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숙의 맛> 이우물 작가 인터뷰

탁정은 기자 | 2020-05-09 14:00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101

[조숙의 맛]

이우물 작가 |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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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물 작가님 작업실


안녕하세요 :-)


Q. 안녕하세요, 작가님.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만화 그리는 이우물입니다. 최근 다음 웹툰에서 <조숙의 맛>이라는 작품을 완결하였습니다. 

Q. ‘이우물’은 필명인가요?
A. 네 필명입니다.

Q. 필명을 짓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시나요?
A.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에 '우물'이라는 상징이 자주 등장하는데 거기서 따왔습니다. '우물'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작가분은 그런 모호한 이야기를 아주 잘하는 분이거든요. 그래서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어찌 됐든 팬심에서 따온 것입니다. 팬이란 건 그런 거잖아요. 이해할 수 없어도 좋아하는 겁니다. '우물'에 빠지듯 말이죠.

Q. 웹툰 작가로 데뷔하시기까지의 과정과 계기를 간략하게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A.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결국 음식을 만들어보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야기를 보는 걸 좋아했어요. 잘 만든 작품에 경외심을 느끼는 그런 사람이었고요. 그러다 보니 저도 창작을 하고 싶었습니다. 
여러 일을 하는 동안 계속 시도를 해봤는데 잘 안됐어요. 다 잘못 끓인 라면 같았죠. 그마저도 끓이다 마는 게 태반이었고요. 그런데도 계속해보고 싶었습니다. 포기가 잘 안 되더라고요. 파랑새 증후군이었달까요. 어쨌든 그렇게 게으른 습작과 공모전 탈락 사이에서 헤매다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파랑새는 가끔은 잡히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게 그 증상의 아이러니 같습니다. 로또가 아무도 당첨되지 않는 거라면 사람들이 안 살 텐데 말이예요.

Q. <조숙의 맛>이 7개월 가량의 연재 끝에 완결을 했습니다. 소감이 어떠신지요?
A. 완결 후 댓글들을 둘러보는 데 참 친절한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냥 만화를 보고 지나갈 수도 있는데 댓글 창을 꼭꼭 눌러가며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SNS까지 찾아와 주시고요.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조금 더 잘했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가장 많이 들었어요.
누군가 지켜봐 주고 있다는 느낌. 그게 친구든 가족이든 누구든 간에 그런 느낌은 살아가는 데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Q. 때맞춰 단행본도 출간되었는데요, 단행본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있나요?
A. 단행본마다 조금의 추가페이지들이 있습니다. 1권엔 숙이의 뇌 구조, 2, 3권엔 짧은 만화가 포함돼 있어요. 소피스트캣을 잠깐 더 보실 수도 있습니다. 사실 연재 때 넣지 못했던 에피소드라든지 좀 더 많은 걸 끼워 넣고 싶었는데 단행본 작업이 너무 빡빡하게 잡혀 있어서 그러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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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숙의 맛>


Q. <조숙의 맛>은 어떻게 기획하게 된 이야기인가요?
A. 특별한 기획의 이유 같은 건 사실 없었어요. 그냥 좋아하는 톤의 이야기를 하려 했습니다. 우리나라엔 잘 없는 것 같지만 해외 쪽엔 아이의 지성을 넘어서는 꼬마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꽤 있거든요. 그런 캐릭터의 관점은 아이다운 면과 아이답지 않은 면이 공존하게 되면서 독특한 시점이 형성되잖아요. 저는 그런 걸 좋아해서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Q. 조숙함의 맛을 본다는 느낌의 제목인데요, 어떻게 ‘맛’이라는 표현을 제목으로 정하게 되셨나요?
A. ‘맛’이라는 표현에 대해 숙고하진 않았습니다. 이야기를 구상하다 캐릭터의 이름과 제목, 장면이 한 번에 떠올랐어요. 보편적인 조숙함을 넘어서는 캐릭터를 내세우다 보니 잘 맞는 것 같아서 그대로 붙이게 됐습니다.

Q. 주인공 ‘조숙’이는 아홉 살이지만 아주 조숙합니다. 숙이는 어떻게 탄생한 캐릭터인가요?
A. 기획에 대한 답변과 겹치는 이야기인데요, <고슴도치의 우아함>이라는 소설에 12살짜리 천재 꼬마가 등장하는데 그 캐릭터가 인상적이라 이런 똑똑한 아이가 나오는 이야기를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말씀드렸듯이 그런 이야기를 좋아하거든요.
평범한 이야기에 붙이려다 보니 천재적이라기보단 많이 조숙한 아이로 설정하게 된 거예요. 하지만 이런 설정은 이야기에 조금 독이 된 것도 같습니다. 이런 소재에 이런 방식으로 붙이게 될 줄은 몰랐는데, 어쨌든 숙이 캐릭터를 구상하게 된 건 그 소설의 영향이 있습니다.

