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 없는 단톡방> 봉수 작가 인터뷰

황예송 기자 | 2023-12-09 13:59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204


[나 없는 단톡방]

봉수 작가 | 네이버웹툰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웹툰 만들기 비공식 1위!(?)

아니 사실 그의 웹툰은... 무서운 장면으로만 가득한 것일 수도...?!😂

현실 반영 심리 스릴러물 1인자!

봉수 작가님과의 인터뷰,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Q. 봉수 작가님, 안녕하세요! 인터뷰 시작 전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끝난 네이버웹툰 <나 없는 단톡방>의 봉수입니다. 웹툰가이드에는 몇 년 전에 <4학년>이라는 만화로 인사를 드렸었는데, 다시 한번 찾아뵐 수 있게 되어 더욱 반갑습니다.


[About 봉수]

Q. 전작인 <썸내일> 이후 약 1년만에 <나 없는 단톡방>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쉬는 동안은 어떻게 지내셨나요?

A. 2021년 말에 연재가 끝나서 정신 놓고 누워있다가 새해부터 슬슬 새 만화를 준비했었는데요, 여러 가지 이야기를 썼다 지웠다 하다가 5월쯤부터 본격적으로 <나 없는 단톡방>을 준비했습니다.
새 만화를 준비한 것 말고는 크게 기억나는 게 없을 정도로 멍하니 쉬기만 한 것 같네요!


Q. 그리고 또 이렇게 한 작품이 끝이 났습니다. 요즘은 한창 연재하실 때보다는 비교적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계실 것 같은데요! 요즘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아침에 일어나면 씻고 나가서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고 커피 한 잔 사 먹으면서 멍을 좀 때리다가 병원으로 갑니다. 연재하는 동안 여기저기 생긴 잔고장들을 치료하러 다니는 데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Q. 인터뷰 준비를 위해 작가님 SNS를 염탐해 보게 되었는데(ㅎㅎ), 여행을 많이 다니시는 것 같더라고요! 이전 인터뷰를 보니 ‘스스로 여행을 찾아다니지는 않지만, 누가 가자고 하면 노력한다’라고 하셨는데, 여전히 그러신가요? 내가 찾아가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였던 여행지를 꼽아 주시자면?

A. 그 후로 3~4년이 지나서 이제는 스스로 여행을 찾아다닙니다.
오키나와에 대한 기억이 가장 좋습니다.
아열대기후의 일본이라는 게 독특한 느낌이에요. 해변이 정말 예쁘지만, 음식이 기억에 남는 게 없네요. 여행은 먹으러 가는 게 절반인데.


Q. 여행은 주로 계획을 촘촘히 짜서 하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즉흥파이신가요?(사실 작가님 MBTI에 대한 유도 질문입니다.😂)

A. 너무 빡빡하게 일정을 잡거나 타임테이블까지 만들어 놓고 지켜가며 다니진 않습니다. 다만 당일날 체력 이슈로 일정을 빼야 한다면 뭘 뺄지, 그리고 각 일정이 어긋났을 때의 2안, 3안 정도는 미리 생각해 놓는 편입니다. J 성분이 65% 정도 됩니다.


Q. 막연히 미술이나 디자인 전공이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영상 전공이시더군요! 어떤 계기로 영상을 전공하게 되셨나요? 

A. 정확히는 영상학과 안에서 제 전공이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입시는 출판만화과를 준비했었는데, 수험생으로서 인서울 욕심을 내다보니 애니메이션과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Q. 영상 전공이 웹툰 일을 하면서 도움이 된 점이 있다면?

A. 대학교 수업이 주로 픽사, 디즈니 계열의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위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아무래도 영상 연출스러운 느낌이 알게 모르게 담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점이 가끔은 리듬감 있는 호흡을 만들어줘서 만족스럽기도 하고, 가끔은 만화 고유의 맛을 잘 내지 못해서 아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Q. 웹툰 작가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하셨을 것 같나요?

