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던전 속 사정, 병맛수위코믹판타지

박성원 | 2019-09-21 17:27

'던전 속 사정'은 모처럼 레진 최상위권 랭킹에 얼굴을 내민 19금 남성향(아마도?) 웹툰입니다. 작가는 '레바툰'으로 유명한 '레바'이고요. 이 작품의 장르를 굳이 분류하자면 리뷰글의 제목처럼 병맛·수위·코믹·판타지 정도가 될 것 같은데, 방점을 찍고 싶은 부분은 판타지입니다. 병맛이나 코믹에 수위가 섞이는 경우는 그리 드물지 않지만 여기에 판타지까지 더해지면 얘기가 좀 달라지죠. 판타지 라는 장르는 세계관이 무척이나 중요한데, 과연 판타지에서 다른 낯선 장르를 어떻게 녹여냈는지 세계관을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던전 속 사정 복상사 검성


작품은 얼핏 진부한 - 다행히도 상당히 짧습니다 - 한 전설적인 사냥꾼, 검성 호스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뛰어난 기사(검사?)로서 대가없이 마물사냥에 집착한 그는 만인의 칭송을 받았고, 그러던 어느 날 용중에서도 최고등급인 '갑각룡'을 홀로 토벌하다가 동귀어진하고 맙니다. 뒤늦게 밝혀진 놀라운 비밀에 따르면 호스는 마물의 신체 일부로 자위기구를 만들어 성욕을 채워왔던 그런 인물이었다는 겁니다. 시간이 지나 사람들이 그의 취향(성벽?)에 관심을 가졌고, 결국 대륙 전체에 마물의 부산물 따위를 이용하여 다양한 바리에이션의 기구들이 널리 퍼지는 시대에 이르게 됩니다.


던전 속 사정 청의 첫등장


이야기의 주인공은 다른 대륙에서 독립을 위해 혈혈단신으로 넘어온 '청'이라는 소녀인데요. 청은 기존 대륙.. 그러니까 검성의 영향으로 마물의 부산물이 성욕을 채우는 수단으로 거듭나고 성적으로 무척이나 개방적인 이 대륙과는 전혀 다른 가치관과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주인공의 포지션부터가 독자들과 비슷한 거죠. 대륙의 비상식적인 - 독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 컬쳐에 태클을 거는 역할입니다.


던전 속 사정 여관직원의 권유


이러쿵저러쿵 크고작은 소란을 거쳐 청은 마물사냥꾼으로 성공하겠다고 결심합니다. 청은  다른 대륙에서 기술을 수련한 무서운 고수이고, 마물은 찾는 것도 잡는 것도 어려우며 부산물은 인기가 많기 때문에 잡기만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최대한 자제해서, 5화가 지나기도 전에 청은 동료를 만나고 단순한 마물사냥여행이 아닌 뚜렷한 목표를 세우게 됩니다.


던전 속 사정 놀란 청


다시 한 번, 작품의 장르는 '병맛코믹수위판타지'입니다. 이 대륙을 여행하는 청을 따라가다 보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에요. 장르의 정당성이랄지, 세계관의 개연성은 충분히 확보했다고 봐도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내용 전반에 대한 평가가 어떤가 하면, 일단 베이스를 잘 깔고 시작한 만큼 퍽 괜찮았습니다. 어색하지 않게 수위 높은 씬들을 잘 포함시킨 것도 그렇고요. 개그는 취향이 많이 갈리는 분야라 리뷰에서 뭐라 말하기가 좀 그렇지만, 아마도 호불호가 적게 갈릴 법한 전통적인 방식입니다. 의외로 주인공 청을 비롯해서 캐릭터 메이킹도 준수한 편이고, 개그나 수위 외에 판타지로서 스토리 진행이나 전투씬도 앞으로가 더욱 기대됩니다.


던전 속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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