Q. 아무리 조숙하다지만 숙이의 나래이션은 문학계 거장의 어록을 넘보는 수준입니다. 숙이는 어쩜 그렇게 아는 게 많고 표현을 잘 하는 걸까요?
A. 문학계라니요, 백일장 정도라면 수긍할 수 있겠습니다. 먼저의 답변에서 말씀드렸듯 아이답지 않게 조숙한 캐릭터를 등장시키려다 보니 숙이처럼 되었습니다. 책을 많이 읽는 아이라는 설정이 있긴 하지만, 충분한 설명은 안 되는 것 같네요. 요즘 피지컬, 피지컬 하잖아요. 그냥 타고난 기질이라고 둘러대야겠네요.

Q. 독자분들도 많이 궁금해 하시던데, 숙이는 누구를 닮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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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얼마 전 봤던 강연 영상에서 아이큐와 성격 같은 건 유전의 영향이 환경적 영향보다 더 크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조숙의 맛을 처음 기획할 땐 성격은 자라나는 환경에 영향을 더 받는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누구를 닮았나에 대해선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이런 설정 오류가 있다 보니 답변은 댓글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세대 건너의 아련한 비밀로 묻어두도록 하겠습니다. :)

Q. 숙이가 생각이 깊은 철학자라면 묘정이는 아주 따뜻한 휴머니스트 같아요. 특히 25화에 처음 등장한 묘정이의 시점은 많은 독자분들의 마음을 울렸을 거라 생각되는데요, 묘정이는 어떻게 기획한 캐릭터인가요? 
A. 숙이네의 이혼가정과 대비 되면서 숙이가 아픔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그런 캐릭터를 등장시키려고 했어요. 평범하고 좋은 가정에서 잘 자라난 것 같은 아이 말이죠. 
저는 다분히 환경론자여서 주변 환경들이 인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좋은 환경에 영향을 받은 사람은 주변에도 좋은 영향력을 미치지 않을까 싶고요. 묘정이는 그런 생각들을 바탕으로 나온 친구입니다.
원래는 묘정이네 가정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나왔어야 하는데 처음 기획했던 화 수보다 줄어들게 되면서 숙이 외의 캐릭터들의 충분한 이야기를 담지 못했어요. 아쉬운 부분 중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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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묘정이 이름은 어떻게 지으셨나요?
A. 예전에 잠깐 알았던 동생의 이름입니다. 이름이 특이하고 예뻐서 기억하고 있었어요. 묘정이 캐릭터의 이름을 모색하던 중에 역할과 매치가 잘 되는 것 같아 붙이게 됐습니다.

Q. <조숙의 맛>은 초등학생 숙이의 시점에서 가정 내 이혼을 바라보는 이야기입니다. 아이의 시각으로  세상이 어려운 건 아이들이 뭘 몰라서가 아니라 세상이 이상하기 때문이라는 게 느껴졌는데요, 아이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그리기로 한 이유가 있으시다면?
A. 구상 단계에서 '어른의 시각'과 '아이의 시각' 중 선택 한 건 아닙니다. 반복되는 얘기지만 똑똑한 아이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기획하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하지만 질문을 받고 조금 더 생각해 봤습니다. 가족의 해체와 결합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그런 건 성인의 처지에선 많은 이유와 다양한 감정들이 복합되어 나타나는 결과잖아요. 아이의 시점에선 상황을 좀 더 단순화해서 볼 수 있고요. 그런 시각으로 얘기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심플하게. 그러면서 아이의 내면과 어른들의 미숙함 같은 게 대비되어 보였으면 했고요. 그런데 연재를 마치고 보니 너무 단순화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Q. 로맹 가리(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이나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가 떠오르기도 하는 웹툰이었어요. 두 작품 모두 아이의 시각에서 바라본 세상 이야기였죠. 혹시 <조숙의 맛>을 그리는 데 영감을 주었던 작품이 있나요? 
A. 그런 대작들에 붙여 말씀하시니 너무 초라하게 느껴지네요.
이야기나 소재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작품은 없습니다. 하지만 캐릭터나 작품의 형식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준 작품들은 있어요.
앞선 답변한 <고슴도치의 우아함>이라는 소설과 <우리집>이라는 만화를 보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조숙의 맛>은 나올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나왔더라도 사뭇 다른 이야기였을 것 같아요. 그 외에도 있지만 이 두 작품이 가장 컸습니다.

