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땅의 기록> WINSTON 작가 인터뷰

홍초롱 기자 | 2026-08-08 14:00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260


[땅의 기록]

WINSTON 작가 | 네이버웹툰


아득한 숲이 품은 서늘한 온기,

손끝의 결을 따라 피어나는 신비로운 기담! 🌲✨

현실과 꿈의 경계, 그 깊은 울림을 그리는 아티스트! 🎨🖌️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다가온 서사,

<땅의 기록> WINSTON 작가님의 인터뷰,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INTRO]

Q. WINSTON 작가님!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인터뷰에 앞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웹툰 작가로 활동 중인 WINSTON입니다.
   가끔 '윈스톤'과 '윈스턴' 중 어느 쪽 발음이 맞는지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신데,
   보통 '윈스턴'으로 표기합니다.



[About WINSTON]

Q. ‘WINSTON’이라는 필명은 어떻게 정하게 되신 건지 궁금합니다!

A. 알파벳으로만 적었을 때 모양이 마음에 드는 이름을 하고 싶었던 기억이 나요.
   원래 작가명으로 사용할 계획은 아니었고,
   동인 활동을 할 때 쓰다가 질리면 바꿀 생각으로 가볍게 지었던 건데…
   너무 오래 쓰다 보니 굳이 새 필명을 만드는 게 어색해져서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Q. 데뷔작인 <이슬비 로맨스>부터 지금까지 여러 길을 거쳐오셨잖아요.
   돌아보았을 때 만화가로서 '내가 이만큼 달라졌구나, 성숙해졌구나' 하고 가장 깊게 체감하는 지점이 어디인지 궁금해요.

A. TMI지만 사실 <이슬비 로맨스>는 제 데뷔작이 아닙니다.
   진짜 데뷔작은 13년도에 그림 작가로 참여한 다른 작품이었어요.
   (지금은 모든 플랫폼에서 내려가서 찾을 수 없습니다.😌)
   작가 필명과 동인 필명을 나눈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인데, 이 작품 이후 닉네임 분리를 포기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달라졌다거나 성숙해졌다고 체감하기에는
   여전히 마감도 어렵고 허둥대고 있어서 답변드리기가 조금 어렵네요.😅
   다만 개인작을 한다고 해서 이 작품에 나의 노력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함께한다는 걸 절절하게 배운 것 같아요.

   어릴 때보다 확실히 겸손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지긴 했습니다.



△ '네이버웹툰·시리즈'에 있어요📢


Q. 전작들에서도 늘 깊이 있는 서사와 인물 간의 관계성을 멋지게 풀어내셨잖아요.
   이번에는 동양 판타지라는 넓은 세계관과 사건 중심의 이야기를 다루게 되셨는데,
   이러한 소재와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시게 된 계기나 고민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A. 대단한 계기가 있던 건 아니고, 대학 시절에 과제전을 준비하다 문득
   ‘나 동양 판타지나 민간신앙 좋아하는데, 마침 마음에 들게 그려진 캐릭터도 있겠다, 얘를 중심으로 뭔가 해볼까?’
   같은 사소한 이유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김새는 대답일까요?😅)
   과제전 결과물은 조악했지만 이때 만든 이야기에는 좀 정이 붙어서
   ‘일단 이 스토리를 만화로 만들어보자’ 하고 졸업 시즌에 도전만화에 달려들었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무식해서 용감했던 시기였네요.



△ 우린 운명이었던거시야...🎡


Q. 전작들에서 인물 간의 섬세한 관계나 감정선을 다루어 오셨던 경험이,
   이번 <땅의 기록> 속 세계관과 캐릭터들을 만들고 연재해 나가시는 데에는 어떤 밑거름이 되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A. 캐릭터는 생각보다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배웠던 것 같아요.

   이전 작품들엔 로맨스가 필수로 들어가야 했으니 ‘애정’을 예시로 들자면,
   얘네끼리 사랑하는 사이로 만들어야 하고, 서로 사랑한다는 전제로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는데요.
   전개를 짜다 보면 '얘네가 이 상태에서 사랑할 수 있나…? 되나??'싶은 경험을 많이 했고,
   그걸 말이 되도록 스토리를 정리하는 게 정말 어려웠거든요.

