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웹툰 칼럼] 네이버 웹툰 러브 슬립이 개척한 웹툰의 비주얼 노벨 툴

잠뿌리 | 2016-12-20 00:39

[웹툰 칼럼] 네이버 웹툰 러브 슬립이 개척한 웹툰의 비주얼 노벨 툴



국내 최초의 미연시 웹툰이라고 할 수 있는 러브 슬립이 완결됐다. 2010년에 연재를 시작해 2016년에 완결을 하면서 6년 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작품에 대한 감상은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하기로 하고, 지금은 러브 슬립이 남긴 틀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다.

일단, 러브 슬립은 미연시 웹툰이라고 알려져 있고 미연시는 비주얼 노벨의 하위 장르라는 말도 있지만 실제로는 좀 다르다.

미연시는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의 줄임말이며, 제대로 정의하자면 시뮬레이션요소가 들어간 연애 게임이다. 이 장르의 대표적인 게임은 1994년에 코나미에서 만든 두근두근 메모리얼이다. 보통, 육성 시뮬레이션 요소가 들어가 있어 플레이어 캐릭터의 능력을 성장시키고 히로인을 공략하는 게 기본이다.


본래 미소녀 연애 게임은 시뮬레이션 요소가 없는 게 기본이었고 장르적으로는 어드벤처에 해당한다.

대사와 묘사 등 텍스트를 넘기고 선택지만 골라서 컴퓨터 키보드의 스페이스바 하나로 모든 조작이 가능해서 스페이스() 어드벤처란 별명까지 붙은 바 있다. 비주얼 노벨이란 용어 자체와 구체적인 시스템이 생겨난 건 한참 뒤의 일이다.

러브 슬립은 엄밀히 말하자면 시뮬레이션 요소가 없고 마우스 클릭으로 넘겨서 보는 것이라서 미연시 웹툰이 아니려 미소녀 연애 웹툰이다.

미소녀 연애 웹툰이란 것 하나만 보면 사실 특색은 없다. 미소녀와 연애 요소가 나오는 웹툰은 이미 많이 나왔으니 말이다.

허나, 러브 슬립은 만화로서의 기본 툴을, 출판 만화의 페이퍼 뷰도, 웹툰의 스크롤 뷰도 아닌 비주얼 노벨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완전 새로운 시도를 했다.

선택지와 분기 요소가 없는 일직선 스토리라서 엄밀히 말하자면 비주얼 노벨보다는 키넥트 노벨에 가깝긴 하지만 그런 디테일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요점은 웹툰 사상 처음으로 비주얼 노벨 틀을 사용했다는 점에 있다.

웹툰과 비주얼 노벨, 따로 놓고 보면 새로울 게 없지만 둘을 같이 놓고 결합해서 보면 새로운 것이며, 웹으로 제작해 서비스하는 웹툰이기 때문에 가능한 퓨전이다.

플래시 기술을 사용한 애니메이션 효과와 BGM을 넣는 게 기존 웹툰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특히 플래시 기술은 후대의 웹툰에 영향을 끼쳤고, 전부 다는 아니더라도 부분적으로 플래시 기술을 사용한 애니메이션 효과를 넣은 작품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또 다른 칼럼에서 다루겠다)

물론 같은 컷을 복사해 붙여 넣는 복사컷 남발, 텍스트 의존도가 높음, 그리고 작화와 BGM /오프 기능 지원하지 않는 것 등의 태생적, 기능적 문제가 있긴 하나, 그것은 앞으로 보완해야 될 일이다.


비주얼 노벨 툴의 기술과 표현 방식을 단순히 미연시 웹툰이라고 부르며 좁은 툴에 가두어 놓기 보다는, 미소녀 연애물 말고도 다른 장르로 시도해보는 것도 생각해 볼만한 일이다.

