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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 닮은 딸>, 형제를 살해한 어머니 밑에서

박성원 | 2021-10-08 14:32
'소명'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엄격하고 딸에게 바라는 것이 많은 병적인 어머니 밑에서, 어머니가 원하는 완벽하고 착한 딸로 성장해 왔습니다.

그녀에게는 어린 남동생이 한 명 있는데요. 소명과는 달리 어머니의 말을 잘 듣지 않고 비교적 자유분방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진짜로 어렸을 때는 썩 사이가 좋지 못했지만, 조금 머리가 굵어진 뒤에는 - 그래도 여전히 어리지만요 -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는 좋은 남매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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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남동생이 '사고'로 죽습니다.
하지만 똑똑한 소명은 금세 남동생의 죽음에 어머니가 깊숙하게 개입되어 있다는 것을...

다시 말해, 정황상 어머니가 말을 듣지 않는 남동생을 괘씸하게 여겨서 사고로 위장하여 '살해'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소명은 크게 충격을 받고 동시에 분노하지만, 명확한 증거는 없었고, 심지어는 증거라고 여겼던 물건도 어머니의 손아귀 안에 놀아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명은 깨닫습니다. 만약 어머니를 감옥으로 보내는 데 성공한다고 가정해도, 오히려 그렇게 되면 소명이 가진 모든 것을 잃고 파멸한다는 사실을요.

당연히 그렇겠죠. 가정은 풍비박산이 날 테고, 아마 사회의 손가락질에 시달리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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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소명은 당장 어머니를 단죄 내지는 그녀의 손에서 벗어나는 걸 포기하고,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너무 멀지 않은 미래에 벗어나고자 더욱 더 완벽하고 착한 딸을 연기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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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꽤 보기 드문, 본격적이고 진지한 호러&심리 스릴러입니다. 상당히 좋아요. 일단 소재부터가 재미 있고, 이 재밌는 소재를 초반부만 보더라도 훌륭하게 요리하는 솜씨가 돋보입니다.

부모,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아이에게는 세상의 거의 전부이자, 가장 사랑하고 신뢰하며 자신을 지켜줘야 할 존재가 오히려 목숨까지 해친다는 극단적인 설정을, 아이의 시선에서 매우 자연스럽고 독자들조차 등골이 오싹할 만큼 제대로 묘사하며 상황을 전달합니다.

분명 겉으로는 평범한 일상인데, 아주 사소한 연출과 포인트만으로도 그 위태로운 상황을 확실하게 나타내는 역량이 범상치 않습니다.

작화부터 캐릭터, 그리고 소재의 활용도에 이르기까지.
이 정도면 공포&심리 스릴러 물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빠뜨려서는 안 되는 기대되는 신작입니다.

과감히 일독을 권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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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도 원작은 잘 모르지만 찾아보니 상당한 인기작.. 즉 검증된 ip인 모양입니다.

요즘 네이버에 이런 웹소설 원작의 아포칼립스, 생존물 웹툰이 정말 많이 나오는데, 필자의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너무 비슷하지 않나 싶었습니다만, 이 작품은 작화부터 초반의 분위기까지 꽤 담백하고도 흥미를 잡아당깁니다.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과감히 일독을 권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