   지금은 인물들의 관계, 서로의 감정을 처음부터 명확하게 정하지 말고,
   상황이 흘러감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자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실제 사람도 좋아했던 친구에게 실망하거나, 미운 사람에게 의외의 고마움을 느끼면서
   조금 좋아하게 되거나 그러잖아요?
   '어떤 순간이 와도 흔들리지 않는 절대적 감정은 없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저도 반쯤은 제 캐릭터들을 관찰하는 기분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최소한의 관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 성장 과정에서 형성된 성격 등은 정해두었지만요.)


Q. 특유의 종이 질감이 느껴지는 선화와 은은한 수채화풍 배색은 이제 작가님을 대표하는 스타일이 된 것 같아요.
   지금의 독보적인 스타일을 구축하기까지 어떤 시도와 변화들을 거쳐오셨나요?

A. '독보적'이라는 단어가 너무 민망하네요…!! 감사합니다.

   어릴 때부터 질감이 느껴지는 거친 펜 선, 수채화 채색이 아름다운 작가님들의 작품을
   너무 좋아했어서 그런 분위기의 화풍을 가지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제 원고는 100% 디지털 작업이기 때문에, 시도와 변화에 대해 거창하게 말씀드릴 요소는 없고…
   계속 제 필압에 맞는 펜 브러시를 찾고, 제 눈으로 보기에 가장 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특수효과나 텍스처 필터를 찾는 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모든 작가님들이 하고 계시는 노력이기도 하죠.

   한동안은 ‘깨끗하게 그려서 셀식으로 채색한 그림’이 정석의 캐주얼 웹툰 작화라고 느껴서
   어떻게든 그런 느낌을 내보려고 애쓰기도 했어요.
   (그때는 필터도 덜어내고 선 정리를 신경 써보는 등의 시도를 했었어요.)

   하지만 오히려 시간만 더 걸리고 그림에 대한 만족도나 주변 반응도 좋지 못했어서,
   지금은 다시 좀 더 선을 자유롭게 쓰는 그림으로 보일 수 있게 고쳐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려놓고 보니 지금도 스타일이 끊임없이 과도기를 겪고 있는 것 같네요.


Q. 정식 연재가 시작되면서 하루하루가 정말 바쁘실 것 같아요.
   요즘 콘티 작업부터 마감까지, 작가님의 일주일 작업 루틴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요?

A. 최근 마감을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수요일 오전에 최종 승인받은 완성고를 입고하고,
   오후중에 다음 회차 텍콘(텍스트 콘티)을 짜고 고민되는 부분들을 PD님들과 상의하면서 짧게 회의를 거칩니다.
   그리고 금요일까지 콘티를 최종 확정한 후, 다음 주 화요일 새벽까지는 작화를 완성합니다.
   (함께 고생해 주시는 어시님께 정말 큰 감사의 말씀을…🙇‍♀️)

   다만 일상은 마감만 있는 게 아니라서, 중간중간 생기는 현실의 사건 사고들에 따라 엄청나게 달라지기도 합니다.  


Q. 오랜 시간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만드시면서 찾아왔던 슬럼프나 번아웃의 순간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시간을 작가님은 어떤 마음으로 버티고 극복해 내셨는지 궁금합니다.

A. 사실 연재 중에 멘탈이 괜찮은 때가 오히려 없는 것 같아요.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계속 걸리는데 그걸 고쳐볼 시간은 없고,
   마음에 안 차는 결과물 그대로 입고를 끝낸 다음 바로 새 작업을 위해 세팅에 들어가야 하다 보니
   마음이 내내 무거워요.
   한 회차를 무사히 끝낸 뒤에는 항상 터진 풍선처럼 아무것도 못 해요.

   보통 저는 덕질을 함께 하면서 극복하려고 하는데, 주간 연재 중엔 그게 여의치 못하다 보니…
   요즘엔 작품에 관한 슬럼프는 PD님들과의 회의 과정에서 완화하는 것 같습니다.
   작품에 관한 고민으로 막막할 때 PD님들이 진지하게 함께 의견을 나눠주시거나,
   이따금씩 캐릭터들로 재미있는 농담을 던져주시거나 하시는데, 그런 순간들이 저를 고무시키는 효과가 있어요.
   '이 작품은 나 혼자 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는 마음이 들어서 든든해진다고 해야 할까요.