Q. 채도를 쫙 뺀 수묵화 같은 그림체가 작품 전체를 차분하고 조용하게 이끌어갑니다. 그림체를 정하실 때 염두에 둔 점은 무엇이었나요?
A. 소재가 다소 무거운 이야기다 보니 그림은 최대한 심플하게 하려고 했습니다. 그나마 편하게 보셨으면 해서요. 채도는 이야기와의 톤을 맞추려는 의도였고요.
<우리집>이라는 만화를 보았을 때 간단한 그림체로도 충분히 감정을 전달할 수 있구나 하는 걸 느꼈었습니다. 조숙의 맛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어두운 이야기인데 재밌게 읽히기도 했었고요. 그 작품의 영향이 있었습니다.

Q. 대사와 내레이션도 정갈하고 또박또박한 고딕체여서 더 똑부러져보여요. 글씨체를 정할 때도 여러가지 고민했던 부분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A. 가독성이 좋고 아이 시점의 톤에 잘 맞는 글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민을 많이 하진 않았는데 운이 좋게 빨리 발견해서였던 것 같아요.

Q. 등장인물들이 <짱구는 못말려> 캐릭터들처럼 옷을 갈아입지 않아요! 
A.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킬빌>에서 그랬던 것처럼, 제가 재밌게 보고 자랐던 '등장인물들이 옷을 갈아입지 않는 만화'들에 대한 오마주라고 주장해 보겠습니다! :D

Q. 말풍선의 색깔도 때때로 달라지는데요, 숙이의 경우 주로 파랑색 말풍선으로 말하다가 가끔 분홍색 말풍선이 되곤 하더라고요. 작가님께서 정한 말풍선 색깔의 규칙이 있나요?
A. 말풍선의 규칙은 하나입니다. ‘대화를 색으로 구분한다.’ 말풍선에 색이 들어가기 때문에 편하게 보실 수 있게 다른 색으로 구분한 것뿐입니다. 다른 규칙은 없어요. :) 색이 바뀌는 건 배경색에 말풍선이 묻히는 걸 피하려다 그렇게 된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캐릭터마다 색을 정해주는 것도 괜찮았겠다 싶어요. 등장인물이 많은 이야기도 아니니까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용의주도한 사람이 아니었던 거죠.

Q. 익명의 SNS 유저 ‘*소피스트 캣’은 숙이의 멘토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숙이가 소피스트 캣 말은 잘 듣는 것 같아요. 숙이가 주변 아는 사람이 아닌 인터넷의 누군가를 통해 조언을 듣는 설정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주변 환경에서 고립된 아이에게 조언해줄 숙이와 이해관계가 없는 캐릭터를 설정하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이런 설정엔 사실 깊은 이유는 없었어요. 이야기의 재미를 위해 이런 방향을 선택한 건데 잘 살리진 못한 것 같습니다. 연재 중에 소피스트캣과의 에피소드가 변경된 이유도 있고요. 사실 소피스트캣은 지금보다 훨씬 허풍선이 같고 우스꽝스럽게 표현됐어야 하거든요. 이건 설정 단계에서 충분한 고민을 못 했던 탓인 것 같아요. 그 부족분을 연재 내에 메꾸기엔 능력이 안 됐고요.

* 소피스트(Sophist) : 기원전 5세기부터 기원전 4세기까지 그리스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철학사상가이자 교사들. 


Q. <조숙의 맛>에는 아이들이 주인공인 것 같아요. 아이들 이름은 모두 나오는데 엄마와 아빠를 제외하고 새엄마, 할머니의 이름은 안 나오더라고요.
A. 원래의 기획 대로였다면 아빠와 엄마, 할머니, 그리고 다른 친구들 가정의 이야기들을 조금 더 담았어야 합니다. 그런데 말씀드렸듯이 분량의 문제로 그 부분들을 덜어내면서 다른 캐릭터들의 이름이 나올 만한 에피소드들이 사라져 버렸어요. 아이들이 어른들을 이름으로 부르지 않잖아요? 숙이의 일인칭 시점에 가까운 이야기다 보니 더욱 그렇게 됐어요.  
중간에 한 번 그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받은 적이 있어서 고민을 좀 해봤었는데요. 이야기의 후반부다 보니 그런 에피소드를 끼워 넣을 공간이 안 보이더라고요.

