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슬프고 아름다운 동화 같은 이야기, '숲 속의 미마'

박은구 | 2020-02-16 15:18

별의 유언, 새와 같이로 유명한 후은 작가의 작품으로서 현재는 완결된 지 꽤 된 작품이다. 사실 그래서 더욱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기도 한다. 사랑하는 작품을 보는 독자의 입장으로서 하루하루 기다리는 것도 매우 설레고, 즐거운 일이 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 하루하루가 피가 말리는 하루하루처럼 느껴질 수 있다. 너무나도 재미있는 작품을 봤을 때는 그런 느낌이 든다. 다음이 너무 궁금해서 도저히 살 수가 없을 정도. 그래서 독자들 중에는 일부러 완결만 챙겨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그 기다림이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차라리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그러나 이 작품은 완결이 난 것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보면 될 것이다. 또한 수많은 명작들을 그려낸 후은 작가님의 작품이기에 보증 수표와도 같다. 후은 작가 특유의 아름답고 동화적인 그림체와 서정적인 연출 등이 매끄럽게 맞물려 마치 동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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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쪼그마한 꼬마 공주님이 훗날 왕이 될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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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관은 기본적으로 마법을 다루는 것이 특징이다. 저 인물의 손에서 피어나는 저것 또한 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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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마법을 사용할 수 없었다. 역대 왕중에 마법을 사용하지 못한 이는 존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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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있어 스승이자 조언자인 숙부가 그녀가 흔들리지 않도록 저렇게 말을 한다.>

"하나 밖에 없는 고귀한 공주님. 부모님을 닮아 아름다운 자태와 강인한 면모를 지녔지. 하지만 조금 이상해. 공주님이 마법을 쓰는 모습을 아무도 본적이 없다며 역시 조금 이상하지? 공준미이 대자연의 가호를 받았는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네." 

작 중 이러한 대사가 등장한다. 이것은 그녀가 마법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시사하는 것이고, 그로 인해 그녀의 숙부는 그녀가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가장 완벽한 마법사 '미마'를 만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요정과 마법의 나라 아이우드의 공주였던 그녀는 신기하게도 오드아이를 가지고 있다. 녹색 눈과 푸른 눈이다. 원래 작품의 설정상 왕가의 혈통은 대대로 위대한 마법사들을 배출해왔지만 정작 공주 본인은 마법을 쓸 수가 없었기에 자신이 왕으로서 걸맞는지에 대해서 수도 없이 고민한다. 그녀가 마법을 쓰지 못하는 진정한 이유는 사실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 어찌됐건 그로 인해 '미마'라는 마법사와 엮이게 되니 사실상 그들의 인연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역할이라고 보는 것이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사실 이 작품의 분량은 꽤나 긴 편이다. 총 3부로 나뉘어져 있고, 그로 인해 스토리가 방대하기에 앞에 부분만 보고서는 절대로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나 의미를 결코 파악할 수 없다. 제목에서부터 시사하듯이 이 작품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부를 수 있는 캐릭터는 가장 완벽한 마법사라고 불리는 미마이고, 그의 존재 자체가 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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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겠다고 단언하는 그의 얼굴에는 어떠한 근심 걱정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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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미마의 인상이 별로였기에 저런 표정을 짓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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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완벽한 마법사라는 타이틀에 비해 장난기가 많고 어딘가 어린애처럼 행동하는 그의 모습에 괴리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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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마 또한 오드아이이다. 망토에 달린 태양과 달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상당히 방대한 분량을 뽐내는 만큼 수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하고, 그 등장인물 개개인이 각자 자신들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것들이 맞물리며 입체적인 인물들이 탄생하고, 하나의 세계가 완성된다. 후은 작가의 세계를 구상하는 능력은 가히 천재적이다. 이 세계에서 등장하는 인물들과 기본적인 법칙이라고 할 수 있는 세세한 설정들은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작가 특유의 세심함이 엿보인다. 또한 그 신선한 발상은 놀랍기만 하다. 과연, 작품을 보면서 아 어떻게 이러한 설정을 짤 생각을 했을가 하는 경외심이 든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예를 들어 가장 완벽한 마법사라고 일컫는 미마의 경우에는 사용하는 마법이 다른 장소 혹은 시간에서 자신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 개념만으로도 무척이나 독특하고 또 어렵다. 허나 이 또한 작 중 등장인물의 입에서 언급되는 내용이므로 정확히 그의 마법이 어떠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그 능력이 상당히 복잡하고, 또 초월적인 것이라는 점. 이와 같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마법들이 나오니 어찌 이 작품에게 재미를 못 느낄 수가 있을가. 필자가 상당히 기억에 남는 또 하나의 마법 중에는 바로 무엇이든 죽여버리는 마법이다. 자, 그냥 무엇이든 죽여버린다 라고 생각했을 때는 와 엄청 쎄구나 전투에서는 최강이겠네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리고 일반적인 시점에서 죽인다는 것은 생명을 빼앗는다는 것과 동일하기에 어떠한 존재의 목숨을 빼앗는다고 여기게 된다. 그때 전제는 그 존재가 생명을 가진 생명체로서만 성립이 될 것이다. 당연히 이렇게 생각하기 마련, 물론 필자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무엇이든 죽이는 능력이 말그대로 '무엇'도 죽일 수 있기 때문에 생명체가 아닌 비생명체, 혹은 개념이나 의지 같은 것도 죽일 수 있는 것으로 언급된다. 그 예로 자신에게 다가온 죽음을 '죽여'버려서 죽지 않는다. 상당히 이율배반적인 말이지만 죽음이라는 개념 자체를 죽인다면 자신에게 다가올 죽음이 사라지지 않을까? 깊게 파고들면 끝도 없고, 또 태클을 걸자면 끝도 없을 것이다. 허나 필자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차피 이 작품은 작가의 상상력에서 만들어진 판타지이고, 거기서 이토록 참신한 발상이 나왔다는 점이었다. 후은 작가의 모든 작품을 추천하지만 이 작품은 진짜 강력하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