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침.묵.은. 금.이.다. <갓 오브 하이스쿨>

므르므즈 | 2017-04-14 10:14

       [웹툰 리뷰]갓 오브 하이스쿨 - 박용제



  전국의 고등학생들이 모여 싸움 실력을 겨룬다는 단순한 플롯과 화려한 액션신으로 인기를 끌어모은 박용제 작가의 [갓 오브 하이스쿨]에 대해 진지한 스토리를 기대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스토리란게 중요한게 뭐 있을까. 제목에 갓, 수퍼, 울트라 같이 뭔가 의미없어 보이는 접두사를 붙이는 작품을 볼 땐 머리를 비우고 보는 게 정석이다. 주인공이 화려한 액션과 손에 땀을 쥐는 연출 하나만으로도 이 작품은 충분히 재밌었다. 옛날 위인들을 불러와서 차력쇼를 하더라도 액션만 좋았다면 충분히 넘어갈 수 있었고, 진모리의 멋진 싸움을 매 회 기다리곤 했던 것이다.


   [신의 탑], [노블레스]와 함께 '신노갓'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네이버 웹툰 최상위권의 인기를 누렸던 [갓 오브 하이스쿨]의 인기 비결은 이런 단순함이었다. 단순함이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다. 고등학생들이 격투 대회에서 서로 능력을 가지고 싸운다는 설정은 누가 보더라도 매력적인 설정이다. 그리고 이 소재 캐치 능력과 작품 소화 능력은 박용제 작가의 훌륭한 재능이었다.


                                        

          [웹툰 리뷰]갓 오브 하이스쿨 - 박용제


  하지만 박용제 작가는 이번 작에서 등장인물의 감정선을 따라 흐르는 연출 면에서 상당히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컷 하나만 잘라놓으면 나름 괜찮은 표현이 되지만, 정작 컷끼리는 이어지지 않는 그런 감정선이 자주 나타나곤 했다. 2화에 등장하는 위 장면이 대표적인 예시인데, 읽다보면 등장인물의 동선이 잘 이어지지 않는다. 거기에 더해 대사 면에서도 아쉬운 면모를 많이 보였는 데, 박용제 작가는 진지한 대사마다 이.렇.게. 점을 찍어 임팩트를 주는 습관이 있다. 그런데 이 대사가 그렇게 멋지지도 않아서, 이 대사가 얼마나 나쁜지 잘 알아두라는 듯한 반.면.교.사의 역할만을 충실히 수행하는 연출이 되었다. 



  뒤로 갈수록 작품의 세계관이 커지다 보니 액션의 크기도 점점 커져갔다. 하지만 작가의 역량이 이 커져가는 스케일을 받쳐주지 못했다. 가장 압권인 연출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일종의 웃음거리로 전락한 분신술 장면이다. 분신이 분신을 낳고, 다시 그 분신이 분신을 낳아 압도적인 수량으로 주인공을 밀어붙이는 악당이 나타나는 장면인데, 이 장면에 구체적인 숫자를 추가하면서 장면 자체가 이상해졌다.


                                              [웹툰 리뷰]갓 오브 하이스쿨 - 박용제


  사실 이 장면 하나로도 박용제 작가의 모든 단점을 설명할 수 있다. 장면에 맞는 대사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고, 공포든 사랑이든 슬픔이든 독자와 캐릭터가 느껴야할 감정을 전달해야 할 장면을 제대로 그리지 못하고, 맞춤법을 틀리면서 마지막 몰입까지 깨트렸다. 개인적으로 특히 저 '추정'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안드는 데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면서 마지막엔 추정이라 하니 독자의 상상력을 깨트리면서, 확실한 정보도 전해주지 못하고 있다. 


 차라리 저 대사가 없었다면 훨씬 괜찮았을 지 모를 일이다. 작가는 말이 필요없는 액션을 그리면서 지나치게 많은 대사를 넣으려고 하고 있다. 멋을 추가하고 싶다는 욕구가 절절하게 느껴지는 대사의 향연과 스토리 욕심은 작가가 가진 액션 만화가로서의 장점마저 깎아먹는 모습을 보였다. 박용제 작가가 가장 이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지점은 액션 연출에서의 강점을 이용한 그림 작가가 아닐까 한다. 스토리 면에서 작가는 다른 이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아니면 단순한 스토리는 단순하게 묻어두기로 하자. 우린 박용제 작가의 액션이 보고 싶다. 멋진 판타지 스토리가 보고 싶은 거라면, 진작에 이영도 작가의 소설을 폈을것이다. 





갓 오브 하이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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