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씹을 수록 우러나는 -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므르므즈 | 2016-10-31 14:00

[웹툰 리뷰]답은 이미 정해져있다 - 팀 21세기 삼월이



  선택지 사이에서 불안해하며 뭘 골라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보고 우린 우유부단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렇게 결정이 난감한 순간들은 남의 일이 아니며 때때로 우리에게도 찾아오곤 하는 기로 중 하나다. 그럴 때 마다 우리는 겁내어 속으로 중얼거린다. '실패하면 어쩌지.' 글쎄, 당신의 선택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인지 나는 알 수 없으니 상담은 못해드리겠지만 어쩌면 이 웹툰이 해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부모님의 등쌀과 억압 덕분에 제대로 된 선택 하나 못해보고 산 주인공 노앤설은 우유부단함 때문에 번번히 취직에 실패한다.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고 고진감래라, '효자손'이란 업체에 취직이 된 그녀. 하지만 그곳은 우유부단한 사람들을 돕는 결정 컨설팅 회사였으니, 노앤설은 자신과 최악의 상성을 가진 회사에서 일하게 된다.


  초반부는 조금 눈살이 찌푸려질정도로 과장된 우유부단함을 지고 사는 노앤설의 모습을 통해 작품 컨셉을 조금 잘못 잡은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내게 가져다 줬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답은 이미 정해져있다.> 는 자기 색을 차차 드러내며 선택이 나쁘지 않았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작품은 세가지 각기 다른 고민에 대해 상담을 한다.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져야 할까요? 엄마랑 살까요? 아빠랑 살까요? 꿈과 현실 중에 무얼 선택해야 하죠? 결정해야 될 사안이 커져가는 만큼 노앤설이 자기 삶과 고민을 비춰보는 빈도도 늘어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 생각해봤는가, 내가 무얼 할 수 있는 지 생각해 보았는가. 그리고 마지막 의뢰자. 아무것도 혼자 선택할 수 없어요. 왜 그랬나요. 실패하면 안되니까요. 남의 일이 됐을 때. 자신을 제 3자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가 되서 노앤설은 답을 찾는다. 실패하면 왜 안 되나요?


  네이버 웹툰 <송곳>의 명대사, "패배는 죄가 아니요."가 떠오른다. 살다 보면 한 번 쯤 실패할 수도 있는 것이다. 작품은 이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깔끔한 길을 닦아냈다고 할 수 있었다. 감정을 다루는 세심한 연출과 메시지를 관통하는 스토리 노선 설정은 좋았지만 세심한 개그 템포나 캐릭터 연출은 다소 아쉬웠다. 예컨데 엄마랑 살지 아빠랑 살지 고민하는 에피소드는 이혼 가정이 딸 때문에 화해하는 장면을 두고 해피엔딩인것 처럼 표현했는데, 부부관계가 딸 때문에 나빠진 건 아님에도 화해하는 기분이 들어 뒷맛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불만은 털어내도 좋을 것이다. 작품은 시작은 불안했어도 기분좋은 마무리를 주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 그렇게 옛 성현이 말씀하셨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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