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기기괴괴2> 오성대 작가 인터뷰

이한별 기자 | 2024-04-27 13:59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214


[기기괴괴2]

오성대 작가 | 네이버웹툰


으슬으슬.. 오들오들..

한여름 공포영화 본 것처럼 떨리는 내 몸..

아직 여름은 오지 않았는데??

대신, 기기괴괴가 시즌2로 돌아왔지..!!


기괴하고 미스테리한 이야기로 독자들의 소름을 돋게 할

<기기괴괴2> 오성대 작가님과의 인터뷰,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INTRO]

Q. 오성대 작가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무한한 영광입니다! 인터뷰 시작 전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15년여 전쯤 웹툰 계에 뛰어들어 지금까지 운 좋게 잘 버텨온 웹툰작가 오성대라고 합니다.




[About 오성대]

Q. 기기괴괴 시즌2로 돌아오신 작가님을 무한히 환영합니다! 시즌1이 끝나고 약 2년의 휴식기가 있으셨는데, 그동안 주로 무엇을 하며 지내셨나요?

A. 뭘 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반년정도는 그냥 빈둥거리며 쉬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쉬는 게 체질은 아니라서 그 기간 동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던 것 같네요. 그러다 차기작 구상을 이것저것 하기 시작했습니다. 연습도 좀 하고요.


Q. 작가홈과 SNS로 차기작이 아닌 시즌2로 복귀하겠다는 이야기를 올려주셨는데, 그렇게 마음을 먹게 된 계기나 당시의 기분을 더 알고 싶습니다!

A. 중, 장편 준비를 한동안 하면서 크게 와닿는 작품이 떠오르지 않아 고민하던 중, 문득 기기괴괴를 다시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가볍게 작업을 해봤는데 예전 생각나면서 재밌더라고요. 창작자로서 작업하면서 느끼는 재미는 크게 중요한 부분인데 그걸 느끼는 순간 한번 더 해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소재 걱정이 없진 않지만 그동안 구상해 놓은 것들도 꽤 쌓여있고 해서 기기괴괴 2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팬들의 마음을 술렁이게 만든 기기괴괴2 복귀썰


Q. 시즌1과 비교했을 때 작업환경이나 작품 등에서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차기작을 장편으로 준비하면서 주려고 했던 변화들을 2에 대부분 적용했습니다. 그래도 신작인데 어느 정도 변화를 주면서 기존의 맛도 살리고 싶었습니다. 가독성과 보는 재미를 고려하여 컬러를 좀 더 넣었고 컷과 폰트크기도 어느 정도 키웠습니다. 또, 10년 넘게 쓰던 포토샵에서 클립스튜디오로 힘겹게 넘어왔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꽤 만족하고 있습니다.


Q. 작업하실 때 습관이나 루틴 등이 궁금합니다! 작업 노트를 살짝(?) 보여주신다면 더욱 환영입니다..!!

A. 습관이나 루틴까지는 아니지만, 시간효율을 중시해서 원고 본작업 이전의 준비과정은 러프하게 하는 편입니다. 콘티도 저만 간신히 알아볼 수 있을 정도라서 본의 아니게 보안이 유지되고 있습니다..ㅎㅎ


정말 러프해보이는 작가님의 콘티..!!(두둥)


Q. 기기괴괴는 시즌1부터 옴니버스 형태로 작업하고 계시는데, 매화 볼 때마다 대체 어떻게 이런 기발한 생각을 하시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아이디어에 대한 소재나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받으시나요?

A.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인데요. 원래 잡생각이 많은 편인 대다, 이 일을 하면서 강화된 것도 있어서 그런지 아이디어는 생각보다 잘 나오더라고요. 특별히 어디서 얻는다기보다는, 제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에 제 특유의 상상력이 더해져서 기기괴괴가 완성되는 것 같습니다. 기기괴괴1 때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소재고갈보다 의지고갈이 문제였던 것 같네요. 문제는 재미있게 할 수 있느냐겠죠.. ㅜㅜ


Q. 작가홈 프로필에 [이거 저거 해보다가 기괴한 게 가장 잘 된 케이스]라고 적어주셨는데, 당시의 ‘이거 저거’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A. 도전만화가시절, 웅장하고 멋진 걸 해보고 싶어서 SF나 판타지를 도전해 보다가 그쪽으론 부족한 게 많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거가 SF, 저거가 판타지 정도가 되겠네요. 그러다 일단 데뷔부터 하자 해서 그렸던 스릴러가 갑자기 잘 되는 바람에 계속 그쪽을 파고 있습니다. 그전까지는 스릴러를 할 거라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의외의 재능을 발견하고 재미있게 작업하고 있습니다.


Q. 요즘 푹 빠진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A. 복귀한 지 얼마 안돼서 지금은 작업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관심사는 아니지만 조금씩 운동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아프지 않고 작업을 오래 하기 위해서요.


