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바이러스는 인간의 삶을 쉽게 파괴한다, <어느날 갑자기 서울은>

나예빈 | 2021-08-03 15:23
지구상에는 다양한 생명체들이 살고 있습니다. 인간은 그중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때로는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한 채 바라만 봐야 하는 역할이죠. 특히나 바이러스 앞에서는 대책이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편하게 살 수 있는 건 이미 지금의 우리보다 먼저 지구에 온, 다른 인간이 그 어려운 길을 겪었기 때문이에요. 또다시 새로운 것들이 생겨난다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그 바이러스라는 게 인간의 정신마저 조종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파국으로 치닫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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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커플이 아파트 단지로 보이는 거리에 있습니다. 일상을 지내면서 몇 번이고 볼 법한 평범한 모습이에요. 여자가 휴대폰을 하수구에 떨어트렸다며 남자친구에게 꺼내 달라 부탁한 모양이네요. 하필이면 꺼내기 어려운 곳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얼굴을 바닥에 바싹 붙여야 꺼낼까 말까한 상황. 투덜거리는 남자에게 강아지가 갑자기 뛰쳐나가 어쩔 수 없었다는 답변을 하는 여자. 남자는 그런 여자를 위해 하수구에 손을 집어넣습니다. 불빛을 여러 각도로 비춘 끝에 휴대폰을 발견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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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이렇게 정리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첫 화부터 싱겁게 끝낼 수는 없겠죠. 옆에서 남자를 지켜보던 여자가 무언가 징그러운 것이 있다며 소리를 칩니다. 실제로 휴대폰 주변으로는 이름을 말할 수 없는 무언가가 널려있었어요. 생명체라고 말하기에는 간단한 외형을 가졌고, 그렇지 않다기에는 무슨 물건인지 매치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개구리알 같아 보이는 정체불명의 것. 남자는 그 사이로 손을 밀어 넣고 싶지 않았지만, 여자의 부탁에 어쩔 수 없이 용기를 냅니다. 그러더니 비명을 내질러요. 휴대폰 주위에 도사리고 있던 알들이 자신의 손에서 자라난다고요. 정신없이 도망치던 여자는 알이 비단 하수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립니다. 쉽사리 치울 수 없을 정도로 사방에 퍼지고 말았습니다. 대체 이거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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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흥미를 돋우기 충분했던 짧은 이야기는 그렇게 끝이 나고 중심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와 그 안을 가득 채운 아이들. 수학여행을 가고 있답니다. 어찌나 신나는지 각자만의 방법으로 즐거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맘때쯤 아이들에게 집을 벗어나 자고 생활한다는 건 큰 행복으로 다가오죠. 시끄러운 틈 속에서도 연우는 조용합니다. 딱히 말을 걸어오는 친구도 없어요. 하지만 이런 일이 연우를 슬프게 만들지는 못합니다. 처음 가보는 서울에서 평소 좋아하던 것 같은 반 친구인 소연이에게 말을 걸어볼 수 있을 거라고 희망을 품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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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는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합니다. 무리별로 나누어 은근히 서로가 동일하지 않다는 걸 모두 암묵적으로 알고 있죠. 연우가 소연이에게 다가가기에 그들의 거리는 멀었습니다. 수학여행 동안 아무리 노력을 해도 짧은 대화 기회, 아니 인사할 시간조차 잡지 못했어요. 그런 연우의 앞에 나타나는 남자아이들. 평소 반에서 대화도 잘 나누지 않아놓고서는 술을 숨겨 운반해달라는 요구를 합니다. 성공하든, 그렇지 못하든 좋아하는 여자와 연결해주겠다면서요. 오로지 소연이만 생각하고 그 요구를 들어주지만 선생님께 걸려 모든 걸 빼앗기자 모두 연우 주변을 떠납니다. 친구 운운하며 부탁했을 때는 생각도 나지 않는다는 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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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가 화가 나도, 슬픔을 느껴도 수학여행은 계속되었습니다. 이런 자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른 아이들은 여전히 신나 보이는데요. 다음 날의 일정은 케이블카를 타는 것이었습니다. 전날의 사건이 있었지만, 여전히 소연이와 말 걸 기회를 노리고 있네요. 이 수학여행에서 사건은 이렇게 끝나지 않습니다. 창문에 이상한 물체, 그러니까 이야기 초반에 우리가 본 알 수 없는 생명체가 케이블카 유리창에 달라붙어요. 게다가 반 학생 중 한 명이 그것에 닿아 다리에 퍼지는 일이 벌어지고 맙니다. 놀란 여자아이는 다리에서 그것을 떼어내려고 노력하지만 원하는 대로 일은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허벅지를 타고 전체로 퍼져나가고 말았어요. 게다가 뇌로도 퍼졌는지 이상한 행동까지 보입니다. 분명 눈앞에 있는 건 친구가 맞았는데, 이제 더는. 더이상 아니네요. 친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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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수학여행을 즐기던 아이들은 일순간 공포에 빠지고 맙니다. 기괴하게 변해버린 친구들 피해 다시금 케이블카에 올라탔고, 생존자가 있는지 움직이기 시작해요. 누군가 우리를 이 좁은 공간에서 구해주지 않을까. 그렇게 정상에서 내려온 케이블카는 다시 상공을 향해 달립니다. 아이들을 기다렸던 건 희망이 아니라 절망이었습니다. 구해줄 사람이 있기는커녕 정체불명의 것에 뒤덮인 괴물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연우는 이 상황에서도 소연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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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이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 부닥치면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칠 겁니다. 서로서로 안전하게 도와나가는 건 동화 속 일에 그칠지도 몰라요. 소연이와 친구들은 희생을 한 연우를 미끼로 쓰고 건물에서 빠져나갑니다. 그렇게 버림을 받습니다. 주인공처럼 보였던 연우는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허무한 죽음을 맞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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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여자아이를 위해 희생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괴물과 함께 버려지는 것이었던 연우. 절망에 빠지지만 그럴 순간마저 괴물은 배려 없이 연우를 위협해옵니다. 처음 찾아온 서울에서 이상한 일을 끊임없이 겪는 이들. 이들은 안전하게 서로를 도와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무엇이 인간을 위협하는지 알려주지 않은 채 이야기가 진행되어 더욱 독자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이 웹툰. 정체불명 바이러스에 놓인 서울이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네이버 웹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