   물론 적당히 필요한 약을 진단받아서 꾸준히 복용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랑 비슷한 분 중에 이 인터뷰를 읽는 분이 계시다면 심적으로 어려울 때 병원을 어렵게 생각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 (속보) PD님의 헌정 짤, 초상권 보호를 위해 AI 고양이가 대신 전달 중 🐾


Q. 평소 작품을 구상하실 때 만화나 웹툰 외에 다른 분야에서도 영감을 자주 얻으시는 편인가요?

A. 영상을 보거나 음악 듣는 걸 좋아하기는 해요!
   한 번 영화 보는 주기가 오면 하루에 서너 편씩은 보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미디어 매체를 접하는 것도 물론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겠지만,
   글도 만화도 영화도 결국 사람이 사람을 겪으면서 만든 이야기라…
   결국 사람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게 제일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시간이 나면 사람을 만나러 여기저기 떠납니다.


Q. 마감 걱정 없이 완벽하게 자유로운 휴일이 하루 주어진다면, 작업실을 벗어나 어디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고 싶으신가요?

A. 요일에 따라 다른데, 어머니 휴일이랑 겹치면 어머니랑 글램핑 한번 가고 싶네요.
   안 겹치면 좀 먼 동네로 가서 영화 한 편 보고 산책도 좀 하거나….


Q. 오래도록 독자들과 함께 호흡해 오셨는데, 작가님은 먼 훗날 어떤 이야기를 그리는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A. '어떤 특징을 가진 스토리를 만드는 작가'보다는,
   어쨌든 하고 싶은 이야기가 계속 있는 작가라는 평을 들으면 성공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좀 오타쿠같이 이야기하면 ‘화력이 좋은 작가’ 같은 거요.🔥



[About <땅의 기록>]

Q. 2012년 베스트 도전 이후, 14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정식 연재로 결실을 맺었습니다.
   다시 이 이야기를 꺼내어 완성하기로 결심하셨을 때의 감회가 남다르셨을 것 같은데, 당시 마음이 어떠셨나요?

A. 사실 <땅의 기록>은 <이슬비 로맨스>를 끝내고 다음 차기작이 될 예정이었어요.
   당시의 매니지먼트 회사와 이야기할 때 "장편을 연재하기 전에 중편으로 연재의 감을 익혀보자" 해서
   이슬비를 먼저 하게 된 건데, 여러 사정으로 차기작은 불발이 되었었죠.

   그 뒤에도 이런저런 매니지먼트에 기획서는 여러 번 들고 갔었는데, 신기하게도 늘 반응은 좋은 편이었어요.
   그런데 매번 중간에 불발되어 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이 만화는 내 안에서 연재가 될 일은 없을 팔자겠구나' 여기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지금의 투유드림 담당 PD님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저희와 하려고 그랬나 봐요" 하고 웃어주신 게 기억이 나요.

   연재 중인 지금보다 그때가 가장 감정적으로 신기했던 것 같아요.
   "진짜인가? 진짜 하나?" 하고요.🤭 



△ 아니, 이걸 못 볼 뻔했다고...?😧


Q. 14년 전 베스트 도전 시절의 <땅의 기록>과 지금의 <땅의 기록>을 비교해 보면,
   작가님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원고 작업 방식이 달라지면서 가장 크게 바뀐 설정이나 연출 지점은 어디인가요?

A. 가장 크게 바뀐 설정이 있기는 한데… 이것은 스포라 비밀로 하겠습니다.🤫

   런칭 직후에 어떤 독자님의 반응을 본 적이 있는데, "베도 때보다 밝아진 것 같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실제로 베도 시절에는 좀 더 음산하고 기묘한 분위기를 살리고 싶어 했던 것 같아요.
   판타지 비중이 더 크길 바랐던 거죠.

   그런데 지금은 좀 더 현실에 중점을 두고 싶어서 주무대 배경도 현대 쪽이 많아졌고,
   좀 더 가볍고 밝은 분위기를 내려고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시님 한 분과 둘이서 작업 중인지라 예전보다 좀 더 그림을 간단하고 빠르게 그릴 방법을 계속 고민 중이에요.



△ 지금과는 분위기가 쪼오끔 다르죠?


Q. <땅의 기록>이라는 제목은 들을수록 묵직한 여운을 줍니다.
   작가님이 이 제목을 통해 독자들에게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의 중심은 무엇이었나요? 

A. 아앗… 이것도 스토리와 관련이 있어서 비밀로 하겠습니다. 



△ 알지?👌


Q. 마치 실물 종이책을 보는 듯한 특유의 손그림 질감 연출이 인상적입니다.
   화면 너머로 따뜻한 아날로그 감성을 전달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시는 작업 프로그램이나 브러시, 질감 연출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A. 작업 프로그램은 클립 스튜디오, 애용하는 브러시는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현재는 리얼밀리펜(リアルミリペン)을 사용하고 있고, 거친 종이 텍스처들을 많이 찾아다닙니다.
   그림에 착 붙는 종이 느낌의 텍스처를 찾으면 기분이 아주 좋아요.
   특별한 기법은 없고, 계속 찾고 합성해 보는 것의 반복이에요. 


