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동네 누나, 누나와 섹파와 기타 등등

박성원 | 2019-01-13 20:31

인물 관계가 조금 복잡한 편인데, 최대한 간략하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주인공 '지호'는 고향에서 어렸을 때부터 친남매처럼 같이 자랐던 연상의 '혜미'와 같이 서울에서 동거하고 있습니다. 두 가족이 서로를 진짜 친가족처럼 생각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또 한 명의 핵심 인물 '다희'는 혜미가 대학에서 만난 친구로, 지호와도 친한 관계로 발전했고요. 제목의 '동네누나'는 말하자면 소꿉친구이자 같은 동네에서 함께 성장한 혜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서울로 상경해서 새로 만나게 된 다희일 수도 있습니다.


동네누나


이야기는 철없는 남자들의 바보 같은 대화에서 시작합니다. 지호가 친구와 술을 먹던 도중 그 친구가 자신의 '섹스 파트너'를 자랑하며 성질을 긁자, 자존심이 상한 지호는 아마도 술김에 다희가 반쯤 장난으로 핸드폰으로 찍어줬던 셀카를 들이대며 그녀를 자신의 섹파라고 소개해 버린 것이죠. 지호의 친구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4명의 만남을 주장합니다. 지호에게 다희가 그의 섹파가 맞다면 꼭 나오라는 식으로 거절을 원천봉쇄한 것은 물론이고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 친구의 속셈은 그렇고 그런 것에 있었습니다.


동네누나


말하자면 우리의 주인공 지호는 꽤나 심각한 위기에 처한 셈이죠. 당연한 얘기지만 다희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고, 지호는 대신에 맛있는 것을 사준다는 핑계로 단순한 친구와의 술자리를 가장하여 다희를 예의 섹파끼리의 모임에 - 다희는 전혀 몰랐지만 - 불러내는 데 성공합니다. 술자리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고, 네 명의 남녀는 서로 다른 짝을 이루어 헤어지게 됩니다. 지호와 지호의 친구는, 그러니까 남자들은 아마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성공한 것처럼 보여요. 그 뒤부터는 혜미가 됐든 다희가 됐든 이성보다는 그저 친한 지인이었던 '동네누나'들과의 관계가 크게 변할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동네누나


탑툰의 성인 웹툰 '동네누나'는 탑툰 상위권에서 꽤 자주 찾아볼 수 있는, 그런대로 괜찮은 내러티브와 캐릭터 메이킹, 준수한 작화의 삼박자를 갖추고 있는 수작 중 하나입니다. 특히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설정해 놓은 주인공과 동네누나들 사이의 관계입니다. 앞으로 벌어질 19금스럽고 격렬한 변화를 암시하면서도 그러한 변화에 대한 개연성을 부여하는 데 성공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남성향 성인 웹툰이라는 장르의 특성 내지는 한계를 감안한다면 말이지요.


동네누나


주인공 지호, 혜미, 다희, 그리고 지호의 친구나 그의 섹파에 이르기까지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인물을 개성있게 살려낸 것도 좋았습니다. 적당히 놀 줄 아는 오늘날의 젊은 남녀를 보는 느낌이랄까, 호불호가 조금은 갈릴 수 있겠지만 그런 인물들의 개성을 잘 드러내는 작화 역시 빼놓을 수 없고요. 아마도 연상 취향이라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그런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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