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누구를 좋아하는 건 왜 이렇게 힘든 걸까, <고백을 못하고>

나예빈 | 2021-01-26 09:10

짝사랑을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잠깐이라도 누군가를 좋아한다고 속마음으로 생각한 사람이 없기 어렵지 않을까. 나는 항상 연애를 줄기차게 하는 사람이 신기했다. 게다가 자기는 가만히만 있어도 사람이 달라붙는다고 자랑을 늘어놓을 때면 저게 어떻게 가능할까 싶기까지 했다. 마치 외계인이 대한민국 한복판에 뚝 하고 떨어진 기분이랄까. 그런 나에게 있어서 새로운 관점이 생기게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 역시 인기가 많은 사람이라고 내가 생각하고 지냈던 사람이었다. 늘 연애를 하길래 인기가 끊이지 않는구나 하고 감탄을 했는데 어느 날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닌데? 나는 한 번도 고백을 받아본 적이 없어. 다 내가 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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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한 친구인 진우와 기섭.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시간을 보내던 둘 사이에 큰 일렁임이 생긴다. 바로 기섭이 진우에게 동거할 수 없겠냐고 제안을 한 것이 탓이었는데. 같은 남자끼리 그럴 수도 있지 뭐가 그렇게 놀랍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진우는 다른 감정으로 기섭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마음을 속 시원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자기만 보이도록 꼭꼭 숨겨둔 진우. 짝사랑하는 상대랑 같이 살아야 한다니. 누구든 이런 제안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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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굳세게 거절하고, 이런저런 이유를 대도 물러나지 않는 기섭. 결국 어쩔 도리가 없어 진우는 기섭과의 동거를 허락한다. 둘이 함께한 침대에서 맞이하는 밤. 기섭은 아무렇지도 않게 쿨쿨 잘 자는 것 같지만 진우는 잠들 수 없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데 어떻게 잠자리에 들 수 있을까. 진우의 쉽지 않은 사랑의 결말이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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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진우는 동거가 불편하지만 싫지만은 않다. 짝사랑하고 있어 종일 연락하고 붙어있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데 제 발로 알아서 집으로 굴러들어오니 얼마나 기쁠까. 아프다는 기섭의 이야기를 듣고 파스를 준비하지만, 귀가가 늦어지자 걱정이 된다. 평소 인기도 많고, 만나는 여자가 있는 것 같다는 소문을 들은 터라 더욱 마음이 불편하다. 만약 기섭이 여자와 새로운 연애를 시작한다고 진우에게 자랑이라도 한다면 어떡할까. 헤어지라고 할 수도 없고, 속에서는 눈물이 뚝뚝 흘러도 축하를 해줄 수밖에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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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만 가득한 인생은 없다. 불행이 오면 그 뒤에는 분명 행운이 찾아오는 법이다. 진우의 타들어 간 속을 아는지 모르는 지 아무렇지 않게 집으로 돌아온 기섭은 샤워를 끝내고는 머리를 말려주고 파스까지 붙여달라고 투정을 부린다. 좋아하는 남자가 샴푸 냄새를 풍기며 뽀송뽀송한 얼굴을 들이민다면 그 제안을 거절하기는 다른 어떤 것보다 어려울 테다. 하지만 받아들인다면 내 심장이 안전하지 못할 것. 진우는 터져버릴 것 같은 심장을 애써 무시한 채로 기섭이 원하는 대로 도와준다. 이러다 진우 심장병 걸리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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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을 못하고>에서는 진우 기섭 커플 만큼이나 답답하게 다가가지 못하는 또 다른 커플이 나온다. 바로 진우, 기섭의 친구인 밝음 커플. 밝음이는 어렸을 적 잠시 좋아하던 남자애가 있었다. 이것을 ‘좋아하던’이라고 표현하기가 애매하기도 한데 둘이 함께 하룻밤을 보냈지만, 그 이상의 것은 없었기 때문이다. 밝음은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천천히 상대였던 같은 반 친구 인호를 지워나가지만 그런 밝음 앞에 더 자란 인호가 나타난다. 인호는 밝음이 그랬듯 나이를 조금 더 먹었지만, 여전히 그때 그 모습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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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큰 반전이 하나 나온다. 진우는 자신만 기섭을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기섭 역시 진우를 좋아하고 있었다. 물론 관계가 꼬이는 이유는 기섭 또한 진우가 자신을 좋아하리라고 예상조차 못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기섭은 자신의 마음을 밝음에게는 속이 시원하게 털어놓고 있었다. 밝음은 둘이 답답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나설 수도 없으니 그저 모른 척 있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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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사업이 제대로 안 되는 것은 밝음 쪽도 마찬가지였다. 갑자기 아무런 소식 없이 밝음을 찾아온 인호는 자신은 밝음을 좋아했다고, 그리고 아직도 좋아한다고 고백을 한다. 밝음은 그런 인호를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철벽으로 막아선다. 인호가 그렇게나 싫다면 과거에 밝음은 왜 인호를 안았던 것일까? 어린 날의 불장난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던 것일까. 인호에 대한 고민을 기섭에게 털어놓는 밝음. 밝음은 이렇게 말한다. 가난한 자신의 처지가 처음으로, 바로 밝음 앞에서 처음으로 부끄러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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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은 너무 어렵다. 청춘은 아름다움의 대명사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아픔의 대명사로 표현되기도 한다. 아직 사회라는 것에, 그 상처에 무뎌지지 않았기 때문일까? 서로를 좋아하지만 다가갈 수 없는 청춘의 이야기를 카카오페이지, <고백을 못하고>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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