비주얼 노벨은 단순히 미소녀 연애물만 있는 게 아니다. 호러, 미스테리, 추리, 스릴러, SF, 드라마 등등  어드벤처 카테고리 안에 다양한 장르가 존재한다. 비주얼 노벨 제작 공개용 프로그램인 바실리어트, 브이냅으로 만들어진 동인/인디 작품들이나 콘솔 기기로 나온 비주얼 노벨 게임을 보면 미소녀 연애물 이외에 다른 장르의 작품도 활발하게 나온다

게임이 아니라 만화니까, 선택지와 분기가 꼭 있어야 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그런 게 있다면 만화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상실할 것이다. 비주얼 노벨 툴을 사용한다고 해도 만화와 게임의 경계는 분명히 지켜야 한다.

본편 내용이 일직선으로 진행된다고 해도 스토리, 캐릭터, 연출에 신경을 쓰면 작품의 밀도를 높일 수 있다.

러브 슬립이란 작품 자체의 평가는 둘째치고, 러브 슬립이 개척한 웹툰의 비주얼 노벨 툴 도입은 한국 웹툰의 기술적 발전 사례로서 역사적 의의가 있고 비주얼 노벨 툴 자체도 충분히 연구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웹툰가이드 인기글

뉴스 전체

파노라마엔터테인먼트, 중국 최대 게임사와 사상 최초 한-중 웹툰 합작법인 ‘창만(畅漫)’ 설립
관리자 | 2017-01-03
22.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386 '라리가 전반기 결산' (상)
니스 | 2017-01-03
[여기자가 추천하는 이주의 '웹툰 속 어떤 순간’] 내 멋대로 꼽아보는 2016 최고의 웹툰 속 순간 TOP 3
EditorAnne | 2017-01-02
[웹툰 칼럼] 네이버 웹툰 원작 게임들의 연쇄 흥행 참패, 망할 수밖에 없도다.
잠뿌리 | 2016-12-30
디투컴퍼니의 '코믹GT' 연말 행사 -GT Game Project와 투자유치체결
툰가 10호 | 2016-12-29
21. 와싯의 파스타툰 292 '금요사컷극장'
니스 | 2016-12-29
[웹툰 칼럼] 웹툰 작가의 평균 기본 보장 고료(MG) 200만원. 과연 큰 액수라고 할 수 있을까?
잠뿌리 | 2016-12-28
20.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385 '리가가 알고 싶다'
니스 | 2016-12-28
19. 와싯의 파스타툰 291 '꽃길만 걷자' (하)
니스 | 2016-12-27
[BL 웹툰 추천] 다시금 이어진 미래로의 연장선, '그 끝에 있는 것'
박시앙 | 2016-12-26
작가의 등급, 척도라고 평가 할 수 있을까?
오벨리스크 | 2016-12-26
[웹툰 칼럼] 웹툰의 자율규제 체계화에 있어 최악의 상황은?
잠뿌리 | 2016-12-26
[여기자가 추천하는 이주의 '웹툰 속 어떤 순간’] 춤추는 도련님 - 진짜 어른이 되고 싶어졌어요
EditorAnne | 2016-12-26
18. 와싯의 파스타툰 291 '꽃길만 걷자' (상)
니스 | 2016-12-26
투믹스, iOS 전용 어플리케이션 출시
관리자 | 2016-12-23
1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384 '오래전 무실점과 오래전 실점과 3실점'
니스 | 2016-12-23
지배욕망과 사랑의 혼돈, <치즈인더트랩>
홍난지 | 2016-12-23
[웹툰 칼럼] 네이버 웹툰 호랑작가가 선도한 웹툰의 3D 플래쉬 기법
잠뿌리 | 2016-12-22
[BL 웹툰 추천] 괴로울 정도로 쿵쿵, '심장은 조용히'
박시앙 | 2016-12-21
[웹툰 칼럼] 네이버 웹툰 러브 슬립이 개척한 웹툰의 비주얼 노벨 툴
잠뿌리 | 2016-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