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트롤트랩, 흥미진진한 어반 판타지!

박성원 | 2018-08-30 09:15



어반 판타지(Urban fantasy)란 말 그대로 도시(Urban)를 배경으로 하는 판타지 장르를 의미합니다. 21세기 혹은 그보다 조금 앞서거나 과거의 문명을 배경으로, 절대다수의 사람들은 현실 세계와 크게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삶을 살아가지만, 알고보면 그 이면에는 마법사, 초능력자, 무공 고수, 뱀파이어, 늑대인간 따위가 득실거리고 있다는 매력적인 장르이죠. 네이버 웹툰 '트롤트랩'은 고전적인 어반 판타지 장르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설정이 모범적인 만큼 장르적 재미도 모범생처럼 잘 따르고 있는 작품이에요.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이 세계의 숨겨진 괴물들은 각각 '트롤'과 '트래퍼스'로 나누어 집니다. 트롤은 명칭에서부터 쉽게 짐작할 수 있듯 사람을 잡아먹는 종족입니다. 까마득한 옛날부터 무수한 이름으로 불려왔던, 인류에게 공포를 심어주었던 초자연적인 존재들 또한 전부 트롤이라는 설정이지요. '트래퍼스'는 역시나 그런 트롤들을 사냥하는 인간 집단입니다. 개중에는 타고난 초능력자도 있고 무투파도 있고 그렇습니다. 판타지 장르에서 많이들 그러는 것처럼 출생의 비밀을 타고난 인물도 여럿 눈에 띄고요.



이야기는 주인공인 지현과 하태가 마주하며 시작됩니다. 지현은 일반인이고 하태는 트래퍼스입니다. 갓난쟁이인 지현의 동생이 트롤에게 몸을 빼앗겨 일가족이 몰살당할 위기에 처하는 순간 트래퍼스인 하태가 멋지게 등장하며 지현와 그 가족을 구해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죠. 하태는 불을 다루는 능력자인데 트롤을 처치하다가 그만 지현의 아파트와 이웃사방을 홀랑 태워먹고 맙니다. 결국 지현은 이웃들의 화재피해를 보상하느라 빚을 잔뜩 지고 거리에 내몰리는데, 또 공교롭게도 지현은 육체적으로는 무력하지만 트롤을 탐지하는 선천적인 감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트롤들은 트래퍼스를 피해 인간으로 위장해 숨어다니기 때문에, 이는 대단히 유용한 능력에 해당됩니다.


트롤 사냥에 성공하면 협회에서 현상금을 주었고, 극도로 어려워진 집안 사정에 - 이 부분은 크게 심각하게 다뤄지지는 않습니다만 - 지현은 하태와 팀을 이루어 트래퍼스로 데뷔하게 됩니다. 당연하지만 지현이 하태의 팀에 합류하는 것 자체도 순탄하지 않았고, 두 초짜 트래퍼스를 보는 협회의 시선도 결코 곱지 않으며, 하태는 범상치 않은 과거를 숨기고 있는 데다, 하태 못지않은 문제덩어리 팀원이 새롭게 합류합니다.



스토리를 길게 설명할 생각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스토리 자체는 전형적이거든요. 클리셰 덩어리까지는 아니지만 클리셰와 관습화 된 전개에 많이 의존했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롤트랩'은 재미있는 작품이에요. 비슷한 내용의 리뷰를 여러 번 적었던 것 같은데, 소재와 줄거리가 아무리 뻔해도 전개가 타이트하고 군더더기가 없으면 장르적인 재미를 선사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트롤트랩'이 딱 그래요. 도입부에 적당히 떡밥을 던지면서도 빠르게 회수하고, 주조연의 성장이나 서로에게 신뢰를 얻는 과정, 핵심 적들의 등장까지 독자들이 지루할 틈 없이 후딱후딱 몰아칩니다. 클리셰는 좋게 보면 흥미를 자극시킬 수 있는 검증된 방법이기 때문에, 이 클리셰를 적절하게 압축해서 내놓으면 독자 입장에서는 제법 괜찮은 재미를 누릴 수 있습니다.


동시에 트롤트랩은 클리셰가 전부인 작품은 절대 아닙니다. 그 안에서도 나름대로 설정과 세계관을 비틀어 고유한 개성을 추구하려고 노력한 모습이 잘 보여요. 예를 들어 트롤으로부터 인간을 지킨다는 트래퍼스 라는 집단은 조직의 구조적인 측면에서도 그리고 개개인의 인간성 관점에서도 한참 엇나가 있어서, 주인공 일행이 나중에 마주할 가장 강대한 적은 트롤이 아니라 같은 인간이 아닐까 싶을 정도죠. 다소 전형적인 설정을 기반으로 삼은 캐릭터들도 일관된 성격과 추구하는 방향을 지속적으로 어필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작화에 대해 짧게 언급하자면, 아주 시원시원한 편입니다. 호쾌하다고 해도 좋고 강렬하다고 표현해도 좋을 것 같아요. 전투씬은 말할 것도 없고 일상 묘사마저도 그렇습니다. 트롤트랩의 작화 퀄리티가 웹툰계에서 손꼽히는 수준이라고 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이 장르, 이 소재에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좋은 케미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 2018 / 08 /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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