△ 14년도 원고 中_ 작가님 제공


Q. 수채화처럼 은은하고 스며드는 듯한 배색이 작품의 분위기를 완성해 주는 느낌이에요.
   장면이나 인물의 감정선에 따라 색채 팔레트를 구성할 때 특별히 신경 쓰시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A. 저는 색채학에 조예가 깊지는 않아서, '지금 이 컷은… 무슨 무드였으면 좋겠다' 하고
   직감에 따라 즉흥적으로 정하는 편입니다.

   대신 캐릭터에 조금 이입할 필요는 느껴요.
   무슨 감정 상태일지 고민해 보고 그 감정에 어울리는 색감을 찾아보려고 해요.



△ '조예가 깊지 않다'는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닙니다, 작가님.


Q. 영물 '몽구'의 붓선이나 배경 요소에서 민화나 고전 미술의 미학이 물씬 느껴집니다.
   실제 민화 자료나 고서화에서 영감을 얻거나 연구하신 부분이 있다면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A. 말 그대로 민화를 좋아해서 기회가 되면 많이 접했던 것 같아요.
   민화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옛 미술품들을 보면 투박하고 익살맞지만,
   한편으로는 오싹하기도 한 것들이 많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장승이나 탈이 대표적이죠.)

   민화의 기술을 그대로 구현하지는 못하더라도, 제가 느꼈던 그런 포인트들을 계속 의식해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 너무 매력적이지 않나요? 💓


Q. 숲을 지키는 도깨비들의 다양한 가면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특히 장남 '인'이 가면을 벗을 때마다 독자들의 반응이 매우 뜨거운데, 가면이라는 장치를 통해 인물들의 어떤 면모를 보여주고 싶으셨나요?

A. 예전에 탈춤 공연을 처음 봤을 때, 분명 사람이 연기하고 사람의 말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는데,
   묘하게 사람이 아닌 것 같은 기묘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요.
   연극을 볼 때와 달리, 극을 통해서 풍자하고 싶은 내용은 명백히 존재하지만
   가면 속 배우의 표정을 전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가면의 인물과 내면의 인물이 철저히 분리된 느낌이라 그랬던 것 같은데요.
   그게 저한테 유난히 좋은 의미로 오싹한 느낌을 줬습니다.

   탈이라는 장치는 그래서 '그 캐릭터의 비밀을 암시하고 있다'라고 하고 싶네요.
   속내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웃고 있을 수도, 아닐 수도 있는… 대충 상자 속 양 같은 거예요.



△ 이 가면 속엔 어떤 얼굴이 있을까요?


Q. 가이는 밝혀지지 않은 어린 시절의 이야기와 복잡한 감정선을 품고 있어 더욱 눈길이 가는데요.
   이처럼 입체적인 주인공 '가이'라는 캐릭터와 그 이름의 첫 시작은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세계를 구할 만한 힘을 가진 영웅들 이야기를 많이 보면서 자랐는데,
   아동 만화여서 그런지 영웅들도 다 어린아이들이었거든요.
   그런데 어린애한테 갑자기 어떤 막중한 사명이 생기고, 엄청난 힘이 생긴다면… 실제로는 고달프지 않을까요?

   반가이는 그런 생각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였습니다.
   사춘기 청소년의 감정은 워낙 요동치잖아요.
   상황에 적응해 보기도 하고, 허세도 부려보고, 금방 또 땅도 파고 하는 모습이 뒤섞여 있었으면 했습니다.

   이름은 순우리말로 ‘반갑다’라는 뜻입니다.
   외우기 쉽고, 특이하면서 뜻이 좋은 것 같아서 골랐어요.


△ 형님은 '가면'을 벗어주세요! 🎤


△ '숲'을 닮은 능력


Q. 주요 배경이 되는 '숲'은 단순한 장소를 넘어 하나의 생명체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작가님에게 '숲'은 세계관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닌 공간인가요? 