참고용으로 만든 기기괴괴2 에피소드용 배경모형


Q. 평소 기괴하고 미스터리한 콘텐츠를 즐겨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보신다면 팬 분들께도 공유해 주세요! 

A. 어릴 땐 즐겨봤는데, 성인이 되고부터는 의심이 많아져서 그런지 그런 콘텐츠를 딱히 찾아보고 있진 않습니다. 다른 콘텐츠는 나름 장르 안 가리고 다양하게 보는 편인 것 같네요. 최근에는 여행이나 연애 예능 같은 것들도 즐겨봅니다



[About <기기괴괴>]

Q. 기괴한 이야기로 사랑받는 기기괴괴! 기괴한 내용부터 에피소드마다의 세계관까지 보면 볼수록 스토리가 탄탄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요! 주로 참고하시는 서적이 특별히 있다면 무엇인가요?

A. 개인적으로는 작법서 라든가 특정 작품들이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작법서도 보기 이전에 그린 작품들이 평이 더 좋았던 것 같고, 작법서나 다른 작품들에게서 배울 게 없는 건 아니지만, 무엇보다 제가 얼마나 주제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고민하고 몰두했냐가 결과를 만들어내라고요.


Q. 시즌1에서 무려 95가지 에피소드를 그리셨었는데요! 이 중 작가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직접 세어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려요ㅠㅎㅎ) 

A. 아내의 기억, 성형수, 소멸의 도시 


이 중에 아내의 기억이 가장 아끼는 에피소드입니다. 

이 에피소드를 그릴 때 너무 몰두한 나머지, 집에 틀어박혀 아무것도 안 하고 작업만 했던 기억이 납니다.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댓글이 많았는데, 저도 사실 그리면서 많이 울었던 에피소드입니다. 공포만화에서 가장 아끼는 에피소드가 감동 에피소드인 것이 함정이네요. 


스릴러 장르에서 눈물 줄줄 뽑아내던 에피소드 '아내의 기억'


Q. 기기괴괴뿐만 아니라 작가님 전작들의 공통점, 바로 회색빛 색감으로 우울하고 기괴한 분위기가 더욱 돋보인다는 점인데요! 이런 분위기를 더욱 이끌어내기 위한 작가님의 노력을 알려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A. 노력보다는 꼼수에 가까운 듯합니다. 기기괴괴1의 경우, 흑백에 가깝게 했더니 색지정을 생략하면서 장르의 분위기도 낼 수 있어서 효율과 효과를 모두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2에서는 표현 욕심이 더 생겨서 컬러를 적극적으로 쓰고 있습니다. 물론 채도는 다른 웹툰들에 비해 여전히 낮은 편입니다.


Q 모든 에피소드가 재밌었지만 그중 단연 성형수 이야기를 안 해볼 수 없습니다! 나무위키에도 올라와있는 것을 보면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성형수 에피소드 관련한 탄생 비화나 TMI 너무 궁금합니다!

A. 성형수는 사실 별생각 없이 즉흥적으로 그렸는데, 너무 충격적으로 기괴했던 바람에 기기괴괴의 대표 에피소드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센 슬슬 벗어나고 싶은데 쉽진 않을 것 같네요. 사실 스핀오프를 더 그려볼까도 생각 중입니다.


기기괴괴 시즌1의 썸네일을 장식한 성형수 에피소드


Q. 인기에 힘입어 성형수는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이 되었는데요. 애니메이션화 되면서 좋았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이 있었다면 알려주세요!

A. 아무래도 만화 하는 사람으로서 애니화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같은 이런저런 악조건 속에서도 간신히 개봉했는데, 진행과정에서 더 운이 따랐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애니메이션화 된 성형수 에피소드


Q. 성형수 외에 또 영상화된다면 정말 재밌겠다 싶었던 에피소드가 있었을까요? 

A. 다소 우울한 내용이지만 소멸의 도시가 적당할 것 같습니다. 제작이 어려울 것 같아서 혼자 상상만 하겠습니다.


Q. 매 화를 보면 느끼는 것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현상이나 이미 고질적으로 자리 잡은 문제들을 보기 좋게 꼬집을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외모지상주의가 극심한 현상태를 풍자한 ‘성형수’ 에피소드가 대표적인 예죠! 이러한 사회문제가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하실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가장 안타까웠던 에피소드 3가지를 알려주세요!

A. 아내의 기억, 소멸의 도시, 겨울나무 입니다.

아내의 기억과 소멸의 도시는 현시대에 대한 안타까움과 쓸쓸함을 담아 그려냈습니다. 당연히 제가 그런 문제를 실제로 해결할 능력은 없고, 이렇게 이야기를 그려낼 수만 있는 입장이지만, 공감해 주셨던 분들이 많아 그래도 덜 외로웠던 것 같습니다.


