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테니스의 왕자』, 뜨거운 승부! 소년들의 마음을 움직이다

관리자 | 2017-10-19 09:16

『테니스의 왕자』, 뜨거운 승부! 소년들의 마음을 움직이다


『테니스의 왕자』, 뜨거운 승부! 소년들의 마음을 움직이다

『테니스의 왕자(テニスの王子様)』, 코노미 타케시, 1999~2008년, 전 42권.


 


2014년 NHK에서는 스포츠 만화가 실제 스포츠계에 미친 영향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다양한 만화 중에서 다큐멘터리가 주목한 것은 『테니스의 왕자』였다.


『테니스의 왕자』는 1999년 『소년 점프』에 연재되기 시작해 2008년 완결된 만화다. 중학교 1학년인 ‘에치젠 료마’와 그가 소속된 세이슌 중학교 테니스부를 중심으로 테니스 강호들의 불꽃 튀기는 테니스 승부를 그리고 있다.


『테니스의 왕자』가 일본 남성 테니스계에 미친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테니스의 왕자』를 본 학생들이 학교 테니스부에 몰려들면서 일본 테니스계의 저변이 확대되었음은 물론 질 또한 향상된 것이다. 덕분에 일본은 2013년 남자 선수 3명이 동시에 세계 테니스 랭킹 탑100에 올라가는 쾌거를 달성했다. 일본 대학 테니스 명문인 와세다 대학 소속 선수들도 80%가 『테니스의 왕자』에 영향을 받았다고 대답할 정도.


『테니스의 왕자』의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라켓을 잡도록 만든 것일까? 테니스 만화라면 이미 70년대에 출간된 『에이스를 노려라!』가 있다. 『에이스를 노려라!』도 당시 테니스 붐을 일으킨 명작이다. 『테니스의 왕자』와 차이가 있다면 『에이스를 노려라!』는 주인공이 소녀이며, 복식이 아닌 단식 경기가 작품의 주를 차지한다.


작가인 코노미 타케시는 『테니스의 왕자』를 기획한 이유에 대해 “테니스가 도련님, 아가씨들이나 하는 스포츠가 아니라 하드한 격투기 같은 남성적 스포츠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밝힌다. ‘하드한 격투’ 같은 테니스. 여기서부터 『테니스의 왕자』의 전설이 시작된다.


 


승부 이상의 승부!


테니스는 매너의 스포츠다. 관중은 선수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숨을 죽여야 하며, 선수는 네트에 공을 걸치지 않고 제대로 보내야 하는 등 지켜야 할 룰이 꽤 많다. 애초에 귀족들의 유흥에서 비롯된 스포츠기 때문이다.


『테니스의 왕자』에서 ‘매너’는 거추장스러운 것으로 취급된다. 선수들은 이기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실제의 테니스가 차갑고 날카로운 승부라면, 『테니스의 왕자』의 승부는 피가 끓어오르는 뜨거움을 갖고 있다. 즉 ‘무협’에 가깝다고 할까. ‘무아의 경지’, ‘파동구’ 등 기술 이름도 무협지스럽다.


만화 초반 살짝 과장되긴 했어도 평범한 테니스를 보여주던 소년들은, 뒤로 갈수록 진화하기 시작하더니 나중엔 지구를 파괴할 기세로 테니스를 친다. 경기 도중 공을 맞은 선수가 수십 미터 바깥으로 날아가거나 피투성이가 되는 것은 예사고 심지어 블랙홀을 소환해 시공간을 비틀기도 한다. 실제 일본테니스협회는 작가와 편집부에게 테니스를 필요이상 과장하지 말아달라고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테니스의 왕자』, 뜨거운 승부! 소년들의 마음을 움직이다

『테니스의 왕자』에서는 비현실을 넘어 판타지에 가까운 기술들이 난무한다.

 


만약 『테니스의 왕자』가 평범한 테니스를 구사했다면 지금의 인기를 얻을 수 있었을까? 만화의 등장인물들은 ‘중학생’이다. ‘중2병’이라는 신조어가 있듯, 14~16세의 혈기왕성한 소년들이 느끼는 감정의 태풍은 고등학생이나 성인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들에게 승리의 기쁨은 세상의 중심이 되는 것과 다름 아니고 패배는 죽음보다 절망스럽다. 소년들은 테니스 경기를 보며 점잖은 신사들의 승부가 아니라 피가 튀기는 무협의 세계를 떠올릴 수도 있는 것이다.


코노미 타케시도 중고등학교 시절 테니스를 쳤다고 한다. 그는 엄격한 매너와 룰에 가려진 테니스의 뜨거움을 다시 발굴해냈다. 기존 테니스와 전혀 다른 뜨거운 승부는 소년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테니스의 왕자』, 뜨거운 승부! 소년들의 마음을 움직이다

코트를 점령한 미소년들


『테니스의 왕자』는 유독 여성독자의 지지가 높은 작품이다. 누구 하나 버릴 것 없이 아름답고 개성 강한 소년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학교별, 포지션별로 섬세하고 다양하게 설정된 캐릭터 수십 명을 등장시키는 전략은 AKB48 같은 대형 아이돌 그룹이 있는 일본에서 제대로 통했다. 현재 『테니스의 왕자』는 일본 최대 만화 축제이자 2차 창작의 보고(寶庫)인 코미케에서 가장 많은 부스를 자랑하는 작품이 됐다. 열렬한 인기는 발렌타인 데이 시즌마다 벌어진 ‘초콜릿 순위’ 행사에서도 드러난다.


2014년까지 『테니스의 왕자』는 매년 발렌타인 데이마다 ‘발렌타인 캐릭터 초콜릿 순위’를 발표해왔다. 어느 해부턴가 『테니스의 왕자』 편집부에 여성독자들이 각자 좋아하는 캐릭터를 위해 초콜릿을 보내기 시작했고 이게 전통으로 자리 잡으면서 엄청난 경쟁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인기 캐릭터인 효테이 중학교 주장 ‘아토베 케이고’의 경우 초창기부터 꾸준히 1위를 했는데, 2011년에는 7700여 개, 2012년에는 9515개를 독식하더니 마지막 초콜릿 행사였던 2014년에는 무려 62837개를 받았다. 전체적으로는 15만 개 이상의 초콜릿이 도착한다고 한다. 2015년부터는 초콜릿 때문에 물류에도 문제가 생기고, 관리도 힘들다는 이유로 잡지 응모권을 오려 보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2008년 『테니스의 왕자』를 완결한 뒤 코노미 타케시는 『신 테니스의 왕자』 연재를 시작했다. 무대는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갔다. 테니스 기술 역시 한층 강화되어, 고등학교 선수들은 에네르기파를 쏘고 심지어 공중부양을 한다. 현재 『신 테니스의 왕자』는 일본 대표편을 마무리하고 세계편을 진행 중이다. 이대로 가면 윔블던에서 테니스로 우주 정복을 하는 장면도 볼 수 있지 않을까? 말도 안 된다고? 무엇이든 경지에 이르면 예술이 되는 법. 『테니스의 왕자』는 스포츠 만화로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출처: 에이코믹스 https://acomics.webtoonguide.com/archives/31187
윤태호 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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