A. 저승 하면 다들 어떤 풍경을 떠올리실지 모르겠는데, 제가 생각한 저승은 야생의 숲 같은 곳이었어요.
   너무 깊어서 빛도 들지 않는 울창한 숲이지만, 거대한 생명력이 숨 쉬고 있고…
   때에 따라서는 그 압도적인 자연의 풍경에서 공포를 느끼기도 하고 편안함을 느끼기도 하고 그런 거요.

   세계관 속의 숲도 그런 느낌입니다.
   아는 사람에게는 편안하고 제 집 같을 수 있지만,
   여기가 어딘지 모를 망자들에게는 막연한 공포를 주는 유예의 공간…?

   자아성찰의 공간으로 정리할까 싶습니다.



△ 막내(2014)


Q. 무속신앙, 괴담, 민담 같은 고유의 요소들이 현대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습니다.
   현실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판타지적 설득력을 얻기 위해 어떤 자료들을 찾아보고 공부하셨는지 궁금해요.

A. 민담이나 괴담을 모으는 건 거의 책들인데, 요즘 펀딩으로 제공된 무속신앙 자료집부터 해서
   민담만 모아둔 책들을 한동안 열심히 모았었어요.
   가끔 운이 좋으면 구전 설화 같은 걸 어르신들에게 듣기도 했고요.



△ (할 말 잃음)

   

   하지만 제가 원했던 건 말씀하신 대로 현대의 일상에 그런 기묘한 요소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실제 무속인 분들이 어떤 일상을 보내고 계신지,
   귀신을 봤다는 주변 사람들이 당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떤 태도로 이런 신비한 일들을 마주하는지 찾아보는 게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결국 실제 사람들을 관찰하는 게 생각보다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귀엽기도 무섭기도 한 이야기들📖


Q. 소년물, 우정, 가족, 동양풍 판타지까지 여러 요소가 조화롭게 섞여 있습니다.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세계관 속에서 이야기의 톤 앤 매너를 조율하는 작가님만의 기준이 궁금합니다.

A. 이건……. PD님들과 주변 분들의 의견을 끊임없이 수용하면서 고쳐 나가는 부분이기는 합니다.

   원래 콘티에서는 더 무겁거나 잔인하게 진행될 뻔한 전개도 있는데,
   스토리를 회의하는 과정에서 분위기가 너무 어두워질 것 같으면 종종 체크를 받아요.
   그 밖에 제가 개그 욕심이 좀 있다 보니, '여기서 한 발짝 더 가면 돌이킬 수 없이 어두워진다' 싶을 때
   기습적으로 상황을 반전시켜 버리기도 하고요.

   예전에 동료 작가가 이걸 두고
   "숨을 들이쉬고 이제 내쉬어야 하는데, 갑자기 목젖을 치는 것 같은 개그 타이밍"이라고 표현해 줬는데,
   이 말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독자분들이 심각한 장면을 보시다가 한 번씩 분위기를 환기하고 가시면 정말 뿌듯할 것 같습니다.  


Q. 웹툰이라는 연출 환경에서 여백을 활용하는 방식이나 컷 배분이 매우 유려합니다.
   여백의 미를 살리기 위해 스크롤 연출을 하실 때 가장 공을 들이는 지점은 어디인가요?

A. 단순무식하게 제가 직접 스크롤을 내려보면서 어느 속도로 읽히나 여러 번 체크합니다.
   어릴 땐 이걸 몰라서 컷 간격이 너무 좁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거든요.
   만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가독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백의 길이가 너무 짧거나 길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할 수 있는 데까지는 계속 체크합니다.


Q. 아직 연재 초반이라 매회 새로운 인물과 설정들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풀어질 가이의 과거나 인물들 간의 관계를 따라갈 때,
   독자들이 이야기의 어떤 복선이나 감정의 결을 유심히 살피며 감상하면 좋을지 살짝 힌트를 주실 수 있을까요?

A. 저는 제가 독자일 때 이런 힌트 없이 직접 파헤치는 걸 좋아하는 오타쿠였기 때문에,
   노코멘트하겠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읽으시든 그게 독자님을 제일 즐겁게 만들 수 있다면 뭐든 오케이예요.



△ 여러분... 직접 읽으세요🩸


[Outro]

Q. 이제 막 <땅의 기록>의 장대한 세계관과 서사가 시작되는 단계인데요.
   아직 이 매력적인 숲의 세계에 발을 들이지 않은 예비 독자분들께,
   "이런 분들이 보시면 꼭 빠져드실 겁니다!" 하고 작품을 직접 소개해 주신다면 어떤 매력을 짚어주고 싶으신가요?

