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토킹, 범죄의 파노라마

박성원 | 2018-10-07 22:00

[통합 리뷰] 스토킹, 범죄의 파노라마


'다인'은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며 반지하 방에서 살고 있는 젊은 여성입니다. 그녀는 한때 연인이었던,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는 그저 범죄자이자 스토커, 강간마, 폭력배로 흑화한 남자에게 쫓기던 도중 '현승'에 도움을 받고, 나중에는 그와 사귀며 동거 비슷한 관계까지 발전합니다. 어느 날 섹스를 하던 다인과 현승은 누군가의 은밀한 시선을 느끼는데, 단순히 주변을 지나가던 고양이로 착각했다고 여긴 둘과 달리 독자들은 다인의 반지하방 곳곳에 설치된 몰래카메라와 그녀가 집에 돌아와 샤워하는 모습부터 연인과의 섹스까지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스토킹 범죄자가 있다는 사실을 곧장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현승과 다인이 스토킹범에 맞서 싸우는 그런 이야기는 아닙니다. 조금 더 복잡하죠. 현승은 조금 껄렁하고 불량스러운 한량처럼 보일 뿐이지만 사실 이 작자도 전(前) 남친 못지않은 쓰레기로, 반반한 얼굴과 말빨을 무기삼아 여자들을 꾀어내어 몰래 섹스 비디오를 찍어 이를 빌미로 협박을 하는가 하면, 인터넷에 유료로 영상을 풀어 돈까지 버는 악질 범죄자입니다.


다소 어려운 사정 속에서 홀몸으로 살아가는 다인을 둘러싼 범죄자들은 크게 세 명입니다. 이들 세 남자와 다인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고 볼 수 있겠죠. 앞서 제일 먼저 언급한 몰카를 설치한 모자남, 현승, 그리고 전남친입니다. 이 셋은 각자 다른 이유와 목적으로 다인에게 집착하고 그녀를 돕거나 공격하는데요. 당연하지만 목표가 하나인 만큼 서로를 알지도 못하고 상반된 의도를 가진 세 남자는 필연적으로 충돌하게 되며, 그 난장판 속에서 다인은 어떻게든 상황을 타개하고자 노력하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스토킹'은 제목처럼 스토킹 내지는 그와 유사한 범죄를 저지르는 남자들과 그 피해자인 다인이라는 여주인공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작화는 전반적으로 상당히 뛰어난 편이고, 미스터리-스릴러 장르 특유의 위태롭고 불안정한 분위기를 잘 표현합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아무런 책임도 잘못도 없지만 별별 미친놈들이 다 엮이며 온갖 육체적·정신적 폭력에 휘말리는 여주인공이에요. 사회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기댈 곳 하나없는 여성에게 닥칠 수 있는 끔찍한 행위들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보는 재미가 있고 설정 자체는 제법 흥미롭지만 내러티브가 다소 빈약하다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왜 그런가 생각해 보니 사건의 시간적 배열이 다소 혼란스럽지 않나 싶네요. 그럼에도 독자들을 다음화로 끌어들이는 힘이 있는 작품이라는 것은 사실입니다.


- 2018 / 04 /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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