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웹툰 서비스와 큐레이션

김민오 | 2019-08-05 01:33


Curation


미국, 일본, 프랑스, 인도네시아에서 글로벌 웹툰 서비스가 생겼을 정도로 웹툰의 대중화가 이루어진 요즘, 웹툰 플랫폼들은 많은 작품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하나 발생합니다. 작품이 너무 많아져서 사용자들이 자신의 원하는 작품을 발견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큐레이션입니다. '큐레이션'의 저자 마이클 바스카에 의하면 큐레이션의 본질은 수 많은 정보들을 특정 가치에 맞춰 덜어내는 것입니다. 사용자들에게 '어떤 것을 보여줘야할까?'가 아니라 '어떤 것을 안 보여줘야할까?'에 초점을 맞춰야 큐레이션의 본질에 가까운 고민이 되는 것 입니다.



 사용자들에게 많은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은 좋은 큐레이션이 아닙니다. '모든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알아야할 사람에 대한 100가지 사실'의 저자 수잔 웨인쉔크에 의하면 사람들은 한번에 4개 이상의 정보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사용자들이 인지할 수 있는 정보의 수는 제한 되어있기에 '여러분이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양한 작품을 준비해봤어요~' 라는 식으로 많은 작품들을 추천하는 것은 사용자들에게 결정 장애의 어려움을 줄 수 있습니다. 게다가 모바일의 경우는 스크린의 크기가 작아서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의 양이 적기 때문에 엄격한 큐레이션 기준을 통해서 콘텐츠를 선정해야합니다. 그러면 웹툰 서비스는 어떤 기준을 통해서 작품들을 큐레이션 할 수 있을까요? '엠브레인'이 웹툰 서비스 사용자들을 상대로 설문한 리포트에 근거하여 기준을 잡아보았습니다.



 첫 번째 기준은 '서브장르'입니다. 웹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한 리포트에 따르면 사용자들이  웹툰을 선정할 때 가장 고려하는 요소 1순위는 장르입니다. 이 중에서도 로맨스나 드라마 같은 대중적인 장르보다는 '이세계물'이나 'BL' 같은 사용자들의 취향을 명백하게 세분화한 서브장르가 웹툰 서비스 사용자들이 원하는 욕구를 빠르게 찾는데 더 유리합니다. 자세한 설명은 이 글을 참고해 주세요.



 두 번째 기준은 콘테스트 수상, 인기 웹 소설 기반 웹툰 등으로 '스토리의 완성도를 증명할 수 있는 업적' 입니다. 스토리는 사용자들이 보고 싶은 웹툰을 고를 때 고려하는 큰 요소입니다. 특히 웹툰 사용자들은 30대 이상으로 갈수록 그림체보다 스토리에 더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성향을 가진 사용자들에게 수상작 혹은 인기 웹 소설 기반 웹툰 같은 업적은 스토리의 완성도를 보장하는 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기준은 '사회적 기표'입니다.  사람들은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할 지 확신이 없을 때,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따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파악할 수 있는 흔적들이 있는데 이 흔적들을 사회적 기표라고 합니다. 웹툰 서비스에서 예로 들 수 있는 사회적 기표로는 작품의 구독자 수, 인기 순위, 영화/TV 드라마 등의 영상화 제작 소식 등이 있습니다. 이런 사회적 기표는 웹툰 콘텐츠를 처음 접하는 사용자들에게 재미있는 작품을 접할 수 있는 확률을 높여줍니다.  



네 번째 기준은 '작가' 입니다. 어느 웹툰 서비스 사용자가 특정 작가의 작품을 재미있게 본 경험이있거나 좋은 입소문을 접한 적이 있는 경우, 해당 작가의 이름이 들어간 작품은 재미를 보장합니다. 특히 과거에 인기 작품을 만든 작가일수록 이런 점을 강조한다면 사용자들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빠르게 찾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 기준은 무료 회차 갯수 혹은 세일 등의 '프로모션 적용 여부'입니다. 대단한 인기 작품이라도 돈을 내고 웹툰을 본다는 것은 많은 웹툰 사용자들에게 아직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런 특성을 인정하고 기다리면 무료, 무료 회차 제공, 세일 등의 프로모션이 들어간 작품들을 추천한다면 유료 웹툰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용자들을 웹툰 서비스와 친숙하게 만들 수 있을 것 입니다. 그리고 이는 유료 웹툰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용자들에게 유료 웹툰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계기를 줄 것입니다. 실제로 웹툰 서비스에 대한 친숙도가 높을수록 유료 웹툰을 볼 확률도 높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웹툰 서비스 큐레이션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점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더 나아가 큐레이션에 대해 두 가지 주의사항을 알려드리고 이번 글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첫 번째로는 절대로 많은 작품들을 한 화면에 다 보여주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람들이 인지할 수 있는 정보의 수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게다가 모바일의 경우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는 스크린의 사이즈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모든 사용자들이 모바일이나 PC 스크린에서 원하는 콘텐츠가 나올 때까지 스크롤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셔야합니다. 각 플랫폼들의 서비스 맥락을 파악하여 사용자들에게 적합한 작품들을 선택하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포기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진짜로 보여줘야할 작품을 강조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콘텐츠의 범주화를 위한 끝없는 관찰과 데이터 분석이 필요합니다. 범주화는 영어로 표현하면 Categorize로, 사용자들이 특정 사물에 대해 갖고 있는 다양한 정보들을 일정한 기준에 맞춰 분류하는 작업을 말합니다. 훌륭한 큐레이터들은 좋은 콘텐츠를 선별하는 것을 넘어 콘텐츠를 범주화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마이클 바스카는 말했습니다. 웹툰 서비스에서 사용하는 범주화의 예시로는 연재 요일, 장르 등이 있으며  이는 사용자들이 웹툰 플랫폼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찾는데 활용되고 있습니다. 사용자를 둘러싼 서비스 환경은 늘 변합니다. 이런 이유로 우린 앞에서 살펴본 웹툰 큐레이션 기준 이외에도 사용자들이 작품을 탐색할 때 사용하는 새로운 범주가 생기진 않았는지 늘 살펴봐야합니다.


이번 달은 여기까지 입니다. 많은 사용자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작품들을 발견하게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참고자료

엠브레인, 2018 웹툰 이용 및 인식 관련 조사 - www.trendmonitor.co.kr/tmweb/trend/allTrend/detail.do?bIdx=1639&code=0303&trendType=CKOREA

마이클 바스카. 큐레이션(최윤영 옮김), 서울: (주)예문아카이브
수잔 웨인쉔크, 모든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알아야할 사람에 대한 100가지 사실(정경훈 옮김), 파주: 위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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