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정해진 운명이란 것이 정말 존재한다면, <방과후 선녀>

나예빈 | 2021-01-22 09:23

여러분들은 정해진 운명이 있다고 믿나요? 주변에 점이나 사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는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정말 정해진 것이 있다면, 그리고 우리는 그것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면 삶에 대해서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요. 마치 정해진 것을 따라가는 연극배우 내지는 꼭두각시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나를 끌고 간다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길잡이로 바라본다면 또 다르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여기 정해져 있다는 자신의 삶에서 어떻게든 벗어나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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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녀라는 이름을 가진 이 여자아이는 사람들이 기피하는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것은 복잡한 선녀의 운명 때문인데요. 선녀의 아버지는 박수무당을 하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선녀 역시 신내림을 받아야 할 운명이지만 원하지 않아 거부하고 있죠. 신은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선녀에게 저주를 내렸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불행해진다는 것이 저주의 내용이고요. 이를 아는 사람들은 선녀 때문에 불행이 찾아온다며 기피하는 것을 넘어서 내쫓으려고 합니다. 모두가 이렇게 선녀를 밀어낸다면 선녀는 대체 어디에서 멈춰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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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핍박도 익숙해져 버린 선녀 앞에 두 명의 신이 찾아옵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선녀가 모셔준다면 저주를 막아주는 것은 물론이고 소원 하나까지 들어주겠다고 달콤한 제안을 건네죠. 하지만 신에 관련된 모든 것들에 있어서는 귀를 막고 싶은 선녀는 그 제안을 거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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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를 원하지 않는 것은 어른들의 일 뿐만은 아니었습니다. 선녀와 같이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 역시 선녀가 다가오면 불행이 함께한다며 괴롭히고 더욱 큰 소문을 퍼트렸습니다. 그런 선녀에게 친구란 존재는 익숙하지 않은 것이었죠. 늘 그랬듯이 혼자 등교를 하는 선녀 앞에서 한 여자아이가 넘어집니다. 선녀의 반으로 새로 전학 온 조유라였죠. 선녀는 넘어진 유라를 지나치지 못했고 도와줍니다. 그런 유라에게 있어 선녀는 좋은 사람으로 자리 잡았고요. 선녀는 밝은 미소로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유라를 밀어내려고 합니다. 자신의 곁에 있으면 불행이 유라의 미소를 잡아먹어 버릴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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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의 곁에서 유라를 떼어내려는 것은 선녀만의 생각은 아니었나 봅니다. 같은 반 아이들은 전학을 와서 아무런 정보가 없는 유라에게 다가가 선녀가 어떤 사람인지, 같이 다닌다면 어떤 불행이 찾아올지 줄줄이 읊어줍니다. 완전히 선녀를 고립시키려는 같은 반 아이들. 선녀 역시 그 장면을 목격하고 체념합니다. 이렇게 잠깐 찾아온 웃음이 떠나가겠다고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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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일일까요. 유라의 발걸음은 선녀의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친구들이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선녀의 곁에 머무르는 유라. 유라는 그런 미신 따위는 믿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선녀를 만난 것은 불행이 아니라 자신에게 있어서는 행운이었다고도 덧붙이죠. 선녀는 자신이 곁에 있다면 유라가 불행해질 터이니 자신에게 잘해주면 잘해줄수록 밀어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동안 쉽게 느껴보지 못한 따뜻함이 싫지만은 않습니다. 누구라도 선녀의 위치에 있다면 그랬을 겁니다. 모두가 날 미워했는데 과거를 알면서도 머문다니. 얼마나 기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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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주는 끈질겼습니다. 잠시 선녀의 곁을 찾아온 따뜻함의 냄새를 잘도 맡고 찾아오죠. 유라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 그 내용입니다. 물론 유라의 교통사고와 선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어떻게든 탓을 하기 위해서 선녀를 끌어들이지만, 친구라는 이유로 그 대상이 될 수가 있을까요. 하지만 선녀 자신도 자신이 유라와 있었기에 사고를 당했다고 믿어버려요. 가장 힘든 것은 사람들이 선녀를 버린 것이 아니라 선녀 스스로 자신의 손을 놓았다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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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반 아이들은 유라의 교통사고를 계기로 선녀를 영영 헤어나올 수 없는 구렁텅이로 밀어 넣으려고 합니다. 선녀가 신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남들이 보았을 때는 혼자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을 찍어서 인터넷에 유포하려는 것이었죠. 그러다가 호수에 빠지는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이 이 상황의 주인공이 된다면 같은 반 아이를 구해주시겠어요? 저라면 ‘그러게 왜 나를 괴롭혔어.’하고 원망하면서 구해주지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선녀는 달랐습니다. 고민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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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반 아이가 호수에 빠진 것은 자신의 실수 때문이 아니라 악귀의 장난이었다는 것을 선녀 역시 깊은 물 자락에 잠식당하고 나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때다 싶어 선녀를 따라다니던 신은 자신들과 계약을 맺으면 살려주겠다고 조건을 덧붙입니다. 선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고 계약서에 사인을 하죠. 어른들이 늘 말합니다. 계약서에 사인을 할 때는 그 어떤 순간보다 신중하라고요. 선녀에게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당신은 자신의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믿나요? 정해져 있다면 당신의 운명은 어느 쪽을 향하고 있나요. 네이버 웹툰, <방과후 선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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