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열지 말았어야 할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형사의 복수극, <파란나라>

김슬기 | 2018-11-14 17:27

우리의 삶은 꿈과 희망이 가득한 파란나라일까?


드라마나 영화에서 권력층은 나쁘게 비춰지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을 수도 있고, 덜 보여줬을 수도 있고 혹은 더 과하게 보여줬을 수도 있다. 그런 장르는 대부분 나쁜 사람 옆에 나쁜 사람. 그 옆에는 더 나쁜 사람이 늘 존재했다. 그리고 항상 최고로 나쁜 사람은 많은 사람의 뒷통수를 치는 인물이었다. 이종규의 웹툰 <파란나라>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평범한 강력계 형사 강정우가 <파란나라>의 주인공이다. 자신의 생일이라 업무 끝나고 여자친구와의 데이트 약속을 잡는 강정우. 그렇듯 그냥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다. 하필 생일이라고 설정한 작가가 조금 괘씸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기분 좋은 기념일인 생일을 강정우의 인생을 뒤바꾼 날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강정우는 수사도중 우연히 허름한 모텔에서 거대한 현금창고를 보게 된다. 그가 발견한 거대한 현금창고는 대충 보아도 10억은 훨씬 넘는 돈이 있었다. 어마어마한 돈더미 앞에서 강정우의 형사의 촉이 발동했다. 본능적으로 강정우는 이것은 재벌과 정치인들의 비자금이며, 자신이 커다란 일에 휘말리게 되었음을 직감했다. 그렇게 강정우는 도피를 시작한다.

어느새 강정우는 동료경찰을 살해한 살인자로 지목되어 경찰과 알 수 없는 존재들에 의해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만다. 취조를 받으면서 강정우는 경찰도, 검찰도 다 알 수 없는 존재의 지시를 받는 것을 보게 된다. 강정우는 살기 위해 감옥에 들어가지만, 감옥의 수감자들에게 3번 이상 죽음의 위협을 받는다. 칼로 위협을 받기도 하고, 화장실에서 목 졸림을 당하기도 하면서…. 죽음의 고비를 넘기며 강정우는 자신이 연 판도라의 상자가 어쩌면 대한민국을 뒤집어 버릴 만한 강력한 것임을 확실시 한다.

강정우의 여자친구는 작은 언론사의 기자로, 강정우가 유일하게 신뢰하는 인물이다. 강정우는 자신이 찍은 현금창고에 대한 사진과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한 재벌 2세의 휴대폰 속 정치경제계 및 연예계 인물들의 마약 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여자친구에게 넘겨준다. 그 사진을 받은 강정우의 여자친구는 자신의 힘은 너무 약하다며, 조금 큰 언론사의 기자에게 사진을 터뜨리자고 제안을 한다. 그러나 그 제안 받은 언론사 기자는 죽음을 당한다. 바로 어둠의 세력에게. 여기서 파란나라라는 대사가 웹툰에서 처음 등장하게 된다.

그렇다. 웹툰의 제목이자 여기에 나오는 파란나라는 우리가 흔히 아는 동요의 한 구절이라고 보면 된다. “파란나라를 보았니? 꿈과 사랑이 가득한..” 어쩌면 강정우가 처한 현실과는 180도 다른 곳이 파란나라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 시점에서 강정우는 자신의 운명을 뒤집을 유한구 회장을 감옥에서 만나게 된다.


유한구 회장의 도움으로 자신의 세력을 점점 확장해나가는 강정우. 칼잡이 한울, 나이트 클럽 여자 사장, 힘 쎈 깡패들이 처음에는 강정우를 못마땅해 하지만, 강정우의 잠재력과 능력을 보고 그를 신뢰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강정우는 복수의 칼날을 겨눈 채, 복수만을 꿈꾸게 된다. 여기서 유한우 회장의 대사 하나가 생각난다. “대신에네가 그 놈들 보다 더 한 악마가 되어야만 해.” 그렇게 강정우는 악마와 싸우기 위해 더 한 악마가 되어가고 있다.

강정우는 자신의 삶을 파멸로 만든 악마들과 맞서기 위해 그들의 방법으로 악마들의 힘을 하나씩 빼앗기 시작한다. 그렇게 강정우의 복수는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를 향하고 있다.

<파란나라>를 읽으며, ‘강정우의 복수극을 나도 모르게 응원하고 있었다. 복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끊임없이 죽음의 고비를 넘기는 강정우를 보며, ‘정우야 지금 죽으면 안돼!!!’라며이러한 응원의 이유는 무엇일까? 현실이 힘든 탓일까? 정의가 승리하기를 원해서일까? 그 이유는 확실하게 모르겠다. 그리고 <파란나라>에서 악마 세력의 끝이 누구인지는 아직 확실하게는 안 밝혀졌다. 독자들로 하여금 어느 정도는 유추 할 수 있게 떡밥을 던져 주었을 뿐.


<파란나라>의 몰입감은 상상 그 이상이다. 2D의 그림을 보고 있지만, 마치 드라마 혹은 영화를 보는 듯한 장면 전환이 엄청나다. 머리 한 켠에서는 이미 상영회가 시작 된 것 같았다. <파란나라>의 결말은 대충 예상이 된다. 아마 권선징악이겠지. 하지만 강정우가 악마로부터 이긴다고 했을 때, 그의 기분이 어떨지는 상상이 안 간다. 그의 대사 때문이다. “만약 신이 내게 하루아니, 단 한 시간 만이라도 되돌릴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여지없이 이날을 택했을 것이다.”

웹툰 연재가 끝이 난다면, 아마 나는 <파란나라> 속 강정우에게는 미안하지만, 한 켠으로는 그에게 고마움을 느낄 것 같았다. 그의 현금 창고 발견이, 그의 복수극이 웹툰 속 현실의 부정부패, 비리 덩어리를 고발하는 출발점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파란나라>는 월간만화라서 다음화를 기다리는데 조금 현기증이 난다. 하지만 한 회당 어마어마한 분량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한 회는 눈 깜짝할 새 지나가버린다. 그런 마력이 있는 것이 바로 <파란나라>이다. 강정우의 권력자들을 향한 복수극을 기대하게 된다. 매달 둘째 주를 기꺼이 기다리게 된다. 강정우의 복수 성공. 그리고 그 끝에는 과연 꿈과 희망이 가득한 파란나라가 펼쳐질 것인가?

파란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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