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노우맨, 위태로운 드라마와 로맨스

박성원 | 2021-04-21 09:03

주인공 기우는 잘나가는 증권사 직원으로, 애정 없는 결혼생활을 이어가던 중 아버지나 다름 없었던 교수님이 별세하셨다는 소식에 장례식장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미망인인 세연과 딸인 루미를 보게 됩니다. 기우는 대학을 다닐 적에 거처가 마땅치 않아 교수의 집에서 지낸 적이 있기 때문에 유가족들과도 익숙한 관계였죠. 그리고 당시에도 심상치 않은 관계였던 세연과 기우는 교수가 병으로 사망하고 옛 마음을 잊지 못하고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재혼하게 됩니다.

스노우맨 재혼선언


주인공은 기우와 루미입니다. 둘 사이의 관계에 이야기의 초점이 온전히 맞춰져 있죠. 기우와 루미의 관계는 무려 세 번이나 변화합니다. 첫번째로 기우가 대학생이고 루미가 어렸을 때는 집에서 눌러사는 아저씨와 어린아이였죠. 두번째로는 (젊은)새아빠와 피가 이어지지 않은 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그렇고 그런 관계이죠.

스노우맨 장례식
스포일러를 피해서 설명하는 게 거의 불가능한 구조라 줄거리 소개는 최대한 간단하게 줄였습니다. 이 작품은 '람작' 작가의 신작으로 그의 전작으로는 데뷔작이자 화제작인 '속죄캠프'와 그보다는 덜 유명한 '갈매기와 밀렵꾼'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가가 그리는 웹툰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림체도 매력적이고 - 여주인공들이 전부 똑같이 생겼다는 함정은 있지만요 - 스토리도 개성이 잘 살아있는 편이거든요.

스노우맨 교수부인
가장 먼저 작품 전반에 흐르는 분위기랄지, 소재나 줄거리 인트로를 설명으로만 들어보면 꽤 노골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도, 이 작가의 손을 거치고 나면 꽤 그럴듯하고 느낌 있는 분위기로 거듭납니다. 이건 어떤 특정한 요소의 덕분이라기보다는 매력적이면서도 차분한 작화와 인물들의 행동과 말, 소소한 유머 등이 모두 더해져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스노우맨 아이
그 다음으로는 여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의 위태로운 조화랄지,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히로인이 나오고 그녀가 의존하는 남자 역시도 그다지 안정적인 타입은 되지 못합니다. 둘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도 그렇고요. 그런 둘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바닥 위에 서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퍽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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