A. 3D 애니메이션이나 공연 무대 영상 등 이것저것 손은 많이 대봤는데요, 중학생 때부터 목표가 '출퇴근 안 하고 살기'였기 때문에 어떤 일을 선택했어도 결국 프리랜서로 활동했을 것 같습니다.



[About <나 없는 단톡방>]

Q. 먼저 완결을 축하드립니다!🎉🎉🎉 무려 쿠키 결제 독자 비중이 가장 높은 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사랑받던 작품이 완결된 소감이 어떠신가요?

A. 독자 여러분들께서 느끼는 재미의 정도가 정량화되어 눈에 보이는 느낌이라 날아갈 듯이 뿌듯했는데요, 감사하게도 마지막까지 재밌게 봤다는 말씀들을 많이 해주셔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듭니다.

봉수 작가님 인스타그램(@lee_bongsoo) 게시물 캡쳐


Q. <썸내일>이나 <4학년> 같은 이전 작품들을 비롯해 주로 여성이 주인공인 작품을 많이 하시는 것 같은데, 특별히 이유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오래된 독자 여러분들이나 편집부 PD님들께서 <4학년>을 통해 제 만화를 접하시다 보니 아무래도 그와 비슷한 방향성을 기대하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도 이것저것 하고 싶은 장르가 많아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보아도 결국 기대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장르를 선택하게 되더라고요.


Q. 작품 후기에 ‘치트 초능력 장르물에 현실적인 설득력을 넣어보자’, ‘주인공과 대립하는 인물을 한 명이 아닌 커플로 해보자’라는 크게 두 가지 기획을 가지고 시작하게 되었다고 하셨는데, 그런 기획을 가지고 떠올렸다기에는 뭔가... 너무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라고 할까요? 후기를 보기 전까지는 ‘다른 사람들이 나누는 카톡을 전부 볼 수 있다면 어떨까?’라던지, ‘우리 아빠가 카톡 창업자면 어떨까?’하는 상상으로 시작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 없는 단톡방>을 구상하시게 된 시기와 계기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자면?

A. 새로운 이야기를 구상할 때는 지금까지 제가 안 해봤거나, 다른 만화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요소를 가장 먼저 찾기 시작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아이디어는 앞선 과정에서 떠올린 것들을 기반으로 나중에 더해집니다.
'커플을 메인 빌런으로 해보자'라는 생각은 아예 아무 아이디어도 없는 백지상태에서 가장 먼저 마음먹었었는데요, <나 없는 단톡방>의 이야기는 이와 비슷한 두어 개의 큰 줄기를 바탕으로 주변 사람들이 학창 시절에 겪은 이야기들을 참고하여 구체화했습니다.


Q. <나 없는 단톡방>은 단순히 학원물이라기에는 한국 사회 어디에도 적용될 수 있을 만한 심리물입니다. 하지만 아직 미성숙한 10대들이 모여 있는 ‘학교’이기에 그런 심리 묘사가 가장 잘 드러날 수 있었던 것이기도 하겠죠. 혹시 그런 이유로 학교를 배경으로 선택하셨을까요? 배경을 그대로 회사로만 바꿔도 아주 드라마틱하고 재밌는 상황들이 많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쭤봅니다!

A. 일단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도 쉽게 도망칠 수 없는 배경이 필요했습니다. 어른이 회사를 그만두는 것보다 학생이 학교를 그만두는 게 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상황적인 폐쇄성을 위해 학교를 선택했습니다.
또, 또래집단에서 배척당한다는 공포가 학창 시절에 가장 크기도 하니까 감정적인 측면에서도 학교가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봉수 작가님이 보내 주신 <나 없는 단톡방> 콘티


