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평범해서 더 특별하다 <도령의 가족>

심지하 | 2020-02-0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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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엔가 잇을 듯 없을 듯한 그 가족 <도령의 가족>


가족이란 뭘까. 누구에게나 있을 것 같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고, 다들 비슷하게 살 것 같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이 가족이다. 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첫 문장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있는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을 인용하자면 이렇다.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가정과 가족은 조금 다르지만, 자. 여기 있는 도령의 가족은 불행한 가족일까, 행복한 가족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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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짜맞추기라도 한 듯 딸 셋에 아들 셋이라는 대칭을 이루는 대가족. 장녀이자 첫째인 방송국 아나운서 송화령, 장남이자 둘째인 웨딩컨설팅 회사 재직중인 회사원 송재령, 현재 기숙생활중인 대학생이자 쌍둥이인 차남 송보령, 잘나가는 웹소설 작가이자 쌍둥이인 차녀 송미령, 까칠한 사춘기처럼 보이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다섯째이자 삼녀 송세령, 집안의 막냉이이자 태권도장에 다니는 중인 송도령. 전직 치과의사인 아버지와 전업주부인 어머니까지 총 여덟 명의 복작거리는 가족인 도령의 가족. 찾아보면 어디엔가 있을 것 같고, 요즘 세상에는 드물 것 같은 도령이네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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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여덟명이나 되는 대가족이란 점에서 평범함을 넘어선 것처럼 보이지만 그럼에도 도령의 가족은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평범한 가족이다. 부모님은 외가인 제주도에, 따로 사는 장녀 화령과 기숙사 생활중인 차남 보령을 제외한 나머지 넷이 함께 사는 이 가족은 필요할 땐 서로 돕고, 싸울 땐 또 싸우면서 화목하게 지내는 보통의 가족이다. 보통이란 단어의 기준이 애매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웹툰을 읽다가 아, 맞아. 나도 이거 그래. 우리도 그때 그랬지. 사람 사는 거 다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 평범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도령의 가족>은 평범하기에 특별한 가족 이야기로 다가왔다. 주인공은 집안의 막냉이 도령이와 그 가족들이지만, 가족들과 이어진 주변인들의 이야기도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법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놀랍고도 대단한 일이다. 


본래 공감이란 풀이 좁을 수록 쉽고 풀이 넓을 수록 힘들다. 만인의 공감을 얻는 이야기란 얄팍해질 수 밖에 없고, 특정 소수에게만 공감받는 이야기는 깊이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도령의 가족>은 조금 다르다. '매일 밥먹듯이 싸우면서도 안보이면 궁금하고, 보이면 속 터지고 서로가 어딜 가서 연애하고 일한다는 게 신기할 따름인 특별한 일 없이도 하루하루 소란한> 이라는 프롤로그의 문구가 설명해주듯 살면서 한번쯤은 겪어보았을 감정들을 섬세하게 포착해낸다. 직업과 성별과 나이와 위치를 떠나서 종종 한 번쯤은. 맞아, 나도 저랬던 적이 있었지. 하고 웃으며 위로받고 떨쳐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래서 웃음이 나는 웹툰이다. 그려낸듯 너무 완벽해서 작위적이긴 커녕 돌아가며 서로 손에 손을 잡고 울고 웃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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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령의 가족>은 2016년 레진 코믹스에서 연재되던 중 카카오페이지로 연재 플랫폼이 바뀌었는데, 2019년 12월 29일, 116화를 기준으로 완결되었다. 이 참에 정주행을 달려보는 건 어떨까.


도령의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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