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비상계단, 사내 비밀 19금 익명 커뮤니티

박성원 | 2019-08-24 16:16

주인공 '정해진'은 이제 중년을 바라보는 나이로, 결혼은 했지만 아내와의 관계는 서먹서먹하며, 이름처럼 정해진 대로 무난한 삶을 살아온 그런 남자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상사의 지시로 회사에 있는 비품실에 갔다가 그의 상사인 '실장'과 후임인 '신비'가 섹스를 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놀란 해진은 얼른 몸을 숨겼지만 신비가 그를 발견하죠. 나중에 신비는 해진에게 접근하여 비밀을 유지하는 대가를 주겠다며 유혹하는데, 바른 생활 사나이인 해지는 그녀를 뿌려칩니다. 이 과정에서 해진은 신비를 통해 '비상계단'이라는 어플을 소개받고요.


비상계단 신비


비상계단이란 '대화와 교감이 필요한 이름 모를 직장인을 위한 공간'을 표방하고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회사 내에서 성적인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메인입니다. 해진은 이 어플을 접하고 신세계(?)를 겪게 되죠. 한편으로 새롭게 신입으로 들어온 '소담'이라는 여자 직원은 해진에게 무척이나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이고, 비상계단 어플에 올라온 한 여직원의 남자 상사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해진은 그 이야기 속의 남자가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을 직감하게 됩니다.


비상계단 소담


비상계단은 줄거리 소개에서 알 수 있듯 한 회사에서 주인공 해진을 중심으로 신비, 소담, 실장 등 여러 인물들의 관계가 얽히고 섥히면서 벌어지는, 사내의 은밀한 모임과 만남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소재는 전에도 몇 번인가 감상하고 리뷰를 적은 바 있는데, 이 작품은 그중에서도 꽤 괜찮은 축에 속합니다. 가장 먼저 캐릭터들이 잘 살아 있는데, 지나치게 튀거나 무리한 설정이 아니라 현실적인 직장인의 모습을 잘 담아내면서도 그 안에서 개성을 잘 살렸습니다. 주인공 해진을 포함해서 주조연들 대부분이 말이죠.


비상계단 신비와실장


다음으로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인물들의 관계를 꼬아놓은 방식인데, '비상계단'이라는 비밀 익명 어플이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는 점, 그리고 해진이 유부남에 지금까지 올곧은 길만을 고집해 왔다는 점 등이 과감한 섹스 프렌드로의 발전을 저해합니다. 한편으로 해진은 그 말쑥한 차림새와 순진한 얼굴이 그보다 어린 여자들의 흥미를 곧잘 끌고 있고요. 이러한 갈등 구조가 쉽게 진부하고 뻔해질 수 있는 얘기에 어느 정도는 신선함을 불어넣는 데 성공했습니다.


비상계단 소담과해진


작화 역시 흠잡을 곳이 거의 없습니다. 캐릭터, 스토리, 작화까지 남성향 성인 웹툰으로서 갖춰야 될 것은 대부분 갖추고 있는 웰메이드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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