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몸에 좋은 남자 - 섹스 코미디와 슈퍼 파워의 만남

namu | 2015-10-20 19:51

 

 

 

과거 80년대 한국에 불었던 성인 영화 붐을 살펴보면, 사실 야한 장면들을 연출하기 위해 스토리가 존재하는 형식에 가까웠고, 그 이후 성인영화는 주춤하는듯하더니 90년대부터 공중파와 영화관으로 꾸준히 유입되던 외화들의 영향 때문인지 온갖 제목만 바꾼 패러디물에 가까운 사실상 작품이라 보기는 어려운 포르노에 가까운 형태의 성인영화들의 등장하며 외설적인 패러디물과 작품성을 가지고 있는 성인물들로 그 끈을 놓지 않고 자리매김해 옴과 동시에 성인 영화만 놓고 보자면 크고 작은 실험성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성 있는 작품들로 크게 두 갈래가 나뉘었다.

 

시대를 너무 앞서가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 어려웠던 영화들의 시대를 지나, 엉덩이 가벼운 영화로서는 최초라 할 수 있는 2002년 <색즉시공>의 420만 흥행을 기점으로, 줄줄이 사탕식으로 성인을 위한 섹스 코미디 영화는 지속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관객 수가 그 영화의 작품성까지 보증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영화는 예술이기 이전에 커다란 쇼 비즈니스의 하나로 자리매김한 것이 사실일 것이다. 거대한 인력과 자본이 투입되는 만큼, 본전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이 영화산업. 그 속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기느냐 안 넘기느냐 하는 문제는 참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이 한국 섹스 코미디의 역사를 쭉 살펴보면, 다수의 공감을 얻어낼 수는 없지만 기발한 소재나 연출로 소수에게 어필한 영화들부터 아예 대놓고 불특정 다수의 공감을 얻어내려 노력하는 티가 여실한 영화들까지 두루 있어 왔지만, 최근 이 장르가 가진 문제점은 너무 욕심을 부린다는 것이다. 1시간 혹은 2시간 남짓한 길다면 길수 있고, 짧다면 짧을 수 있는 이 러닝 타임 동안 감동도 줘야겠고, 재미도 줘야겠고, 소재도 기발해야겠고 하니 이것저것 다 넣고 일단 이 중에서 그래도 네가 좋아하는 게 한 가지는 있겠지 식으로 던져놓는 것 같은 작위적인 설정들은 영화를 관람하는 입장에서 사실 머리가 아픈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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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잡탕찌개 같이 범람하는 작품들. 골라보는 재미가 있어 좋긴 하지만 뭔가 그래도 묵직한 한방이 나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 오히려 오늘 소개할 이 작품 같은 웹툰이 영화화가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들고 나왔다. 바로 요 <몸에 좋은 남자> 다. 레진에서 연재되던 <나쁜 남자> 이후로 꾸준히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기도 하지만, 사실 이 작품은 오히려 한국에서 영화화가 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할리우드에 한번 진출해 보면 어떨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느낌이 팍 오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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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는 이렇다. 주변에서 루저 취급받고 사는 주인공 고호상은 그림체 덕도 있겠지만, 도저히 루저 같지는 않지만 어쩐지 주눅 들고 자신감 없는 모습 때문에라도 독자들로 하여금 측은함을 들게 만든다. 대학 동기였던 아름다웠던 그녀 조가희의 연락을 받고 설레며 그녀와 관계를 맺는 꿈까지 꾼다.

 

하지만 꿈은 실제와 정반대라 했던가? 오랜만에 만난 그녀는 다단계 물건만을 잔뜩 팔아치워 버렸다. 속은 걸 알면서도 한 번에 이것저것 써보던 호상은 운동을 한답시고 설치다 감전이 되는 사고를 겪게 되고, 이 일로 인해 슈퍼 파워를 얻게 된다. 이 슈퍼파워란 제목에서도 어느 정도 유추 가능하듯이, 그의 몸 자체가 누구라도 닿으면 기분이 좋아지게 되는 일상생활에 아주 유용할 것 같은 능력이다. 물론 이 능력은 그의 신체 아래쪽에 집중되어 있고, 이로 인해 호상은 팔자에도 없던 여자들이 자석처럼 줄줄이 그에게 끌리는 신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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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한국에서 한참 유행했던 lonely island의 dick in a box 같은 노래도 그렇고, 오히려 사람들은 직설적인 것에 매력을 느낄 때가 있는 것 같다. 매일 찌질하지만 내가 사실 슈퍼 히어로임을 여자친구만 알아주면 된다는 스파이더맨도 아니고,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처럼 어느 정도 여자를 만나는데 어려움이 없던 ‘칼’같은 사람이 어느 날 사람의 내면의 아름다움을 보게 된다는 내용도 아닌, 아주 지극히 평범한 주인공이 우연히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되면서 사람들을 자석처럼 끌어들이게 된다는 이 작품. 마블사의 <킥 애스>와 <스파이더맨> 사이에 놓여 있는듯한 묘한 매력이 느껴진다.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전혀 달라지겠지만, 할리우드 하이틴 섹스 코미디물의 냄새도 짙다. 이 작품은 분명 좋은 소스를 가지고 있음이 틀림없다. 흥행을 의식해 너무 많은 양념이 들어가 도무지 무슨 맛인지 분간이 안 가는 작품들 속에서, 오히려 이런 심플한 주제가 있는 이야기는 영화화가 된다면 더 빛을 발할 것 같은 좋은 느낌이 든다. 앞으로 국내에서든, 해외에서든, 이 발랄하고 유쾌한 작품의 영화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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