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구주>, 백합 팬들 모두 모여라 네이버 사장님이 미쳤어요(?)

박성원 | 2021-12-03 09:40
고백하건대 이 작품을 처음 본 계기는 조금 괴상(?)했습니다.
요즘에는 네이버웹툰이 요일 별로 산더미처럼 많은 작품들이 나열되어 있는데 상위권 작품들은 대체로 눈에 익습니다만,
하위권, 그중에서도 아주 아랫쪽에 깔려 있는 작품들은 이제는 일부러 찾아가서 살펴보지 않으면 썸네일이나 제목조차도 생소할 수밖에 없는..
네이버라는 메이저 플랫폼 안에서도 경쟁이 매우 치열한 시대입니다.





'구주'라는 웹툰은 문장형 제목이 난무하는 등 콘텐츠 대홍수 시대에 어떻게든 독자의 눈에 한 번이라도 들려고 발버둥치는 최근 유행에 비추어 보면 제목부터가 비직관적이고, 수요 웹툰의 하위 10위 안에 드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종종 이런 바닥 순위권에서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보석'들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가장 먼저 이 작품은 백합(GL)입니다. 그것도 상당히 본격적이에요. 맙소사. 네이버에서(19금은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순수하고 본격적인 백합을 보게 될 날이 올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물론 필자의 좁은 시야의 한계로 미처 놓친 작품이 분명 있겠습니다만, 백합 장르의 팬이라면 분명 네이버에서 지금까지 봤던 작품들 중에 가장 농밀한 백합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단순히 백합이라서 좋은 게 전부냐? 라고 묻는다면 스포일러를 최대한 자제하는 차원에서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초반부에 드러나는 인물 간의 관계나 설정은 이런 장르에서는 꽤나 왕도적입니다.('왕도적'이라는 우호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은 소재를 넘어서 그만큼 작품 전반의 퀄리티가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주'가 바로 그렇습니다.
3명의 핵심 여자 캐릭터가 등장하는데요.
아니 사실상 이 3명이 작품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거대한 세계와의 싸움 대신 오로지 여자 인물 셋의 관계로 스토리를 끌고 가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구주'의 경우에는 탄탄한 과거와 인물 설정부터 시작해서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관계들, 그 안에서 때로는 이기적이고 때로는 타인을 위하며 또 서로가 서로의 본심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오해들까지.
백합 장르라는 콩깍지를 벗기고 봐도 독자로 하여금 몰입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훌륭한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정리하자면 그렇습니다.
백합을 좋아하는 독자시라면 당장 달려가서 읽어보시기를.

설령 백합의 팬이 아니더라도 농밀한 로맨스와 집착, 아슬아슬하게 유지되는 일상 속 판타지에 흥미가 있으시다면 그래도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수요웹툰의 바닥에 깔려 있기에는 작화 ,캐릭터, 스토리에 이르기까지, 너무 아쉬운 수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