Q. 웹툰을 보고 돌이켜 봤는데, 아무런 요령도 여유도 없는 10대의 사회생활, 즉 ‘학창 시절’은 살면서 가장 치열하고 머리 아픈 시기일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의 학창 시절은 어땠나요? ‘단톡방’이 없던 시절의 학창 시절은 어떤 점이 화두였고, 어떤 점이 특별히 기억에 남으시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학구열이 강한 남고를 다녔기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정치라든지, 은근한 서열 싸움 같은 걸 본 적은 없습니다. 예체능 대학 준비생이라 유도부 친구와 나란히 맨 뒷자리에 앉아 엎드려 자면서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일찌감치 만화과에 진학하기로 마음을 먹고 대학 진학과 관련이 없는 수학 과목을 공부하지 않았는데, 덕분에 매일 수학 시간마다 몽둥이로 엉덩이를 맞았던 기억이 가장 남네요. 


Q.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메신저 서비스나 SNS가 소위 ‘현대인의 필수템’이 되면서, 확실히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만큼 편리하고 재미난 세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시사하는 것처럼 골치 아픈 상황이 너무나 많아졌죠. 주변 시선을 너무 의식하고, 남을 넘어 자기 스스로를 속이고, ‘사이버 불링’이라는 새로운 사회 현상이 생겨나기도 했으니까요. 이 작품만 놓고 봤을 때 작가님은 지금의 이 스마트폰 시대와 문화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계실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떠신가요?

A. 따돌림은 어떤 형태로든 일어나는 문제이기 때문에 사이버 불링이라는 개념에 초점을 맞추진 않았습니다. 정확히는 따돌림 그 자체와 남의 뒷이야기를 훔쳐보는 마음에 중점을 두고 주제를 만들었습니다.
스마트폰 자체는 너무 편리하고 재밌는 도구지만, 그 좋은 첨단 기술을 안 좋게 쓰는 마음씨들이 문제지요. 


Q. <나 없는 단톡방> 1화 중 효인이가 무리와 떨어져 혼자 밥 먹는 장면에서 효인이 혼자만 다른 색깔의 명찰을 달고 있는 연출이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작가님 스스로도 마음에 드는 연출이 있다면?

A. 김주혜가 반티를 벗으려고 머리에 걸친 채 버둥거릴 때가 재밌었습니다. 가장 심각한 위기의 상황에서 가장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몸부림치는 모습이 나름 인상적인 장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나 없는 단톡방> 1화, 29화 中


Q. 효인이의 조력자, 즉 ‘킷톡 창업자’로 부모님이 아닌 삼촌을 설정하신 이유가 있나요? 저는 삼촌들과 아무 유대감이 없어서 그런지 내 자식처럼 나서주는 효인이의 삼촌을 보니 조금 낯설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습니다.😂

A. 남의 대화 내용을 훔쳐다 주는 건 옳지 않은 일이지만 삼촌은 효인을 위해 기꺼이 행동합니다. 초반부에서 삼촌이 '엄마가 몸에 안 좋은 콜라를 못 먹게 할 때, 삼촌은 몰래 한 번씩 먹을 수 있게 해줬다.'라고 하는데요, 그 말처럼 삼촌은 규칙을 가끔씩 어겨가면서 욕망을 채워주는 포지션이라는 데에 독자 여러분들도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봉수 작가님이 보내 주신 <나 없는 단톡방> 콘티



Q. 작품 초반에 효인이는 공부도 잘하는 학생으로 표현되는데, 복수(?)를 하느라 시간을 많이 뺏겨서 공부할 시간이 없었을 것 같습니다. 효인이 점수 많이 떨어졌나요...? 아니면 주인공 버프가 있나요?

A. 성적은 당연히 많이 떨어졌겠지만 이제 다시 마음잡고 공부를 시작하면 그래도 하던 가다(?)가 있으니 결국 잘 해내지 않을까요?


Q. 작품을 끝까지 다 보고 난 후 다시 첫 화를 보면 굉장히 서글픕니다. 스마트폰을 처음 사고 행복해 보이는 효인이와, 마지막 화에서 뭔가 열반에 오른 듯한 분위기의 효인이는 너무나 다른 사람처럼 보입니다. 작품 속 시간상으로 한 학기도 채 지나지 않은 시간인데 말이죠. 효인이는 이제 행복한가요?

