를 수도 있겠지만 일지처럼 하나하나 장면들이 쌓여 커질 수도있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지금 네이버 웹툰, <대신 심부름을 해다오>로 오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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