기괴괴 시즌1의 마지막을 장식한 겨울나무

겨울나무는 개인적으로 완결을 앞두고 개운하면서도 안타까워하며(혹은 취해서) 그렸던 에피소드입니다


Q. 기괴하고 미스터리한 장르다 보니 당연히 비현실적인 콘셉트와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일 때가 많습니다! 혹시 작가님께서 생각하셨을 때 진짜 현실화되면 정말 큰일 나겠다 싶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A. 성형수는 설정부터가 너무 사회파괴적(?)이라 단연 1위일 것 같습니다. 소멸의 도시도 인류의 존재가 점차 희미해지고 과거의 흔적을 위안 삼아 살아간다는 점에서, 조용하지만 무섭게 다가오는 에피소드인 것 같습니다. 


Q. 이번 시즌2로 복귀하면서 야심 차게 준비하신 에피소드가 있다면 살짝(?) 스포 부탁드려도 될까요? 

A. 오래전에 그렸던 단편 ‘절벽귀’를 가지고 '절벽귀들'이라는 작품을 만들어 기기괴괴 2 에피소드 중 하나로 넣었는데, 지금은 마음이 좀 약해져서 야심보다는 우려가 앞서는 것 같습니다.


Q. 기기괴괴와 같은 장르를 좋아하는 팬 분들에게 추천할만한 영화나 소설, 만화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오래된 영화지만 오멘이나 에일리언 추천합니다. 어릴 때 숨 막혀하면서도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오성대 작가님의 추천작, 오멘과 에일리언


Q. 작가님 개그요소의 집합체.. 장르파괴괴, 보는 맛도 쏠쏠했습니다. 괜스레 기다려지곤 했죠.. 장르파괴괴 탄생비화가 궁금합니다! 시즌2에서도 장르파괴괴를 볼 수 있을까요? 그리고 자신의 개그력은 어디서 나온다고 생각하시나요..?? 

A. 어릴 때부터 주로 그렸던 만화가 개그만화라 자연스럽게 개그력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장르파괴괴를 예전처럼 할 수 있을지 확신은 못하겠지만 작가홈이나 SNS에 개그욕심이 담긴 컷은 간간이 올릴 예정입니다. 


Q. 기기괴괴 2, 벌써부터 팬 분들에게 스릴러 맛집이 돌아왔다고 호평이 자자합니다! 시즌1과 비교해서 더욱 특별해진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기대를 많이 하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론 걱정입니다. 일단은 아시다시피 눈에 보이는 변화라도 주기 위해 작화를 우선적으로 손봤습니다. 앞으로 재미면에서도 만족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색감이 많이 첨가된 기기괴괴 시즌2 에피소드들


Q. 지금까지 오컬트적이고 기괴한 장르만 고집(?)하셨는데, 혹시 나~~~~중에라도 차기작으로 로맨스(!)나 다른 장르를 하게 되신다면 어떠실 것 같나요?? 가능성이 있다면 미래의 작품에 대해 미리 영업을 부탁드립니다!

A. 이렇게 시즌2를 시작한 이상, 차기작은 조금 먼 얘기가 될 수도 있겠네요. 여력이 생기면 나중에 약간은 가벼운 만화를 해보고 싶기도 한데,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Q. 작가님의 캐릭터..! 정체가 궁금합니다. 사람인가요.. 동물인가요..? 머리 양 옆에 달린 건 머리인가요.. 귀인가요..?

A. 어릴 때 고양이인 줄 알고 그렸던 강아지장난감이 모티브입니다. 원래는 귀이지만 귀와 머리카락의 중간 어디쯤(?)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딘가 요상하고 귀여운(?) 오성대 작가님의 캐릭터



[Outro]

Q. 성형수가 굿즈가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내용물은 토너나 로션 같은 화장수가 어울릴 것 같습니다만! 혹시 시즌2에서 굿즈가 될 만한 에피소드를 기획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지갑은 항시 준비되어 있습니다..!)

A. 아쉽지만 아직 없습니다ㅜㅜ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ㅎㅎ


성형수 굿즈 출시 기원..!


Q. 제가 생각할 때 웹툰작가는 인내심, 체력과의 싸움인 것 같습니다. 작가 지망생들에게 웹툰작가, 이것이 꼭 필요하다! 싶은 것이 있을까요?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짚어 주신 대로 인생의 많은 부분을 갈아 넣어야 하다 보니, 조언드리는 것도 맘이 편하지가 않네요. 제 경험을 바탕으로 짧게 말씀드리자면.. 본인의 스타일을 먼저 파악한 뒤,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준비하시고, 데뷔 준비시기에는 개인의 작업 부담이 워낙 크기 때문에 작업효율에도 신경을 많이 쓰시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장르라든가 어떤 방향을 정할 때, 너무 치열한 경쟁은 피하는 것도 전략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Q. 아직 기기괴괴 1을 보지 않은 분들께 영업 한 번 부탁드립니다! 

A. 9년간 쌓아놓은 에피소드가 많습니다. 옴니버스라 보실 때 부담도 적고 킬링타임용으로 좋으니 시간 되실 때 한번 봐주세요. 


Q. 마지막으로 작가님의 만수무강을 바라며, 작품을 매주 찾아주시는 팬 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인터뷰를 청해주신 웹툰가이드 관계자분들. 독자님들 모두 만수무강하시기 바라며, 현실에서는 기괴한 일 없이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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