Q. 숙이의 외할머니, 엄마, 숙이의 연결고리가 되는 인형이 코끼리인 데도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A. 코끼리라는 것엔 별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이를테면 물개라든가 주머니쥐 같은 게 되었더라도 상관은 없는 거죠. 
이야기를 구성하는 단계에서 코끼리여야만 하거나 혹은 다른 어떤 동물이 되더라도 이유를 설정해주고 싶었는데 시간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동물원에 가면 볼 수 있는 동물 중에 인상적이다 싶은 걸로 선택한 것입니다. 동물원은 이야기 내에서 꽤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니까요.
여담이지만 기린과 코끼리를 놓고 고민을 했어요. 그런데 기린이 목으로 하는 일이 별로 없는 거예요. 그래서 제 흥미를 끄는 데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특이한 동물들은 너무 작았어요. 동물원에서 큰 동물들을 보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크다는 건 크다는 것만으로도 보는 사람에게 느껴지는 압도적인 뭔가가 있잖아요. 어쨌든 그래서 코끼리입니다. :)

Q. 작가님께서 <조숙의 맛>을 통해 건네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다면?
A. 메시지를 건네려는 의도는 없었어요. 그런 건 독자분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줍는 것으로 생각하거든요. 제가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서 부메랑을 던졌다가 받는다고 해도 보는 분들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별 소용없는 것과 비슷하달까요.
단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에 대해선 말해볼 수 있겠습니다. <흑백>이라는 미야베 미유키 소설 중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나쁜 일이 한 가지 있어도, 설령 그게 아무리 나쁜 일이더라도,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게 망가지는 것은 아니에요.” 궁극적으로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Q. 어떤 분들에게 <조숙의 맛>을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A. 조숙한 꼬마의 우물에 함께 빠져보고 싶으신 모든 분께~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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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Q. 작가님께 <조숙의 맛>은 어떤 작품인가요?
A. 하나의 작품이 자신한테 어떤 의미인가를 알려면 시간이 좀 더 지나 봐야 할 것 같아요. 인생을 살면서 얻는 경험들은 그 당시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잖아요. 
단지 지금의 느낌을 말씀드린다면, 조금의 가능성을 깨닫게 해준 작품 같아요. 이야기를 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잖아요. 양치질하는 것과는 다르죠. 그렇지만 이야기를 하는 것도 이 닦는 만큼 반복하다 보면 조금은 편하게 할 수 있게 되겠지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이야기하는 방식이 생기겠죠. 
웹툰 일을 시작하면서 시도해 보고 싶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안 오더군요. 그런데 <조숙의 맛>의 짧은 연재를 하면서 조금 그 가능성을 느꼈습니다. 지금은 그런 의미인 것 같아요.

Q. 차기작 계획이 있으신지, 있으시다면 대략 어떤 이야기일지 여쭤봐도 될까요?
A. 조금씩 써오면서 준비하던 이야기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진지충의 연애 이야기라든가 폭삭 망한 부잣집 딸의 생존기 같은 거예요. 그런데 연재처나 흥행 같은 걸 고려하다 보니, 그중 어떤 걸 꺼내 들어야 할지를 정하지 못하겠더라고요. 작가의 처지에선 시장의 다양성은 점점 줄어드는 것 같고 그 안에서의 유행 같은 게 잘 작동하는 나침반처럼 어떤 특정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게 제가 서 있는 곳과는 거리가 좀 있어요. 그래서 준비한 이야기는 있지만, 명확히 정해진 게 없다 보니 차기작 계획은 없다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Q. 작가님께 웹툰이란?
A.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자 했던 꿈을 이뤄준 도구라는 게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참 매력적인 매체 같아요. 글과 영상미디어의 특징들을 한 곳에 담을 수 있는 그런 틀이잖아요. 그만큼 어렵기도 하지만요.

Q. 끝으로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원기옥이란 건 특정 만화에만 있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웹툰 연재를 하면서 독자분께서 주시는 응원에 많은 힘을 얻었어요. 또 저의 이야기에 작은 영향을 받은 분도 있을 것이고요. 어쨌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꼭 창작자와 독자의 관계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이런 크고 작은 영향력들을 주고받으면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모아서 발사할 순 없겠지만요. 
얼마 전에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라는 인터뷰집을 보게 되었는데 자신의 삶을 잘 살아내신 여러 어른의 말씀이 담겨있었어요. 그분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뿐인데 그걸 읽으면서 많은 걸 얻게 되더라고요. 그 책을 읽고 나서 어떻게 보면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가는 게 주위에 좋은 영향을 주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으면 보는 사람도 먹고 싶어지잖아요. 누군가 열심히 살고 있으면 분명 그 모습에 영향을 받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 모두 그런 영향의 전파자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작든 크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말씀드렸듯이 어차피 발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저도 제 삶에 충실하면서 또 다른 이야기 들고 인사드리겠습니다. 여러분도 각자의 삶에서 힘내주세요.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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