A. 이번 인터뷰 질문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이네요…….(상의해 보고 와야 할 것 같아요.🥲ㅋㅋㅋ)
   정말 중요한 질문인 것 같은데, 자신 있게 답변해 드리지 못해 민망할 따름입니다.

   현대 동양 판타지 장르를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 들러서 재미있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 작가님 대신 PD님이 들고 온 입덕 요약집! (feat. 초상권 수호자 AI 냥선생 🐱)


Q. 정식 연재라는 긴 여정의 첫걸음을 떼셨습니다.
   앞으로 가이와 인, 그리고 도깨비들과 함께 달려갈 긴 호흡의 연재 길에 임하는 작가님만의 다짐이나 마음가짐이 궁금합니다.

A. 전달하고 싶은 가장 큰 대주제와 굵직한 사건들만 지키면 스토리 진행은 어떻게 바뀌거나 돌아가도 상관없으니,
   너무 비장하게 생각하지 말고 끊임없이 망상하듯이 이야기를 짜보자… 하고 있습니다.

   가이와 인, 도깨비들이라는 저의 팀원들과 함께…🌿👹


Q. 독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민화풍 포스터나 도깨비 가면, 몽구 관련 소품 등 단행본과 굿즈에 대한 기대감이 대단합니다.
   혹시 작가님 개인적으로도 꼭 실물로 만들어보고 싶은 탐나는 상징적인 아이템이 있으신가요?

A. 어릴 때부터 탈을 좋아했어서, 도깨비 탈을 나무로 깎은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판매용으로 만들기엔 제작비가 어마무시할 것 같지만…
   그런데 주변 분들은 몽구 굿즈가 있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몽구로 만들 수 있는 굿즈가 뭐가 있을까요? 



△ 목베개요 …


Q. 긴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땅의 기록>과 함께 숲속 길을 동행해 줄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께 따뜻한 마무리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저도 이게 세상에 나올 거라고 확신하지 못하던 시기부터 이 만화를 기억하고 기다려 주시는 분들이 계셨었는데,
   그 덕분에 저도 이 이야기를 계속해 나가 보자고 마음먹을 수 있었습니다.

   기억하고 기다려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고, 새로 발견해서 즐겨 주시는 분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적어도 제가 하려던 이야기가 이것이었다는 것만큼은 모두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인터뷰는 여기까지, 이제 <땅의 기록> 정주행하러 가볼까요? 🏃‍♂️
긴 인터뷰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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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256
<육아물 엄마는 꼭 죽어야 하나요?> 주상 & 희희 작가 인터뷰
홍초롱 기자 | 2026-05-02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255
<도무지 그애는> 게코 작가 인터뷰
홍초롱 기자 | 2026-04-04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254
<미스 펜들턴> 꼬막 작가 인터뷰
홍초롱 기자 | 2026-03-14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253
<토끼와 흑표범의 공생관계> 목인 & 사담 작가 인터뷰
홍초롱 기자 | 2026-02-21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252
<마른 가지의 라가> 인접 작가 인터뷰
홍초롱 기자 | 2026-01-31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251
<전리품 공작부인> 새들 & 초밤비 작가 인터뷰
홍초롱 기자 | 2026-01-17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250
<백작가의 망나니가 되었다> 별나래 & PAN4 작가 인터뷰
홍초롱 기자 | 2026-01-03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249
<먼지 덩어리 짱덕> 펜낙 작가 인터뷰
홍초롱 기자 | 2025-12-20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248
<어떤 계모님의 메르헨> ORKA 작가 인터뷰
홍초롱 기자 | 2025-11-22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247
<별의 눈동자> 백원달 작가 인터뷰
홍초롱 기자 | 2025-11-08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246
<연하는 욕구불만> 박미남 작가 인터뷰
홍초롱 기자 | 2025-10-18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245
<언럭키맨션><적반하장의 허슬플레이> 약국 작가 인터뷰
홍초롱 기자 | 2025-09-27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244
<저무는 해, 시린 눈> MURO 작가 인터뷰
홍초롱 기자 | 2025-08-30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243
<탑아이돌의 막내 멤버가 되었다> 맛곰 작가 인터뷰
홍초롱 기자 | 2025-08-02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242
<소곤소곤2> 옛사람 작가 인터뷰
홍초롱 기자 | 2025-06-28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241
<산왕의 궁전에서> 돌 작가 인터뷰
홍초롱 기자 | 2025-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