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결국 삼국지도 아니게 됐습니다. - 고삼무쌍 [스포]

간파 | 2017-01-06 01:48

[웹툰 리뷰]고삼무쌍 - 정회주


미묘한 스타일을 하고 다니는 호색한이 자신을 유비라고 주장하며 남들 일에 훼방 놓는 만화입니다. 이는 아주 훌륭한 요약입니다. 이 작품에서 유비가 정확히 어떤 주체적인 캐릭터성을 가졌는지 증명하기도 전에 작품이 끝났기 때문입니다. 


[웹툰 리뷰]고삼무쌍 - 정회주


  삼국지에 대해 한번 생각해봅시다. 삼국지만큼 우리 인상에 강렬하게 남는 중국 문학이 또 있을까요? 책을 잘 읽지 않으셨더라도 대추같이 붉은 얼굴과 긴 수염을 가진 관우, 술을 잘마시고 성격이 괄괄한 장비, 그리고 귀크고 사람을 아끼는 유비에 대해선 알고계실겁니다. 그렇습니다. 일단 주역이라고 할만한 이 유비 삼형제 부터 캐릭터 개성이 확실합니다. 여기에 더해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조조도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주역 캐릭터만 놓고봐도 삼국지는 다루기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하지만 삼국지는 재해석하여 만화로 옮기기 참 껄끄러운 작품이기도 합니다. 당신이 유비의 팬이라서 유비가 주인공이고 관우를 히로인으로 잡은 만화를 만든다고 생각해봅시다. 이렇게되면 정말 큰 문제가 생깁니다. 유비와 관우 둘다 각자 부인이 있고 각자 아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구도로 작품을 잡은 순간, 이야기는 롱런할 수가 없습니다. 어느 시점에서든 둘의 연애사 이외의 다른 결혼 문제는 반드시 끼어들어야 하고, 여기서 부터 작품은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로 끌수밖에 없어지며 본분이 퇴색합니다.


[웹툰 리뷰]고삼무쌍 - 정회주




  그리고 관우와 유비의 사랑에 이야기를 집중할만큼 삼국지는 단편적인 이야기가 아닙니다. 여기에 집중할거라면 차라리 다른 세계관의 다른 이야기를 빌려 쓰는 게 낫습니다. 아니면 삼국지에서 이름만 빌렸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고삼무쌍]은 유비 관우의 러브라인 구도를 유지하며 작품을 정사로 이끌어가려 합니다.


  이건 정말 최악의 상황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작품의 전개는 삼국지 전개를 그대로 따라가는 데 정작 인물 구도가 꼬입니다. 여기에 더해 작품에서 보여주는 공성전이나 전략이 뛰어난 것도 아닙니다. 삼국지에서 본 전략을 그보다 못하게 보여줍니다. 여기에 더해 삼국지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는 책사들이 등장하기도 전에 작품은 끝나버립니다. 그것도 관우와 조조, 유비의 삼각관계 구도를 활용해서 말입니다.


  삼각관계, 화용도나 오관육참에서 알 수 있듯 조조와 관우의 관계는 독특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걸 굳이 사랑으로 어레인지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아니 재해석은 자유입니다. 하지만 세력 다툼을 하는 와중에 어울리지도 않는 사랑 싸움을 끼워놓으니 둘 중 하나로만 밀고 가라 따지고 싶어집니다. 한쪽에선 학교의 운명을 건 암투가 벌어지는 데 한쪽에선 나는 니가 좋다, 그러니 날 받아들여라! 하면서 3류 로맨스를 찍고 있습니다. 분위기 전환도 아니고 둘다 암울하기만 해서 집중만 떨어집니다.


  결국 이 전개를 작가도 감당하지 못했는 지 조조와 한판 싸운 유비를 끝으로 작품은 끝나버립니다. 이건 참 치사한 수법입니다. 삼국지의 이름을 빌리고 삼국지의 전개를 빌리고 삼국지의 캐릭터를 재해석해서 작품을 내놓았지만, 첫 스타트가 꼬이자 작품은 원래 이런 결말로 예정된 작품인 마냥 끝내버립니다.


  하지만 우린 모두 이 작품이 여기서 끝날 때가 아니란 걸 알고 있습니다. 삼국지잖아요. 제갈량은요? 조자룡의 활약은요? 관우는 결국 어떻게 죽죠? 유선은 누구 아들인가요 그래서? 유비를 주인공으로 하고 정사를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었다면 유비의 마지막까지 우리를 데리고 갈 의무가 작가에겐 있습니다. 삼국지 정사를 밑바탕으로 한걸 알면서, 그걸 알면서도 이 작품을 보는 이유는 그것이기 때문입니다. 작가가 재해석한 유비란 인물상과 그 결말을 보고 싶었던 겁니다.


  하지만 작품이 보여준 건 삼각관계 끝에서 피어난 마초들의 우정이었습니다. 고삼무쌍이라며 대놓고 삼국지를 노린 제목과 전개로 작품을 이끌어갔지만 결국 삼국지를 만들기도 전에 작품은 끝나버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삼국지도 아니게 되었습니다.




웹툰가이드 인기글

통합 리뷰

매콤달콤 산지직송 농촌 로맨스! <고추밭에서 만나요!>
이준희 | 2026-08-14
우리는 또 한 번 신화가 되리라. <망나니 1왕자가 되었다>
이준희 | 2026-08-13
쇼다운으로 너의 강함을 증명하라! <들개전쟁>
김 영주 | 2026-08-12
전쟁터에서 주고받는 익명의 편지 <당신과 나의 답장 사이>
김 영주 | 2026-08-11
우리 아이가 세상을 구할 용사라뇨?! <결혼하지 않으면 세계가 멸망한다>
이준희 | 2026-08-10
다시 나타난 고스트 <신비아파트>
김 영주 | 2026-08-08
이세계를 구했더니 지구가 더 막장이었다. <세상도 구해본 놈이 잘 구한다>
김 영주 | 2026-08-07
냉대와 핍박을 받는 가문의 수치가 되었다. <백호 가문의 아기 솜뭉치>
이준희 | 2026-08-06
대한민국 영양사가 이세계로 가면 생기는 일 <이세계 영주가 밥을 잘 먹임>
김 영주 | 2026-08-05
지하실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내려가지 말 것! <개미>
이준희 | 2026-08-04
내 남친이 냥냥증후군에 걸렸다 <내 남자친구는 고양이다옹>
김 영주 | 2026-08-03
이곳에서 나는 새롭게 시작할 것이다. <힘을 숨기고 즐기는 평화로운 하녀 생활>
이준희 | 2026-08-01
의학 드라마 오타쿠가 의사에 빙의했다 <반란군의 돌팔이 의사>
김 영주 | 2026-07-31
너와 함께할수록 볼이 빨개지고 부끄러워진다 <네 앞에서만 부끄러운 나는>
김 영주 | 2026-07-30
전생의 원수를 만났습니다. <원수는 약혼식장에서 만난다>
이준희 | 2026-07-29
여주의 아버지와 결혼하게 됐다 <딸이 귀엽고 남편이 멋짐>
김 영주 | 2026-07-28
살인욕 그것만큼은 막아야 해...! <집착 광공이 나를 감금하려고 한다>
이준희 | 2026-07-27
내가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 줄게. <환생자의 스트리밍>
이준희 | 2026-07-24
당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비참해졌으면 좋겠어 <레몬나무숲>
김 영주 | 2026-07-23
무의미한 세상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함께니까! <GO라니의 독립일기>
이준희 | 202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