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먼 트리트먼트 - 새로운 장르의 오컬트 무비가 기대된다.
최근 국내 공포영화시장이 어느샌가 새로운 도전에 주춤하며 해외 공포영화들에게 자리를 내어주면서 대담하고 독특한 연출보다는 안전함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화홍련전을 바탕으로 만들어 스타일리시 하면서도 숨 막히는 상황 연출, 삐걱대는 가족사를 잘 표현한 2003년 작 <장화, 홍련>.
같은 맥락으로 동화를 각색하였지만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아름다운 색감들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 2005년작 <분홍신>까지. 두 작품 모두 각 312만, 137만의 관객 수를 기록했지만 같은 계열인 <추격자>가 누적 관객 수 500만에 그쳤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았을 때 특정 마니아층에 어필하는 실험적인 영화보다는 영화 그 자체가 사업이 되어야 한다는 경험을 뼈저리게 한 영화 관계자들이 이런 소극적인 태도를 이어간다고도 볼 수 있다.
공포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관객들에게 호불호가 가린다는 점도 한몫하는지라 여러 연령층에 어필할 수 있다 판단되는 범죄 스릴러물들이 최근은 이 톡톡 튀고 기발했던 과거 공포 영화들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오늘 소개할 영화화가 기대되는 작품은 레진에서 연재를 마친 <샤먼 트리트먼트>이다. 이 작품은 한국적인 오컬트 즉 무속인들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 몇 년간 <파라노말 액티비티> 같은 초자연 현상을 다룬 영화들과 인터넷에서 떠도는 오컬트 괴담들의 인기에 힘입어 할리우드에서도 <위자>, <인시디어스> 같은 초자연 현상과 오컬트 의식을 다룬 영화들이 지속적으로 쏟아져 나오며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예외라 할 수 없는지 이 흐름을 의식한듯한 후반기 한국형 오컬트 영화인 <검은 사제들> 또한 개봉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한국적인 초자연 현상이라 함은 역시 신내림이나 무속인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이 <샤먼 트리트먼트>는 그 초자연적 현상을 직접 겪는 무속인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보여준다.
박 이재 21대 당골 박룡환은 내림굿이 없는 세습무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가 살던 박이재골에 박수무당이 났다고 일대에 소문이 자자해 아버지는 형이 장군 받을 용한 몸이라며 애지중지했다. 마을에서 인정받는 그의 집안은 꽤나 자부심 강한 가문이었다. 그렇게 가장 촉망받던 형의 영장 통지서가 날라들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가 배치된 공병대는 월남으로 파병을 가게 되고 파월한지 석 달 뒤 그의 형이 죽었다는 편지가 한통 날아든다.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형을 잃은 아버지도 이듬해에 세상을 뜨고, 박룡환은 가족을 모두 잃고 만다. 피붙이 하나 없이 동네에서 동냥하며 근근이 살아가던 그는 굿판을 벌일 그릇이 되지 않으면서도, 배짱 좋게 굿판을 벌인다. 사실 무속인의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별다른 능력이 없었던 그는 어떻게 서든지 가락을 뽑기 위해 김추자의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를 부르게 되고, 굿판에 모여있던 마을 사람들은 그에게 욕을 퍼부으며 하나둘 자리를 뜬다.
처음부터 노잣돈은 없어도 굿판에 놓인 먹거리로 며칠 버티려던 속셈이었다. 그렇게 홀로 앉아 상에 놓인 음식을 서럽게 뜯으며 있을 무렵. 박룡환의 김상사 노래를 듣고 찾아온 장군 신은 그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데..
마냥 진지하지도, 가볍지도 않게 툭툭 치고 쏟아져 나오는 유머와 진지함 사이를 오고 가는 이 작품은 새로운 형태의 오컬트 무비를 찾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생각된다. 어느 쪽으로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작품이 나오겠지만, 코믹한 요소들에 중점을 둔다면 공포 코미디 영화인 <시실리 2km> 같은 작품으로 방향이 향할 수도 있고, 오컬트와 역사와 사회적인 문제점들에 초점을 맞춘다면 <건축학개론>을 만들었던 이용주 감독의 데뷔작인 뛰어난 완성도의 공포영화 <불신 지옥> 같이 독특한 영화도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