A. 네, 마지막 화 이후로 효인이의 학교생활 장르는 학원로맨스가 되었습니다.


Q. 효인이 삼촌은 코인 시세가 가장 절정일 때 잘 팔았나요...?

A. 네, 코인 붐 시기에도 잘 참았다가 8,270만 원일 때 팔았다고 합니다.


Q. 그 돈으로 시드머니 삼아 다른 사업을 시작하지는 않았나요...? 직장인으로써 삼촌이 너무 안타까워서 그런지 삼촌이 꼭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ㅎㅎㅎ 특별편 같은 거 풀어주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A. 삼촌은 코인을 팔고 세계 일주를 떠나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답니다. 


Q. 딱히 ‘섭남병’이 있진 않지만, 캐릭터 자체가 너무 제 취향이라서 그런지 전 작품을 보면서 최재원파에 가입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효인-재원-민성의 풋풋한 로맨스로 <나 없는 단톡방>의 2차전을 만들어 주시면 안 될까요?(근데 이제 재원이가 남주로 바뀐...)

A. 가끔 뒷이야기 한두 컷씩 보여드리는 것도 괜찮겠네요!


Q. 후기에서 주혜의 생김새를 만들 때 막연히 이마부터 떠올렸다고 하셨는데, 다른 캐릭터들도 그렇게 특별히 신경 쓴 포인트가 있을까요?

A. 전체적으로 인물들이 즉각적으로 한눈에 구분될 수 있도록 개성 있게 만들려고 했는데요, 한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 중에서 그나마 신경 쓴 부분은 인물 중 유일하게 표현되어 있는 최재원의 팔근육입니다.


주혜의 이마가 잘 드러난 <나 없는 단톡방> 3화 中


Q. 작업하시면서 가장 애착이 갔던 캐릭터와, 이제 더는 안 그려도 되어 홀가분한 캐릭터(?)를 꼽아주시자면?

A. 김주혜가 표정이 다이나믹해서 재밌으면서도, 혼자만 머리카락이 길어서 가장 그리기 힘들었습니다.
또, 최재원이 그나마 주먹다짐이나 축구하는 장면 같은 게 있어서 역동적인 자세를 취하는 유일한 인물이라 재밌었습니다.


Q. 킷톡 어플 아이콘에 고양이 발바닥 넣으려고 했는데 까먹은 것처럼, 미처 작품에 표현하지 못한 아쉬운 점을 이 자리를 빌어 풀어주시자면?

A. 원래는 삼촌이 회사에서 벌이는 신경전이나 사건들을 더 재밌게 만들어서 분량을 할애하고 싶었는데 효인의 이야기에 집중하다 보니 분량을 포기한 게 아쉽네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독자 반응은 무엇이었나요?

A. 학창 시절에 겪었던 안 좋은 기억들을 적어주시는 독자분들이 계셨습니다.
그래도 재밌게 보셨을지, 보면서 괜히 마음이 더 아프셨을지 걱정이 됩니다.



[Outro] 

Q. 작품이 마무리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질문드리기가 조금 가혹(?)하기는 하지만, 차기작 계획이 있으시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일단은 미리 생각해 둔 건 전혀 없습니다만, 아마 재밌을 겁니다!


Q. 아직도! <나 없는 단톡방>을 알지 못하는 예비 독자님들께 작품을 영업하는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머리 아픈 거 없이 짧은 이야기라서 어디 가실 때 버스, 기차, 비행기에서 한 호흡에 후루룩 읽기 참 좋습니다.
(<4학년>, <썸내일>도 그렇습니다.)


Q. 마지막으로 <나 없는 단톡방>의 독자님들과 작가님의 팬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끝까지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드립니다. 더 재밌는 이야기 들려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쥐어짜내서 돌아오겠습니다!














삭제된 댓글 | 2023-12-11 19:4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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